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익산문화관광재단이 이사장(익산시장)의 업무를 대행하는 상임이사 체제에서 재단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보장하는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했다.

하지만 대표이사가 취임한 지 두 달이 지나가도록 가장 시급했던 인력충원 조차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재단 조직의 결원은 '문화재단' 시절부터 수년 동안 지속되어 온 문제다. 그러나 익산시는 재단에 정원 인건비를 배정하지 않고, 현원의 인건비만을 편성해 왔다. 이로 인해 재단은 결원이 생겨도 채울 길이 없는 상태가 되었다.

그런 식으로 재단 인력은 56%에 해당하는 14명이나 유실되었다. 25명의 정원 가운데 11명이 남아있는 것이다. 떠난 사람들의 업무를 대신 져야 하는 남은 사람들의 격무가 더이상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된 배경이다.

최근 6개월여 사이에 결원이 4명이나 발생한 것이 그것을 단적으로 방증한다.

뿐만 아니다. 익산시는 지난해 11월 '익산문화재단'을 '익산문화관광재단'으로 공식 출범시키면서 관광진흥팀 인력 3명에 대한 인건비를 편성했고, 의회가 이를 승인했다.

하지만 재단은 반년이 지나도록 신규 정원 3명을 채용하지 않았다.

가뜩이나 살인적인 업무에 시달리는 재단 직원들이 추가된 관광분야 업무까지 떠안게 되었다. 이런 상태에서 재단의 '정체성 확립'이나 '조직쇄신'은 먼 나라의 얘기 일 뿐이다.

새로 취임한 대표이사가 가장 먼저 했어야 할 일이 '인력 충원'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백번 양보하고라도, 적실한 인력을 확보하지 않고서 조직쇄신을 어떻게 하겠는가.

지역사람들이 염원하는 정체성은 또 어떻게 확립하겠는가.

문화기획 집단이어야 할 재단의 직원들이 익산시가 떠맡긴 일과 선정된 국가 공모사업 수행 같은 기본적인 업무를 처리하는데에만 평일·주말 할 것 없는 초과근무에 시달리고 있다. 그렇다고 직원들에 대한 처우가 좋은 것도 아니다. 급여 수준만 보더라도 전국 대비 중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모든 면에서 직원들의 이직을 부추기고 있다는 목소리가 쏟아지는 이유다. 문화·관광 정책개발이라는 재단 본연의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무엇보다 문화재단에 관광 기능을 추가하고도 관련 직원을 채용하고 있지 않은 것은 이율배반이 아닐 수 없다.

재단의 대표이사가 취임 이후 2개월 여 동안 인력 충원 절차에 나서지 않고 있는 것은 인력 충원의 화급성을 인식하지 못하는데서 비롯한다는 지적에 주목해야 한다. 재단의 대표이사가 왜 필요했는지, 재단을 향한 익산시민들의 여망이 무엇인지, 자신이 왜 재단의 대표이사인지를 아느냐 모르느냐의 바로미터이기 때문이다.

과부하가 걸려 연일 곡소리가 나는 조직에 무엇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이대로 방치하다가는 재단의 대표이사가 재단을 와해시키는 결과로 이어지고 말 것이다. 대오각성이 촉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