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민단체협의회가 중심이 돼 추진했던 범시민 도의원후보 단일화협상이 23일 무산됐다.
다만, 민주당 후보가 아닌 예비후보자들이 모여 경선규칙을 정하고 부분적 단일화를 이룰 수 있는 분위기는 유지되고 있다. 

특정 시민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던 인사가 돌연 출마를 선언하자 시민단체협의회가 단일화 중재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명분을 잃었다는 비판이 나왔고, 협의회 내부에서 중재 포기론이 거론돼 결국 중재역할을 철회했다.

시민단체협의회의 중재역할 철회는 협의회의 순수성을 지키려는 노력으로 보이지만, 수십 년간 지속돼온 민주당 독주에서 벗어난 새 정치가 필요하다는 대의에 모든 참여자들이 공감하고 단일후보를 내자는 데 합의한 초기의 정신을 퇴색시킨 것은 분명하다.

이는 오는 10월26일 도의원 보궐선거에서의 승패를 떠나 시민 스스로가 구태에 맞서 정치풍토를 바꾸는 주체가 될 기회를 잃은 것으로 시민들도 안타까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또 민주노동당이 당초‘지역정치를 바꾸자’는 대의에 동참했다가 도중에 정당의 강령을 상기하고 단일화에 참여한 예비주자들의 자격을 문제 삼으며 협의에 불참키로 결정한 것은 정당 고유의 판단을 존중하더라도 아쉬운 점으로 남았다.

이번 후보 단일화 논의는 민주당 소속이었던 김병옥 전 도의원의 농협조합장 출마로 촉발됐지만 이미 호남지역에서는 일당독주 식 패권주의정치가 이대로 지속돼서는 안 된다는 시대적 요청이 있던 터였다. 

그래서 '일단 바꿔보자'는 게 시민사회 진영의 초심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일부 인사들이 당초의 대의를 지키지 못하고 조급하게 행동한 것은 시민사회단체 진영의 허약체질을 다시 확인시켜줬다. 이에 따라 나머지 예비후보자들 사이에 단일화가 성사되더라도 시민사회의 폭넒은 지지를 받을 수 없게 됐다. 협상의 관건은 나를 버리고 상대방을 존중하는 데 있다. 스스로 마인드컨트롤을 하지 못할 것 같으면 처음부터 문제제기를 하지 말아야 한다. 시민사회 진영은 이번 사태를 교훈으로 삼아 같은 문제가 재발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비도덕적인 ‘CGV익산’의 상혼(商魂)

요즘은 시장참여자들 가운데 몇몇 수출대기업과 시중은행을 빼고는 모두 어려운 시대다.

정부는 재정적자가 누적되고 있고, 중소기업은 운영난에 허덕이며, 자영업자는 장사가 안 된다고 하고, 가계는 빚더미에 올라 있으며, 소비자는 물가대란에 못 살겠다고 아우성이다.

이런 상황에서 혼자만 살겠다고 하면 몰매 맞기 십상이다.

수조원 이상의 사내자금(유보율)을 쌓아놓고 고용과 투자에 인색하며, 주주 배당에만 신경쓰는 대기업이 세금을 더 깎아 달라고 요구하면서 많은 국민들이 등을 돌리고 있다.

대기업은 또 중소 자영업자가 먹고 살기 위해 필요한 사업부문에까지 진출하면서 스스로 반(反) 기업정서를 확산시키는 견인차 노릇을 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이 심각한 재정위기에 쳐해 있고, 지각 있는 경제학자들은 자본주의가 위기에 봉착했다고 경고한다.

이런 형편에서 특정 상인이 소비자들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은 채 자기 뱃속만 불리겠다는 심산으로 영업을 한다면 당연히 비판을 피해갈 수가 없는 것이다.

‘CGV익산’은 2009년부터 매주 금요일에 주말요금을 적용해왔다고 한다.

극장사업이 수지가 맞지 않아 일부는 문을 닫았고, 전국 극장업계가 요금을 올리기는 했지만 CGV익산은 해도 너무한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호남 7개 CGV 가운데 익산만 금요일에 주말요금을 받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다른 지역은 주말에도 평일요금을 적용하고 있다.

타 지역은 다른 극장과 경쟁관계에 있어 고객을 뺏기지 않기 위해 그런다지만, 익산에 극장이 하나밖에 없다는 이점을 내세워 형평성을 고려하지 않는 배짱영업을 해도 되는 것인지는 별도의 문제다.

디지털영사기 도입에 수천만원이 들었다고 하지만 CGV익산만 시설투자를 하고 나머지 지역은 손 놓고 있었던 것도 아니다.

인근 전주시의 경우 60여만명의 인구에 6개 극장으로 10만여명당 1개 꼴이다. 이에 반해  CGV익산은 30여만명의 익산시 수요를 혼자 독식하는 구조다.

세계의 부호 빌게이츠와 버핏이 국가의 시장 개입을 주장한 것도 대기업과 부유층의 시장지배 및 이윤독점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물가대란이 심각한 상황에서 극장 대기업으로 꼽히는 CGV가 서민들의 고통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는 점은 그릇된 상혼의 반증으로 볼 수 있으며, 현 정부의 물가정책 기조와도 맞지 않는다.

이제라도 ‘CGV익산’은 요금방침을 수정해 시민들이 문화를 향유하는데 걸림돌을 없애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