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내린 아열대성 호우로 익산시는 23억원 가량의 피해를 입었다.

익산지역 전체가 물에 잠겼는데 피해액이 이렇게 적게 나온 것에 대해 시민들은 의아해 하고 있다.

정부가 정한 기준으로 피해액을 산정하다보니 시민과 농민이 납득할 수 없는 수치가 나온 것이다.

전라북도와 익산시의 집계 결과를 보면 공공시설 피해액은 19억8천500만원, 사유시설 및 농작물 2억6천900만원이다. 실제로 23억도 채 안 되는 금액이다.

농작물 5천300헥타르(㏊)가 물에 잠겨 피해를 입고 가축 2만여마리, 농경지 14헥타르가 유실 또는 매몰됐다. 또 건물 49동이 침수되거나 반파·전파되고 축사 1개소가 파손됐다.

그런데 피해액 규모가 3억원도 채 되지 않는다는 것은 현실과의 괴리감이 너무 크다.

이에 반해 공공시설 피해규모를 보면 도로 955미터와 국가 및 지방하천 제방 345미터, 실개천 제방 140미터 등이 유실됐는데, 사유시설 피해보다 무려 여섯 배나 더 피해액이 산정됐다.

이런 상황에서 익산시가 할 수 있는 일은 법적인 기준대로 보상해주는 것과 농약을 뿌려는 주는 것, 인력과 장비를 투입해 공공시설을 조속히 복구하고 농민들의 일손을 덜어주는 것 뿐이다. 경제적인 피해는 농민들이 고스란히 안아야 한다.  

정부는 현재 논란이 있는 4대강사업에 집중하면서 온난화에 따른 재난방재시스템을 새로 갖추는 일에는 예산을 적게 지원하기 때문에 자치단체가 발을 동동 구르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이번 피해는 물이 제대로 빠지 않아 확대된 측면이 강한데, 수리시설만 제대로 갖췄어도 피해가 훨씬 줄어들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같이 정부가 재난방재시스템 구축에 소홀하다가는 전국이 매년 물난리를 겪게 될 것임은 불보듯 뻔하다.

이런 측면에서 정부는 지방에 지원할 예산이 없다고 변명할 것이 아니라 부유한 사람에게 세금을 더 걷어 재난방재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다급한 사회기반시설에 더 투자해야 한다. 이와 연장선상에서 피해보상 정책과 제도를 개선해야 함은 물론이다.

조배숙 의원은 시민요구에 화답해야

익산시민을 혼란에 빠뜨리며 유권자와의 약속을 저버리고 공당의 책임을 다하지 않은 민주당 익산을지역위원회는 대시민 사죄와 함께 책임을 져야한다.

하지만 익산을지역위원회를 총체적으로 지휘하는 조배숙 국회의원은 본인이 아닌 당 사무국장을 내세웠을 뿐 시민 앞에 당당히 얼굴을 내밀지 않고 있다.

지난달 28일 익산을지역위원회는 조배숙 의원이 빠진 채 사무국장과 몇몇 당직자들만이 시청 기자실을 방문해 최근 도의원의 조합장 출마와 관련한 사과성명을 읽었다.

조 의원을 대신해 사과를 했다지만 본인이 뒤로 물러나 있는 모양새는 좋지 않다. 

최근 민주당 익산을 핵심 당직자였던 김병옥 도의원이 조합장 선거에 출마해 지역의 비난 여론이 빗발쳤고 , 이런 여론이 당락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는 시민들의 정서가 민주당 익산을지역위원회를 심판한 것으로도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런데 또 다시 민주당 익산을에서는 조 의원의 측근으로 알려진 시의원이 도의원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는 유권자와의 약속을 성실히 지켜야 할 공당으로서 같은 실수를 재발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이해할 수 없는 정치 행보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김병옥 도의원의 조합장 출마가 비판받고 있는 상황에서 조배숙 의원이 시민반발을 의식하거나 최소한의 당내 의견조율을 하지 않았다는 반증이다.

익산을지역위원회가 공천했고, 익산시민과 전북도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라며 시민들이 마음을 모아 도의원으로 선택한 정치인이 개인적인 욕심이라는 비난을 받으면서도 농협조합장직에 출마해 이미 참패를 맛봤다.

이 과정에서 익산을지역위원회는 아무런 반응이 없다가 선거가 끝난 뒤 뒤늦게 사과했다.

혹시 조합장 선거에 영향을 미칠까 두려워 그런 것인지 석연치 않다.   

그런데  민주당 익산을지역위원회가 이번에는 시의원의 도의원직 출마설로 비판 받고 있는 것이다.

시민단체가 도의원 공천 포기와 보궐선거 비용 5억원을 배상하라고 요구하는 상황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김병옥 도의원의 농협조합장 출마를 조배숙 의원은 막지 못했다. 중재력 부재를 여실히 드러낸 결과로 분석된다.

그런데 또다시 시의원의 도의원 출마설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조배숙 국회의원의 조직장악력이 어느 정도인지 의심해볼만한 단서다.

시민사회단체의 주장대로 민주당 익산을지역위원회는 시민혈세 5억원을 낭비하는 책임을 지고 도의원 후보를 공천하지 않길 바란다.

조배숙 의원은 특히 본인이 직접 나서 해명할 것은 해명하고 시민에게 사과할 것은 사과하는 당당한 정치를 보여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