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민이 매일 먹는 물에 돼지 배설물이 섞여 들어왔다는 것은 충격적이다.
물론 이 문제가 익산시청의 잘못은 아니다. 시민의 상수원인 완주군 비봉면 비봉천변 인근의 대형축사에서 가축분뇨를 하천에 무단 방출한 데 따른 것이다.

돼지 분뇨가 섞인 비봉천 물은 정화되지 않은 채 익산시민의 식수 이동통로인 '대간선수로'에 연결된다.

비가 많이 오고 오염도가 심각할 때 가끔 배수문을 열어 비봉천 물을 만경강으로 흘려보내고 있지만 드믈게 실시된다.

축사 경영자가 상시적으로 분뇨를 무단투기했다는 현지주민들의 말을 통해 익산시민은 최소 수년 동안 분뇨가 섞인 물을 정수해 먹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최근 완주군청과 주민들은 축사 경영자를 경찰에 고발했고, 이 문제로 현재 축사운영은 중단된 상태지만 조만간 새로운 사업자가 나서 돼지를 기를 것이라는 게 주민들이 주장이다.

이런 측면에서 익산시는 두 가지 대책을 내놔야 한다.

우선 향후 무단투기가 근절될 것이라는 보장이 없는 만큼 완주군청과 전라북도청에 축사폐쇄를 강력히 요청해 관철해야 한다.

문제가 터질 때마다 완주군청의 일시적인 단속과 지도만으로는 익산시민의 상수원을 깨끗하게 지킬 수 없다.

일반 하천이라면 몰라도 시민의 생명줄이 달린 문제다. 필요하다면 시민과의 연대도 고려해야 한다. 

둘째, 더 강화된 기준을 적용해 수질을 검사해야 한다. 익산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상수행정의 문제는 법적으로 정해진 항목과 추가 권장항목만 검사한다는 점이다.

전국의 거의 모든 하천에 축산분뇨나 농약, 살충제 등의 유해물질이 침투하고 있는데도 이런 성분들을 의무적으로 검사하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 있지 않다.

특히 축사에서 상시적으로 사용하는 살충제와 가축 체내에 투입하는 의약품 및 가축이 먹는 사료 속에는 수질검사 항목에 들어 있지 않는 유해성분이 많이 함유되어 있다.

이런 성분들은 우리 몸 속에서 내분비계 교란을 일으키는 환경호르몬 유사물질이다.  따라서 수질검사 결과가 먹는 물 기준에 적합하게 나왔다고 해서 마냥 안심할 수만은 없다.

익산시는 하루빨리 다양한 유해물질을 처리할 수 있는 수질검사기준과 시행지침을 마련해 시행해야 한다.

비용과 인력이 더 투입되더라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문제다. 시의회에서 시민의 식수 문제를 도외시할 수 없음은 불문가지다.

탈·편법 가담하는 전문직들 양심 회복 바란다

일부 전문직업인들이 자신의 직능을 이용해 편법과 탈법을 일삼으면서 이익을 편취하고 타인에게 피해를 입히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최근 익산의 한 공인중개사가 기획부동산 및 법무사와 결탁했다. 익산 근교의 덩치가 크고 가격이 싼 땅을 매입한 뒤 지적도상 마치 도시계획과 연결된 것처럼 분할했다. 누가 보아도 도시개발이 시행될 토지로 보이게 만들었다.

해당 기획부동산은 이같은 지적도 상 분할된 모양을 투자자들에게 보인 뒤 현혹해 비싼 가격에 매매하는 수법을 이용해 거액의 돈을 벌어들이고 있다. 피해자들 가운데는 평생 힘든 노동으로 피와 땀을 쏟아 번 돈을 통째로 쏟아 부은 경우가 많다. 공인중개사나 법무사가 서로 짜고 자신들이 알고 있는 법률지식을 편법으로 악용해 투자자들의 약점을 교묘하게 파고들어 이익을 편취하고 있는 현장이다. 

최근 국세청은 변호사 등 전문직 고소득 자영업자들에 대한 기획조사에 착수해 탈루와 탈세혐의를 밝혀냈다. 국세청은 지난 25일, 올 상반기 동안 전문직 등 취약분야 사업자 274명에 대해 세무조사를 벌여 총 1,534억원을 추징했다고 밝혔다.

특히 법관·검사 출신 변호사들로 구성된 A법무법인은 변호사들의 개인공과금, 활동비 등에 사용할 목적으로 고액 사건 수임료를 법인계좌가 아닌 직원명의 계좌로 입금받아 관리해 왔다. A법무법인은 이 같은 방법으로 수입금액 21억원을 탈루하다 과세관청에 적발돼 20억원의 세금을 추징당했다.

세법을 잘 아는 회계사들도 세금 빼먹기에 빠지지 않았다. 국내 대형 회계법인 간부들로 구성된 B회계법인은 근무하지도 않은 회계사의 친인척 명의로 인건비를 허위 계상해 수입을 23억원이나 줄였다. 국세청은 B회계법인에 세금 10억원을 추징했다.

특히 국세청은 법을 집행하고 판결하던 판검사 출신 변호사들이 '사회적 모범'이 되기는 커녕 고소득을 숨기기 위해 소득을 탈루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양심과 도덕을 가장 큰 덕목으로 삼고 법을 원칙으로 삼아야 할 사회지도층이 지식을 악용해 남의 눈에 피눈물을 흘리게 하는 행태는 반드시 척결되어야 할 대상이다. 이들의 행태는 사회의 질서를 어지럽히는 것으로 지극히 위험하다.

자신이 현대판 해적의 지위에 있는지 아니면, 양심과 전문인의 지위에 있는지 성찰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