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교육감으로 불리우는 김승환 교육감이 취임한지 벌써 1년 8개월이 지나고 2년 4개월을 남겨두고 있다. 취임 초기부터 학부모들이 김 교육감에게 거는 기대가 남달랐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김 교육감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지고 있다.

수년간 공개와 비공개를 겸하던 도교육청 홈페이지 '교육감에게 바란다' 코너가 최근 전면 비공개로 전환됐다.

'귀를 막은 불통 교육감'이라는 언론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비공개를 고수하고 있다.

또한 '전교조 만의 교육감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전교조전북지부장을 지냈던 평교사를 교육연구원으로 임용하면서 교육감의 인사정책 신뢰도에 금이 갔다. 능력 있는 인재 발탁이라는 변명이 충분한 명분이 되지 못하는 것이다. 

게다가 지난해 김승환호의 도교육청 내부청렴도 평가는 16개 시도교육청 중 15위를 기록했다. 김 교육감의 리더십이 청렴도 향상에 기여했는지 심각하게 전면 재점검 해야 하는 대목이다.

요즘 김 교육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5천명이 넘는 친구가 등록해 친밀한 소통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방식의 소통은 경계해야할 측면이 있다는 지적이다. SNS는 '갇히기 쉬운 벽'으로 사람들은 대개 서로에 대해 좋은 이야기만 해주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자신이 하는 말이 자신의 평판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다른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맺고 이를 확장하기 위해 주로 '긍정의 언어'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김 교육감이 페이스북을 통한 소통은 열심히 하면서 도교육청 홈페이지는 비공개로 하는 이유가 좋은 이야기만 듣고 싶어서는 아닌지 의문이다.

청렴과 소신으로 특징되는 김 교육감의 초심이 자칫 자신 안에 갖힌 자기만의 청렴과 소신은 아닌지 주변을 더욱 면밀히 돌아보아야 한다.

지나간 여론을 종합해보면 김 교육감에 대해 긍정보다는 비판적인 시각이 더 많았다. 김 교육감은 남은 임기 동안 교육계의 구태를 청산해 전북 교육계에 변화와 혁신을 일구며, 이를 위해 도민과 폭 넓게 소통하는 지도자가 되길 바란다.

학교폭력 큰틀의 예방책이 필요하다

학교폭력이 점점 늘어나고 지능화되며 잔인성이 더해 가고 있다. 민주화와 지식수준의 평준화, 쌍방향 소통의 증가로 필연적으로 인권을 강조하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우리사회는 학교폭력 실태를 이전보다 더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학교폭력에 대한 역사를 보면, 언제나 학교폭력은 있었고 사회와 학교는 끊임 없이 이를 막기 위해 노력해왔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학교폭력 문제는 몇 가지 대책이나 교사들의 자질향상만이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가 선결돼야만 한다. 흔히 학교폭력 대책으로는 학교체육 활성화 및 인성교육, 사회 봉사 및 학생간 협력 프로그램 확대, 상담 강화 등이 자주 거론는데, 이것들은 독창적인 것이 아니라 주로 선진국에서 실시하는 대책을 모방한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런 학교 단위 대책들이 우리사회의 구조적 문제와 대립하면서 미미한 효과밖에는 내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된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의 가장 큰 문제는 대학이 피라미드 형태로 서열화되면서 국민들의 사회계층과 명예가 출신 대학에 따라 결정된다는 점에 있다.

특히 대학서열화를 부추기는 가장 큰 요인은 권력의 최고위층은 물론, 고위 공직자와 대기업의 고위간부를 특정 대학 출신들이 싹쓸이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우리사회는 어느 대학을 나왔느냐에 따라 사회계층이 결정되는 기이한 풍토가 만들졌다. 게다가 이른바 '괜찮은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는 기업들은 점점 더 명문대나 수도권 대학 출신들을 선호하고 있다. 상황이 이 지경이니 온 사회가 입시경쟁에 몰입하고 있는 게 당연하다.

여기에다 명문대 출신들로 채워진 중앙언론들이 장애인이나 생활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이 명문대에 입학할 경우 마치 영웅이나 된 것인 양 보도하고 있다.

해마다 수많은 고등학교들은 명문대 입학생 배출 실적을 언론에 홍보하고 있고, 지역사회는 대형 현수막을 내거는 등 대학서열화에 편승하고 있다. 때문에 학부모들은 인성이나, 예절, 봉사, 협력, 민주주의 같은 가치들이 자녀들의 장래를 책임질 수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유치원 때부터 입시경쟁에 뛰어들고, 사교육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따라서 사회구조를 바꾸는 일은 권력의 상층부와 기업을 특정 대학 출신들이 독차지하는 것을 시정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오죽하면 서울대를 없애거나 지방에 분산시키자는 주장이 나오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