지역 육계농가의 땀으로 성장한 하림이 이익 독식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하림농가중앙협의회에 소속된 100여 농가가 지난 26일 하림 창사 이후 처음으로 익산시 낭산면 하림 본사 앞에서 이익 배분에 항의하는 집회를 열였다. 농가협의회는 '생산지수 조정과 깔집비 인상' 등 14개 조건을 내걸고 생존권 보장을 요구했다.

하림 계열 육계농가들의 주장 요지는 생산지수 조정에 있다.

농가들이 수억원, 수십억원씩을 들여 투자해 시설을 개선한 뒤 생산이익이 발생하면 이를 하림이 독식해왔다는 것이다.

시설 현대화로 생산비가 절감되면 그만큼 농가에 이익이 돌아와야 하는데 점자 수익구조가 악화되고 있다는 게 농가들의 주장이다.

그런데 하림은 이러한 분배정의를 실천하지 않았던 과거의 양태를 고집하면서 미래에도 이 생산성이익을 나누지 않고 지속적으로 독식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림은 닭고기 가격이 하락하고 수입육이 증가해 수지가 악화되고 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생산의 최 일선에 있는 농가들의 적정한 수입이 보장되지 않는 대기업의 생존은 그 자체로 무의미할 수밖에 없다.

농가들이 대기업의 수익을 위한 착취 수단이 아닌 이상 하림은 농가와 상생할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모든 협상 가능성을 열어놓고 농가들과 협상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하지만 농가들의 생존권을 보장해주지 않는다는 비판을 초래하며 힘의 논리와 불통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날 집회에서 마이크를 잡고 연설을 하던 세 명의 농가는 하림으로부터 계약 해지를 통보받았다.

중소기업과 대기업, 생산자와 소비자의 상생과 경제정의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요구이자,

국민의 여론이다.

이익의 분배구조가 왜곡되면 사회의 존립이 어려울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하림의 대승적 결단이 필요하다.

지역상권과 상생하는 복합환승센터 조성을

역세권을 개발하는 고속철(KTX) 익산역 복합환승센터개발사업이 본격 시행될 전망이다.

지난 3일 익산시는 민간투자자들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 사업은 우선 외관상으로나 내용상으로나 더욱 편리하고 세련된 시설을 창출한다는 점에서 환영할만한 일이다.

익산역 뒤편 약 2만평 부지에 국비 150억원을 포함, 총 2천200억원을 투입해 시외고속터미널을 옮겨 열차에서 버스로 쉽게 갈아탈 수 있게 하고 규모 있는 비즈니스호텔을 건립해 각종 회의나 행사에 활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또 역 건물과 철로로 가로막힌 동서 양 지역을 구름다리로 연결해 시민들이 양쪽으로 이동하기에 더욱 편리해질 것이고, 익산시청 사무실 면적이 좁아 외부로 나가 있는 일부 부서를 이곳에 집적시킬 수도 있다.

반면, 한편에서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민간업자가 거액을 투자해 사업을 벌이는 이유는 수익을 올리기 위해서인데, 이곳에 30층짜리 아파트, 290세대와 업무지원시설 및 숙박시설 건축에는 시민들 사이에서도 이의가 없다.

상업시설이 문제다. 기존 상권과 경쟁해야 할 판매시설이 들어설 경우 그렇지 않아도 해마다 매출이 줄고 있는 익산지역 상인들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인구가 늘어나지 않아 수요자가 한정된 상태에서 도시의 외연이 확대되며 상권이 분리되는 동시에 외지 상인과 대형 유통업자가 들어왔기 때문에 기존 상인들의 이익구조가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익산시는 호남고속철이 완공될 경우 쇼핑객들이 외지로 빠져나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며 복합환승센터 부지에 고급 판매시설을 갖춰 수요자들을 익산에 묶어 놔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설득력이 부족하다.

익산에서 외지로 쇼핑을 나가는 정도의 고소득 계층은 극히 한정되어 있을 뿐 아니라 열차가 아닌 승용차를 이용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고속철로 인한 지역경제 유출효과는 거의 없다.

최근 전북발전연구원이 고속철 이용객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철도 개통 이후 수도권으로 쇼핑가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하지만 전주나 대전에 있는 백화점으로 나들이를 가는 극소수 이용객을 위해 백화점이나 고급 아울렛 매장 같은 판매시설을 허가할 경우 익산지역 중산층까지 이곳으로 몰리게 하는 지역 내 '빨대 효과'를 부추기게 될 것이다.

상업시설은 어떤 것이든 복합환승센터 부지에 아예 들어오지 않는 게 좋다. 다만 민간투자로 이뤄지는 사업인 만큼 판매시설 조성이 불가피하다면, 기존 상권과 공존할 수 있는 틈새를 찾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