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이 조만간 총선 예비후보를 2배수로 압축하고 다음달 중순까지 경선을 치러 공천을 확정할 예정이지만, 창당과정에서 중요하게 내세웠던 아래로부터의 공천혁명이 이뤄질지 의문이다.

공천심사위원회가 아직 수도권과 호남권의 예비후보를 압축하지 않은 상태라 시스템 공천, 원칙을 적용하는 공천이 될지 장담할 수 없지만 지금 상태로라면 '도로 민주당'이 될 공산이 있다.

민주통합당은 후보공천권을 국민들에게 돌려주겠다며 휴대전화 투표제를 도입하고 인위적인 물갈이 없이 쇄신공천을 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후보경선과정에서 국민 참여를 늘리는데 소극적이고, 정작 유권자들은 후보경선에 관심이 없는 반면, 현역 의원이나 예비후보자들이 조직을 동원해 선거인단을 모집하기에 바쁜 모습이 지금의 민주통합당이다.

정치과정에서 조직선거, 돈선거, 동원선거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기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일반 유권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경우 구태정치의 폐해를 막을 수는 있다.

민주통합당의 행태는 과거의 민주당과 전혀 바뀌지 않았다. 종이당원, 당비 대납당원을 만든 것이 민주통합당의 전신인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이었다.

부자정당, 차떼기정당이라고 새누리당을 비판하며 서민을 위한 정치를 내세웠지만, 서민과 농민, 영세자영업자, 소상공인의 생존을 위협할 한미자유무역협정을 촉발시킨 원죄를 갖고 있다.

지난 22일 전남 장성에서는 경선 선거인단을 대리접수한 사람들이 경찰에 적발됐다. 양태는 다를망정 사정은 익산도 마찬가지다.

선거인단 확보가 후보경선의 승패를 가를 것으로 전망되면서 마구잡이로 시민들을 선거인단으로 가입시키고 있다.

민주통합당은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 수 있도록 중앙당 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시민들의 무관심을 방조하고 조직선거, 동원선거를 방치할 경우 공천혁명은 불가능하다.

또 이미 지인들의 억지성 권유로 선거인단에 참여한 시민들은 특정 후보자의 아바타로 행동하기 보다는 예비후보 중 누가 국회의원으로서의 자격이 있고, 익산을 위해 일 할 수 있는지 꼼꼼히 따져보고 실속 있는 투표를 해야 한다. 

특히 선거관리위원회와 검경은 후보경선과정에서 나타나는 불법과 탈법, 편법 등을 면밀히 감시해 혼탁한 지역정치문화가 발 붙일 수 없도록 하는 게 급선무다.

값비싼 교복문제 해결에 익산시가 나서야 한다

값비싼 교복으로 인해 익산 학부모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대기업 교복 업계의 진출과 함께 지역 영세 맞춤 업자들이 대부분 도산했다. 지역경제가 열악하고 시민 대부분이 서민층에 속하는 익산에서 한벌에 40여만원 하는 교복가격은 가혹하다.

최근 값비싼 교복문제를 8년 동안이나 슬기롭게 극복해 오고 있는 서울특별시 송파구청의 사례는 익산시 또는 익산시민사회단체가 참고하기 좋은 사례로 꼽히고 있다.

송파구청이 '교복은행'을 마련, 공공근로를 관리직원으로 파견해 협력학교로부터 기증받은 교복을 세탁비 단돈 1천원을 들여 재활용하거나 1:1로 물물교환하는 프로그램이다.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나서서 지역의 44개 중·고등학교와 연계했다. 또한 송파구청은 각 동 주민센터에 교복물려주기 홍보를 대대적으로 펼쳐 물량을 확보했다. 공동주택 등에 안내문을 배부하고 구청 소식지에 게재해 대대적인 시민운동으로 발전시켰다.

연간 5천여명의 학생과 학부모들이 헌 교복을 기증받으면서도, 대규모로 이루어지는 덕분에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지 않았다는 사실이 주목되는 대목이다.

새 옷만이 능사는 아니다. 특히 대기업의 광고비, 고액 인건비, 중간 유통비 등으로 인해 서민들이 비싼 가격을 치뤄야 하는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익산에서도 일부 교사들이 나서서 교복 공동구매를 실천하고 있다. 하지만 복잡한 과정들로 인해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또한 '브랜드 교복을 입어야 부끄럽지 않다'는 편견이 학생들과 학부모들 사이에 존재하는 등 잘못된 소비문화가 자리잡은 것 또한 부끄러운 익산 교육문화의 현실이다.

송파구에서 실천하는, 더 이상 필요없어진 교복·도서(교과서) 등을 무상기증 받아 필요로 하는 학생 또는 일반인들이 저렴한 가격에 교환·구입할 수 있는 상설매장 프로그램을 익산에 적용하면 상당히 좋은 반응이 일 것으로 보인다.

익산시장이 나서거나 아니면 익산시민사회단체가 익산시로부터 공공근로 등을 지원받아 운영한다면 지역 학부모들에게 상당한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우선은 브랜드 교복을 입어야 한다는 잘못된 인식으로부터 교육계가 발벗고 나서서 인식개선을 하려는 노력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이와 더불어 교복공동구매 프로그램도 적극 권장하면서 송파구청의 교복은행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방안을 익산시와 시민사회단체가 적극 검토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