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적도 없고, 뜻도 바르게 알 수 없는 행정용어들이 전염병처럼 퍼지고 있다. 우선 익산시만 봐도, 시정의 최고 목표로 내세운 말이 ‘에메이징(Amazing) 익산'이다.

‘어메이징’을 굳이 한글로 바꾸자면 ‘경이로운’ 또는 ‘깜짝 놀랄만한’ 정도나 되겠는데, 영어권 국가에서 오래 살지 않은 사람은 이 말의 뜻을 정확히 느끼기 어렵다.

이는 미국 사람이 한국말 ‘누르스름한’이란 단어를 영어로 표기할 수 없거나 뜻을 확실히 알기 어려운 것과 마찬가지다. 말 속에는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문화가 녹아있기 때문이다.

에메이징이라는 단어를 모르는 시민들과 외래어에 익숙하지 않는 노인들에게는 더욱 어려울 것임은 자명하다.

설사 영어를 배웠더라도 1천400여명의 시청 공무원 가운데 ‘에메이징(Amazing) 익산'의 뜻을 시민들에게 정확히 풀이해 줄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있을지 궁금하다.

익산만 그런 것이 아니다. ‘나우 전북’, ‘나이스 완주’ 등 전북지역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용어는 물론이고, ‘하이 서울’, ‘헬씨 원주’ 같은 행정용어들이 판 치고 있다.

해방 이후 우리나라의 행정용어는 한글과 한자를 혼용해 썼는데, 지금에 이르러서는 한글,  한자에다 영어와 일어, 불어까지 섞어 쓰기 때문에 옛날보다 오히려 더 어려워졌다.

행정용어 뿐만 아니라 행정기관에서 대학이나 연구소에 발주해 납품받는 각종 용역결과보서에서도 외래어가 남발되고 있다. 공무원들은 마치 전문가들이 쓰는 외래어가 유식한 말인 것처럼 받아쓴다.

흔히 쓰고 있는 글로벌, 로컬, TF팀, 프로젝트, 바우처, 인프라, 펀더멘탈, R&D, 테마파크, 클러스터 등과 같은 말을 반복적으로 듣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행정용어로 자리 잡은 것이다.

방송통신위원회, 전라남도, 서울시, 충청북도, 군포시, 청주시, 아산교육청 등 중앙 및 지방행정기관들이 이제는 행정용어를 쉽고 바르게 써야 한다는 운동에 나서고 있다.

수년 전에는 대학교와 기업체가 입학생과 신입사원을 상대로 우리말 능력을 점검하는 사태가 벌어지더니, 이제는 행정기관에서 공무원들에게 정기적으로 국어문화교육이나 행정용어 순화교육을 시키는 추세다.

국회에서는 ‘공공기관 알기 쉬운 문서작성에 관한 법률안’이 발의된 상태다. 행정의 기본은 시민들과의 소통이며, 소통은 서로 말이 통한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잘못된 행정용어는 시민에 대한 홍보를 어렵게 만들기 때문에 소통을 저해한다. 오는 9일은 한글날이다. 어렵고 잘못된 행정용어을 순화시키는 것이 ‘어메이징한 익산’에서 ‘경이로운 익산’으로 거듭나는 첫걸음이라고 본다.

의료보험 적용 회피한 성형외과의 장삿속

익산의 모 성형외과가 의료보험 적용을 16년동안이나 거부해왔다. 의료보험 적용을 받으려면 다른 병원으로 가라면서 국가로부터 받을 수 있는 국민의 권리를 박탈했다.

자신들은 의료보험을 적용하지 않기 때문에 카운터에 컴퓨터도 없다면서 오히려 큰소리를 치고 있다. 현행 국민건강보험법은 의료기관이 정당한 이유없이 의료급여를 거부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이 병원은, 현재 얼굴이 다쳐 내원한 환자에게 의료보험을 적용하지 않고 40만원이라는 성형비용을 받고 있다.

한 환자는 얼굴에 상처가 나 치료하기 위해 병원을 찾았고 의료보험 적용을 요구했지만 의사는 찢어져 피가나고 있는 환자를 뉘어놓고 '치료 수술 후 상처가 남을 개연성이 크니 성형비용까지 포함해 40만원이 든다'며 성형수술을 종용했다.

이 환자는 결국 다른 성형외과에서 의료보험을 적용받아 5만원 상당의 비용으로 훌륭한 수술을 받았다.

특정 성형외과가 비급여 성형비용으로 받고 있는 40만원에는 의료보험을 적용해 정부로부터 받을 수 있는 처치 및 치료에 소요되는 비용까지도 모두 포함된 것이다.

얼굴을 다쳐 피가 흐르는 환자를 뉘어놓고, 보호자와 환자의 급한 마음을 이용해 값비싼 비급여의 성형수술비용을 적용하면서 많은 돈을 챙기고 있는 장삿속이 안타깝다.

최근 대구시의 한 성형외과 원장이 30분만에 150만원을 벌 수 있는 쌍꺼풀 수술을 마다하고 8시간 수술로 90만원 받는 손가락 재건에 몰두한 이야기가 화제가 됐다.

모든 의사가 사회적 약자를 배려해야 한다고 요구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의료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국민의 권리를 침해하지는 말아야 한다는 게 시민의 정서다.  전문적 지위를 이용해 서민의 눈물을 흘리게 하는 의사의 행위는 비도덕적일 뿐 아니라 의료계 전체의 신뢰를 깨뜨리는 행위다.

관계 당국은 법을 위반한 의사에게 응분의 책임을 묻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