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부터시작된 익산시 행정사무감사가 완료됐다. 이번 정례회 사무감사에서는 익산시의회가 활발한 의정활동을 펼쳤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일부 의원들의 불성실한 준비, 그리고 공무원들의 회피성 발언도 많았다는 지적도 따른다.

이번 사무감사는 전반적으로 대과는 없었다는 평가다. 성실한 의원들의 책상에는 서류뭉치가 가득했고, 사전 준비한 관련 자료들이 책상에 수북이 쌓였다. 이들 이원들의 질문이 시작되면 공무원들의 긴장 강도가 높아졌고 다른 동료의원들의 관심도 증대했다.

많은 의원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익산시의 행정을 견제하고 부적절한 행정행위를 지적하는 의회 활동상을 보였다.

하지만 일부 의원들은 업무를 완전히 파악한 후 잘못된 점을 지적하는 것이 사무감사의 주가 되어야함에도 불구, 준비성 없는 질문과 사업의 세부내용도 모른 채 질문하는 경우도 많았다. 특히 자신의 지역구와 관련된 질문만 하는 의원도 있었다.

몇몇 의원은 꾸어다 놓은 보릿자루처럼 앉아만 있기도 했다.  행정사무감사에 응하는 공무원들의 자세도 각양각색이었다. 

일부 공무원들은 칭찬을 받았지만 많은 공무원들이 불성실하고 무능력한 모습을 보였다. 이들은 보통 "서류로 제출하겠다" , "추후에 보고하겠다" , "검토하겠다" 등의 틀에 박힌 답변을 하면서 상황을 모면하는 경우가 많았다.

공부하지 않는 공무원, 일하지 않는 공무원을 발견할 수 있는 현장이었다. 감사자료를 잘못 작성한 경우도 많았다. 일부 사실을 누락시키거나 잘못 기재한 경우도 속출했다.

행정사무감사는 공무원들이 증인으로 나서 증언하는 것이고, 자료는 증거자료로 제출하는 것이기 때문에 허위 또는 거짓자료 제출 시 사법적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 이는 결코 가벼이 넘길 사안이 아니지만 이를 망각한 공무원들도 많았다. 시민을 대변하는 의회를 경시하는 행태라고 할 만하다.

행정사무감사는 시민들의 눈과 귀, 그리고 시민을 위한 자리가 되어야 한다. 엄격한 의원들의 활동과 공무원들의 성실한 행동을 기대한다.

외부감사관 제대로 활용해야

지난 1월 익산시가 청렴한 공직사회를 만든다며 전북 최초로 외부기관 출신 감사관을 채용했다.

익산시장의 직접 지배 아래 있는 시청 공무원이 감사담당관이 될 경우 '봐주기식'으로 감사할 가능성이 상존했고 이런 관행으로는 청렴하고 부패 없는 공직사회를 이룰 수 없다는 판단에서였다.

그렇다면 외부감사관 도입이 그 취지에 맞게 감사시스템을 정비했는지, 이런 시스템이 실제로 가동됐는지는 그 성패의 관건이다.

실제로 감사원 출신인 익산시청 감사담당관은 문제가 있을 때만 본청 부서를 감사하는 기존의 관행을 개선하지 하지 않고 그대로 지켜오고 있었다.

익산시는 시청 본청이 상급기관의 감사를 받기 때문에 감사가 중복될 우려가 있고 공무원들이 감사기간에 업무를 할 수 없어 특별한 상황이 없는 한 본청은 감사하지 않는다는 이유를 내세우고 있는데 이는 변명에 불과하다고 본다.

이는 당장 공평무사한 원칙을 적용해 공직사회를 청렴하게 만든다는 외부감사관제 운영의 기본 취지에 어긋난다. 둘째로 본청 사업부서 및 인허가부서를 제외한 읍면동사무소만을 집중감사하는 시스템 갖고는 만연된 공직비리를 퇴출할 수 없다.

그렇지 않아도 공무원은 신분상의 이유로 일반인보다 양형이 가벼운 특혜를 입고 있고, 본청을 감사해 비리를 적발해도 솜망방이 처벌로 그치는 경우가 많은 상황이다.

2009년과 지난해 공무원 징계현황 및 검경수사자료를 보면 시청 공무원의 비리가 각 사업부서에 얼마나 만연돼 있는지, 그러면서도 얼마나 가벼운 처벌에 그치고 있는지 한 눈에 들어온다.
비리의 내용도 불량하기 짝이 없다. 뇌물수수나 불법·편법적 업무 추진, 직뮤유기, 허위공문서 작성, 횡령, 배임 등 일반인들도 깜짝 놀랄만한 것들이다.

이런 상황에서 익산시가 '서로 칭찬해주자'면서 시민운동을 벌이는 것은 목적은 좋지만 우스꽝스럽다.

그 보다 먼저 익산시는 지역의 이미지를 훼손하고 있는 주범이 비리공무원이라는 것을 명확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 언론 때문에 이미지가 안 좋아졌다느니, 고소고발이 난무하기 때문에 이미지가 실추됐다느니 하는 것은 잘못된 인식이다. 각 공공기관에서 공무원이 엄정한 중립을 지켜야 사회 제반 분야가 제자리를 잡는 법이다. 익산시는 하루라도 빨리 외부에서 채용된 감사담당관이 본청을 수시 감사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정비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