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륵사 탑(서탑)이 100년 만에 복원된다. 탑은 1915년 일제강점기 때 시멘트로 덧댄 채 2001년 국립문화재연구소가 보수정비를 위해 해체작업을 시작할 때까지 거의 방치되다시피 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석탑(石塔), 백제시대 목탑(木塔) 양식을 간직하고 있는 미륵사 탑의 역사적 가치는 이루 말할 수 없다.

이때까지 역사교과서에 탑의 사진이 꾸준히 등재됐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국보11호를 복원하려는 국가의 관심은 부족했었다.

2016년, 탑의 복원을 기다리는 익산시민의 기대는 너무나 크다. 미륵사 탑을 복원하는 것은 단순히 낡은 유물을 옛 모습대로 재현하는 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그동안 시멘트로 덧대 방치되면서 찬 서리와 비바람에 노출된 탑은 시민의 가슴을 황량하게 만들었으며, 유구하고 아름다운 역사를 자랑하는 백제의 정신 또한 얼어붙어 있었다.

복원된 탑은 과거를 현재에 재현시킴으로써 옛 사람의 숨결을 현재에 머물게 하고, 이제 과거를 간직한 현재는 미래로 이어질 터이다.

따라서 미륵사 탑 복원은 익산시민의 정신 복원이며, 백제정신의 복원이기도 하다. 복원을 위한 해체는 그 이상의 성과를 안겨줬다.

지금까지 삼국유사를 통해 서동선화의 사랑이야기의 일부로써만 전해졌던 미륵사 창건이유와 당시의 정치적 상황을 ‘사리봉영기’라는 실존하는 기록으로써 알 수 있게 됐다. 

미륵사 서탑(西塔) 복원은 늑장을 부리지 않으면서도 신중하게 진행돼야 한다. 이미 잘못 복원된 동탑(東塔)처럼 복원된 후 또 다른 상처를 줘서는 안 된다.

지난 10년간의 시간과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충분한 연구와 토론, 첨단기술을 모두 동원해 제대로 복원해야 한다. 그래야만 현대인의 숨결이 후손에게 온전히 전달될 수 있을 것이다.

익산제2산업단지가 수상하다. 1996년 100만평 규모로 조성된 후 15년의 세월을 지냈다.
이 익산제2산업단지가 뿜어내는 악취와 정체불명의 점액질 덩어리, 투명 액상 등으로 인해 시민들은 극도의 불안감에 떨고 있다.

재앙은 별안간 찾아들어 삽시간에 타격을 입힌다. 그러나 대부분의 재앙은 사람이 막을 수 있다. 과거 체르노빌 원전 폭발은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지만, 그 원전은 인간이 건설한 것이다.

공단에서 배출하는 오염물질이 갈수록 다양화되고 심화되는 것을 보면서, 막연하지만 뒤이어 닥칠 끔찍한 재앙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지난 2008년 LG생명과학의 악취 유발에 이어 2010년 악취가 재발했다. 이후 다른 업체들까지 가세해 배출하는 악취로 익산은 불쾌한 도시가 됐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공단에서는 정체불명의 미스트(mist 액상물질)가 뿜어져나와 부송동과 어양동 그리고 영등동 일대를 휩쓰는 일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지난 8월부터 배출된 이 미스트는 지름 1~5mm 정도의 황적색 액상 덩어리다. 스프레이로 굵게 뿌려놓은 듯한 액체 또한 배출되고도 있다.

이것은 소리 없이 밤에만 낙하하기 때문에 시민들이 직접 체감하기 어렵다. 하지만 약간 끈적끈적한 이 액상은 밤중에 이동하는 사람들 머리 위로,  사람의 호흡기 속으로 파고들고 있다.

거대한 둑에 작은 구명이 난 형국이다. 무너지는 것은 한 순간이다.

가장 큰 문제는 이 미스트가 인체에 어떤 해를 미칠지 아직까지도 모르고 있다는 점이다.

한 연구기관의 분석결과에 따르면, 이 화학물질은 '실리콘 페트' 로, 톨루엔, 실리카, 에틸벤젠 등 유해성 용매 물질이 첨가 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사람이 장기간 노출되면 눈과 피부가 심하게 손상될 수 있다. 호흡기를 통해 인체에 유입될 경우에도 위험하다.

전라북도와 익산시가 진상파악과 대기 및 토양 오염 방지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이유다. 우선 악취유발 기업들의 폐수처리장에서 시료를 채취해 성분분석을 시행해야 한다.

또, 악취를 근절하기 위한 강력한 처벌 방법 모색 등 필요한 대책을 종합적으로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