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이 소 값 하락에 이어 사료 값 인상분을 감당 못해 소를 굶겨죽이고, 이를 언론이 대대적으로 보도한 이후 정부가 소고기 판매 값을 조사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9일 한국소비자연맹에 의뢰해 전국 511개 판매점과 130개 음식점을 조사해 소 값이 떨어지는데도 가격이 비싼 이유를 밝혀냈다.

그러자 이번에도 거대 언론사들은 소비자연맹의 조사결과를 인용하며 ‘소고기 값이 비싼 이유가 따로 있었다’며 일제히 떠들어댔다.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기업형수퍼마켓, 정육점, 음식점이 소 값 하락률보다 가격을 적게 내렸고, 일부 판매점에서는 오히려 가격을 올려 폭리를 취했다는 게 주요 내용이었다.

도매가로 1천670원밖에 안 되는 최우수 등급 소고기 100그램을 백화점에서는 1만원이 넘게 팔고, 대형마트와 기업형수퍼마켓에서는 7,8천원에 팔고 있으며, 정육점은 5,6천원에 판다고 한다. 또 고급음식점은 같은 무게를 4,5만원에, 일반음식점은 2,3만원에 팔고 있었다.

소값이 1천원이라면, 판매점이나 식당은 390원, 도매상은 38원을 벌고 나머지 570원 정도를 농민이 갖는데, 여기에는 송아지 구입비와 2년 동안 먹인 사료 값, 각종 의약품 값, 농민의 인건비 등이 포함돼 있다.

또 도매가는 22% 폭락했는데, 소비자 가격은 최대 15%밖에 내리지 않았고, 오히려 백화점이나 기업형수퍼마켓은 12%나 가격을 올렸으며, 음식점은 전체의 9%만 가격을 내리고 나머지는 옛날 가격 그대로 팔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농민이 전체 소고기 값에서 가져가는 몫은 2009년 62.5%에서 지난해 말 57%로 줄었고, 도매상이나 백화점, 마트, 기업형수퍼마켓, 정육점의 이익은 같은 기간 37.5%에서 42.3%로 늘었다.  

결론적으로 사료 값이 인상되고 소 값이 떨어져 농민들은 이중 손해를 보고 있는 상황에서 유통업자들이 중간에서 잇속을 더 챙기는 바람에 소비자와 농민만 피해를 입었다는 것이다.

소비자들 또한 불만을 느낄 수밖에 없는 이유는 월급은 안 오르고 물가는 비싸지며 생활비는 자꾸 늘어나 살림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소 값이 떨어졌다는 데 소고기 한 번 맘 놓고 먹지 못한다는 게 불만일 수밖에 없다. 

소고기 값에 대한 정부의 늑장대응과 거대 언론들의 보도행태를 보노라면, 진작부터 문제가 제기된 것을 마치 이제야 알았다는 듯 호들갑을 떨고 뒷북을 치는 모습에 쓴웃음만 나올 뿐이다.

유통의 문제는 이미 오래전부터 지적됐기 때문에, 정부가 지금까지 소고기 값이 비싼 이유를 몰랐다고 변명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다만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기업형수퍼마켓을 규제할 의지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판단된다.

지금까지 가만있다가 소고기 값에 대한 국민들의 여론이 악화되고 설 명절을 앞두고 소고기 값에 대한 불만이 더욱 높아질 것이 우려돼 정부가 서둘러 판매가를 조사하고 가격을 내리도록 유도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나마 이제라도 자세한 내막을 알게 돼 다행이지만, 정부는 더 이상 뒷북치기를 하지 말고 농민이 속 편하게 가축을 기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전북도교육청, 제자리 찾기 못하나

지난해부터 익산 남자 인문계 고등학교의 콩나물교실이 지속되고 있다.

그런데도 전라북도교육청은 반듯한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특히 김승환 전라북도 교육감이 교과부와 대립각을 세우면서 국비로 받을 수 있는 교사 인건비 확충도 더 어려워지고 있어 과밀학급 학생들을 분산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교계의 불만이 높다. 전교조에 발묶인 교육감의 부자유스러움이 학생들에게 피해만 주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결국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오는데, 익산지역이 가장 피해가 크다.

익산의 남자 인문계 고등학교는 현재 한 학급당 정원이 41명으로 과밀하게 운영되면서 교육 수준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평준화 지역이었던 익산에서 남성고가 자율형사립고로 전환되면서 10개 학급이 줄었고, 줄어든 만큼의 학생들이 이리고와 원광고, 전북제일고로 몰렸다.

그 바람에 20여년 만에 처음으로 학급당 법정 정원이 37명에서 40명으로 초과된 채 학생들을 수용해야 했다. 따라서 남성고에 들어가지 못한 학생들은 수업권을 침해받게 됐고 교사들의 수업여건도 나빠졌다.

하지만 전북도교육청은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또 23만여평의 부지에 1만5천여명의 인구가 유입될 배산택지개발지구에 초등학교와 중학교가 한 곳도 없다는 점은 이해하기 어렵다.

이에 대해서도 전북도교육청과 익산교육청은 대책 없이 방관하고 있다.

교육당국은 수요를 정확히 예측하고 조속히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