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광대학교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지난 16일 동시에 치러진 교수협의회장 및 총학생회장 선거에서 대학 집행부에 강경노선을 보인 인사들이 선출됐다.

교수협의회장으로는 원광대가 지난 9월 정부재정 지원 제한대학으로 선정된 것에 대해 현 집행부의 책임을 묻겠다는 교수가 선출됐다.

총학생회장과 총여학생회장은 지금까지 학교법인과 대학본부에 대해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는 학생그룹에서 나왔다. 

이는 학내 구성원 중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교수들과 학생들이 대학본부나 학교법인에 대해 그리 달갑지 않게 생각한다는 의미다.

다른 시각으로 보면 1년이 다 되는 정세현 총장의 행정에 대해 학내구성원들이 신임하지 않은 중간평가로 해석될 수도 있다.

그만큼 학내 구성원들이 느끼는 부실대학 위기의 충격이 컸다는 점을 의미한다.

게다가 사회양극화 및 대학 등록금 문제가 일반사회나 대학의 논쟁점으로 떠오르면서 반값 등록금을 공약으로 내세운 정부가 대학재정에 대한 감사에 나섰고, 과감한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어 더욱 그렇다. 

학교에서는 대학구조조정 용역기관인 엑센츄어가 내놓은 방안을 토대로 학과통폐합을 추진하고 있다. 

자율적 변화가 아니라 타율적 변화이고, 감사과정에서 법인과 학교의 재정운용문제가 드러났으며, 학문 신장을 위한 개편이 아니라 시장의 효율성에 더 부합하는 구조조정이기 때문에 교수들과 학생들이 느끼는 상실감과 허탈감이 클 수밖에 없다.

정세현 총장을 비롯한 대학본부와 학교법인은 이번 선거결과에서 드러난 학심(學心)에 대해 신중한 판단을 내려야 한다.

대학과 법인의 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소수에 불과하다는 기존의 생각을 고쳐야 할 때다.

학내 문제가 어떤 방향으로 해결될지 예단할 수 없지만, 대학본부와 법인이 귀를 열고 소통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은 설득력이 있다.

법인은 대학교의 예산운용에 개입하지 말고 부담금의 성실한 납부 등을 통해 자구노력을 보여야 할 것이다.

대학본부 또한 구조조정 과정에서 교수와 학생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시장논리가 아닌 학문논리로 문제를 풀어가려는 성의를 보여야 한다.

민주당 익산을, 공당 책임 다하고 있나

민주당 익산을지역위원회가 통제력을 상실했다는 여론이 지역정가에 파다하다.

최근 익산시민의 대표인 시의원이 원광대학교 총학생회장 선거에 출마한 사건은 조배숙 위원장에 대한 통제력 상실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더구나 총학생회장 선거에서 시의원이 참패하면서 지역사회에 적쟎은 실망감을 안겨줬다.
또 순수한 학생들의 자치기구에 직업정치인이 난입해 순수성을 훼손했다는 비판 여론까지 나오고 있다.

민주당 익산을지역위원회는 시민단체협의회의 만류에도  소속 시의원의 학생회장 출마를 막지 못했다. 

이전에 도의원이 농협조합장에 출마하는 것을 막지 못한 것에 이어 두번째다.

도의원의 조합장 출마에 대해 조배숙 의원이 재발방지를 약속하고 시민에게 머리숙여 사과한지 얼마나 지났다고 이런 상황이 발생했는지 납득할 수 없는 일이다.

조 의원은 지난 8월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더 겸허한 자세로 시민들의 다양한 충고에 귀 기울이는 소통과 화합의 모습을 보여 드리겠다'며 '이를 계기로 시민의 신뢰와 기대에 부응하는 민주당으로 거듭날 것을 다짐 드린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의원의 학생회장 출마가 개인적인 일로만 치부할 문제인지,  조 의원이 겸허한 자세로 시민들의 다양한 충고에 귀를 기울였는지, 시민의 신뢰와 기대에 부응했는지 의문이다.

민주당 익산을지역위원회는 공당으로서 책임정치를 하고 있는지 심각하게 돌아봐야 한다.

기초의원을 정당에서 내보낼 때는 품성과 정치적 소신, 경력, 시민에 대한 봉사정신을 꼼꼼하게 점검해야 하는데, 작금에 을지역 소속 지방의원들의 행동을 보면 공천과정에서 과연 '검증'이라는 것이 이뤄졌는지 의문이다.

인물 검증보다는 정실에 의해, 지역위원회에서 입김이 센 몇몇 실세들이 추천한 사람을 생각 없이 공천하지 않았는지 반성해야 한다.

을지역위원회는 이번에도 시의원의 학생회장 출마 물의에 대해 시민에게 납득할만한 입장을 내놔야 할 것이다.

지역위원장인 조 의원 또한 소속 지방의원 두 명이 연달아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 정치적으로 책임을 지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조 의원은 당내에서 최고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만큼, 모범이 되는 지역위원회를 운영해야는 도의적 의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