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총선은 두 달 앞으로 다가왔고, 주요 정당들은 다음달 안에 예비심사와 경선을 통해 국회의원 후보자를 공천한다.

정당들의 의사결정과 집행 과정에서 익산을 비롯한 호남지역 유권자들이 특별히 관심을 갖는 것은 국회의원 후보자들에 대한 자격심사다.

호남지역에서 민주통합당 일당독식체제는 서서히 가라앉는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도 당 간판만 내세우면 유력한 당선후보로 인식되는 까닭이다.

때문에 후보자들은 지역민심에 귀를 기울이기보다는 중앙당 및 유력인사와의 사적인 관계에 치중하는 잘못된 행태를 보여 왔다.

공천심사위원을 확정한 민주통합당은 ‘개혁공천’ ‘쇄신공천’ ‘공천혁명’을 내세우고 출범했다.

당장 이번 주 안으로 후보자 공모를 실시하고 곧바로 심사에 들어가 다음달 16일을 전후해 전국의 모든 지역구 후보를 공천할 예정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역의 민심을 제대로 반영할 것인가의 여부이며, 당의 정체성에 맞는 인사들이 추천될 수 있을 것인가이다.

지역의 민심을 정확히 반영하기 위해서는 특정 후보자의 인기나 인지도만 따질 것이 아니고, 주민이 현역 국회의원을 교체하길 바라는지, 평소 지역주민과 소통을 제대로 했는지, 의정활동 결과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를 꼼꼼히 따질 수 있는 기준이 필요하다.

당의 정체성에 부합하는 후보를 가려내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 우선은 익산을 비롯한 호남 유권자들의 개혁열망을 실현할 수 있는 후보가 누구인지도 살펴봐야 한다.

특히 지역의 균형발전과 사회양극화 해소에 대한 입장, 부자 증세에 관한 문제, 자유무역협정에 대한 태도 등은 익산시민 뿐 아니라 우리국민의 민생과 나라의 국정방향 전반에 걸쳐 강한 영향력을 미치는 것들이다.

민주당과 민주통합당의 전신인 열린우리당을 창당할 때 일각에서는 ‘잡탕밥’이라는 말도 나왔다. 서민과 중산층을 대변한다는 당의 정체성과 전혀 동떨어진, 힘 있는 세력에 아부하는 정치인들을 속속 공천한 탓이다.

지난해 말 한미자유무역협정 비준안이 국회를 통과했을 때 민주당 지도부의 상당수 인사들이 출판기념회에 참석하고 있었고, 일부 의원들은 주요 지지층의 재협상 요구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과 야합을 했다. 이번 공천에서는 더 이상 ‘X맨’을 후보로 공천해서는 안 된다. 

도덕성도 매우 중요하다. 파렴치한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이 국회에 진출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 민주통합당이 공천혁명을 통해 후보자 자격 심사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이유다.

서민층 울리는 교복 개별구매 학교장들이 개선에 나서야

익산 내 중·고등학교들이 반값 정도 싸게 구입할 수 있는 교복 공동구매를 하지 않고 개별구매를 선호하고 있다. 40여만원을 호가하는 비싼 가격으로 인해 서민층 학부모들이 냉가슴을 앓고 있다.

46개 중·고등학교 중 4개 중학교와 3개 고등학교만 교복 공동구매에 참여했을 뿐 나머지 39개 중·고등학교가 개별구매를 선택했다.

공동구매를 하면 개별구매에 비해 가격이 절반 밖에 이르지 않는다. 공동구매는 한꺼번에 대량으로 구매하기 때문에 절차가 복잡하고 구설수에 오를 염려가 따르며, 업자 개입 논란도 발생할 소지가 있다.

한마디로 귀찮다는게 공동구매를 기피하는 가장 큰 이유다.

업체들의 입장에서도 많은 이윤을 남길 수 있기 때문에 공동구매를 꺼려 학교 측에 개별구매를 하도록 로비를 벌이고 있다.

학교장들은 공동구매가 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 현저한 이익을 안겨줄 수 있다는 점을 아랑곳 하지 않고 편리한 개별구매를 선호하고 있는 실태다.

결국 가장 큰 피해를 입는 것은 서민층 학부모들이다. 익산 시민 대부분이 서민층인 점을 감안하면 학교장들의 무관심이 학부모들에게는 피해를, 업자들에게는 이득을 안겨주고 있다.

일선학교들이 개별구매를 선호하는 또다른 이유는, 교복 구매를 추진하는 학교별 소위원회원들이 대부분 부유층인데다 여학교의 경우 S라인 등 불필요한 고집으로 유명브랜드를 선호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사회에 만연된 유명 브랜드 병이 교육계에 깊숙히 침투하게 된데에는 교육자들의 무관심도 한 몫 했다는 목소리가 나올만도 하다.

사회에 만연된 유명브랜드로 평가하는 잘못된 사회풍조와 관행을 교육계마저 타파하지 못하고 오히려 교육계 지도자들이 이를 조장하는 모습으로 비치기도 한다.

교육자들의 깨어 있는 정신과 계층을 아우르려는 공동 유대감이 교육자들에게 담보되지 않는 이상 사회발전의 미래는 없다.

지금이라도 전라북도교육청이 강조하는 교복공동구매에 대해 익산 교육관계자들의 깊은 숙고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