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광대학교에서 잠재돼 있던 갈등과 불만이 학생들의 대학본부 점거로 나타났다.

원광대는 오랫동안 법인과 대학본부가 학생·교수와 소통하지 않았고, 학생회는 민주화운동이 시들어진 90년대 이후부터 십 수년 동안 본부에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했다. 교수들은 법인 이사회의 인사권에 짓눌려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따라서 장기간의 소통 부재와 의사 표현의 억압이 구조조정안 발표를 기화로 폭발한 것이다.

외부에서 볼 때 이번 사태는 누가 총장으로 왔더라도 언젠가는 불거질 수밖에 없는 것이었다.

하지만 학교 구성원들 사이에서는 정세현 총장과 학교 법인이 이번 사태를 직접적으로 촉발시킨 원인을 제공했다는 지적에 이의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정 총장의 경우는 대학구성원과 포괄적으로 소통해야 하는 위치에 있었다는 점에서 책임이 더 크다.

특히 정 총장은 취임 전 공언했던 약속을 지키지 않았고, 몇몇 소통행정이라고 꼽을 수 있는 것들은 결과적으로 효과가 없었다.

정 총장은 애초에 원광대를 '도덕과 과학을 병진하는 글로벌 통섭형 인재'를 키우는 산실로 만들겠다며 '국제도덕교육센터' 설립을 주장했다. 돈 벌이나 취직과 상관 없는 공약이었지만, 원광대를 전 인류적 국제도덕교육의 허브로 키우겠다는 의지였다.

하지만 원광대가 폐지하겠다고 밝힌 11개 학과 및 전공을 보면, 선정 과정에서 심사숙고한 흔적이 보이지 않으며, 단순히 취직이 안 되고 인기가 없는 학과를 골라놓은 것에 불과했다.

그는 청와대 비서관, 민화협 대표, 세종연구소 기획조정실장, 민족통일연구원원장, 통일부장관 등의 경력이 대학 구성원 간 소통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고, 원칙과 투명성은 소통의 기본이라고 말했지만 학생과 교수들은 의사결정과정에서 외면당했다.

특히 정보의 투명성과 신속한 제공을 약속했는데, 엑센츄어에 의뢰한 경영진단 결과와 교과부가 강제로 실시한 컨설팅 결과를 공유하지 않고 구조조정안을 만들었다. 그는 대학 개혁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이 소통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실제로 그는 취임 후 단과대학별로 학생들과 대화를 했고, 부실대학 선정과 관련해 학생들을 불러 설명하기도 했으나, 그가 학생들과 무슨 목적으로 어떻게 소통했는지 판단하기 어렵다.

법인과 이사회도 대학 구성원들이 보기에는 미덥지 않다. 감사원의 법인 감사결과를 통해 교수와 학생들은 법인이 재정적인 측면에서 '꼼수'를 부려왔다는 의혹을 갖고 있었는데, 법인이 학생들에게 무엇을 해줄 것인지 알 수 없었다. 법인과 정 총장은 지금이라도 대학을 다시 세운다는 의지를 갖고 학교가 직면한 모든 문제들을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 특히 대학 구성원들과의 신뢰 문제를 빨리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진심 어린 소통만이 해답이다. 

시민 편의 해치는 공사현장

익산에서 각종 공사를 하고 있는 시공 업체들의 시민 무시 행위가 도를 넘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시작한 모현대교 공사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공사로 인해 기존에 4차로가 절반으로 줄어든 모현대교는 통행량이 많아 곳곳이 패여 울퉁불퉁하다.

시공사가 조금만 신경을 쓴다면 하루 수만 명의 운전자들에게 불편을 주지 않을 수 있는데도 대림산업은 아랑곳 하지 않고 있다.

또한 좁혀진 차로에서 다시 넓어진 차로로 나오는 곳은 운전자들로 하여금 혼선을 빗지 않도록 차량유도차선을 그어야 함에도 이를 무시해 사고 위험을 가중시키고 있다.

또한 중앙선의 표지병을 제거하지 않아 운전자들은 지금까지 4개월 동안 충격을 감수해오고 있는데, 업체는 아무런 조치 없이 버티고 있다.
이는 법규 위반을 차치하고라도 우선 시민을 무시하는 행위로서 용납할 수 없는 것이다.

부송동의 영무예다음 아파트 공사현장도 마찬가지다.

공사장 앞 인도는 부천중학교 학생 수백 명이 매일 도보로 통학하는 곳인데, 공사로 인해 인도의 블록이 튀어나와 자칫 학생들이 넘어져 다칠 위험이 있는데도 아파트 시공업체인 (주)영무건설은 수개월 동안 방치하고 있다. 게다가 공사차량으로 인해 인근 도로가 심하게 패이고 훼손됐는데도 일시적인 땜질에 그치고 있다. 아울러 원룸업자들도 건축 중 안전망을 설치하지 않고 자재를 도로에 방치하거나 좁은 도로에 아무렇게나 주차를 하면서 주민들과 운전자들에게 상당한 불편을 안겨주고 있다.

수익에만 눈이 먼 것인지, 감독관청의 공무원과 친해서 시민들을 우습게 여기는지는 몰라도 익산시는 철저한 관리감독을 통해 경종을 울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