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가 직접 관리했던 읍면지역 환경미화업무에 대한 민간위탁 추진과정이 옹졸하고 비도덕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사전에 치밀한 계획 아래 민간위탁에 반대하는 환경미화원 노조에게는 잠시 기다려달라고 해놓고 일정을 공개하지 않은 채 좁은 공간에서 수탁업체를 결정했으며, 노조에게는 이틀 후 형식적으로 면담을 해주겠다고 통보했다.

결론적으로 말해 지금과 같은 방법은 정당하지도 않을 뿐더러 졸속적인 추진방법이기 때문에 민간위탁과정을 즉시 중단하고 성실하게 교섭에 나서야 한다.

사업을 추진하는 익산시청의 가장 큰 문제는 교섭 자체를 하지 않으려는 것이다. 익산시 스스로 법을 집행하는 기관이면서 노조에 합법적으로 부여된 단체교섭권을 부정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모든 것을 미리 결정해 놓고 밀어부치는 식으로 나가고 있다고밖에 달리 설명할 방법이 없다.

익산시는 환경미화원들이 민주노총에 가입한 것이 복수노조 설립인지의 여부를 고용노동부에 질의했고, 회신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어디까지가 진실인지 신뢰하기 어렵다.

지난달 31일 고용노동부 익산지청에서 합법적인 노조설립이라고 몇 시간만에 회신해준 사항을 고용노동부 과천청사에서 일주일 넘게 회신을 안 해주고 있다는 게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익산시의 행태가 문제되는 것은 비도덕적라는 데 있다.

고용노동부의 회신이 오지 않았다면 수탁자 선정을 미뤄야 하는 게 당연한데, 노조와 단체교섭을 해야 할지의 여부를 놓고 고민하는 과정에서 은근슬쩍 민간위탁업체를 결정한 것은 노조 뿐만 아니라 시민들을 기만하는 행위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이렇게 권한을 남용하는 방식으로 익산시가 하고 싶은 사업마다 제멋대로 추진한다면 익산시 행정 자체가 불신을 받을 수 있고 다른 사업에서도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신뢰는 사회의 중요한 자산이다. 익산시는 시민의 신뢰가 무너지지 않도록 정당한 권한을 행사하기 바란다.

인구 늘리기 무리수 누구를 위한 것인가

홍수로 산 위에서 밀려오는 물을 갑작스레 막을 수 없다. 평소 보를 만들지 않고는 갑자기 불어나는 거대한 물을 막을 수 없다. 익산시가 '내고장 주소갖기 운동'이라는 미명하에 추진하고 있는 공무원들을 통한 인구늘리기사업은 마치 홍수 앞에 무방비 상태로 뛰어드는 형국이다.

최근 공무원들 여론과 분위기는 죽을 맛이다. 익산시가 부시장 주관 하에 일명 '내고장 주소갖기 운동'을 추진하면서 격주로 국.소.단장을 통해 실적을 보고토록 했고, 부서별로 매월 정해진 일시에 추진상황 보고회를 개최하면서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기 때문이다.

익산시가 부서장 책임하에 실적관리를 하고 있기 때문에 공무원들의 실적이 각 부서 안에서 드러난다. 이 실적이 인사에까지 영향을 미칠 개연성을 부인할 수 없기 때문에 공무원들의 부담감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무늬만 '내고장 주소갖기'이지 실제는 위장전입 부추기기라는 볼멘 목소리가 저변에 팽배하다.

이래서야 쓰겠는가. 50만 인구 도시를 주창하면서 익산시는 그동안 이렇다 할 인구늘리기 정책을 추진하지 않았다. 최근 들어서야 원광대학교 기숙학생을 찾아다니면서, 군부대를 다니면서 주소지 이전을 호소하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기업인들 주소 옮기기를 위한 방문도 이제서야 적극성을 띠고 있다. 평소에 했어야 옳았다.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있다. 익산시의 내고장 주소갖기 운동 마감 일자도 19대 총선 선거구 인구확정 기준일인 올 8월 30일로 맞춰져 있다. 게다가 익산시가 목표로 하고 있는 인구 유입 목표치 역시 국회의원 선거구 2개를 충족하기에 부족한 인구 1,700명보다 약간 상한선인 1,900명에 맞춰져 있다.

명백한 정치적 상황에 익산시의 행정력이 집중되어 있는 대목이다. 익산시의 행정 수뇌부가 부끄러워 해야 할 대목이다.

전주시의 경우 일체 이러한 형태의 인구늘리기 사업이 없다. 군산시의 경우도 인구늘리기 사업이나 특별한 이벤트성 행사를 하지 않고 있다. 

군산시의 경우 올해 1천130명의 인구가 증가했다. 평소 인구늘리기 사업을 업무에 분장해 기업유치시 본사 및 계열사 방문, 장학사업 등을 행한 결과다. 하지만 익산시 업무분장에는 인구늘리기 사업이 없다.

익산시의 행정은 시민의 삶의 질 향상을 목표로 해야지 순간의 정치적 역학관계를 위해 움직여서는 안된다. 분명 공무원의 정치개입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국회의원이 2명이어서 각종 국책사업을 비롯한 국비확보에 도움이 되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평소에 뒷짐지고 있다가, 발등에 불이 떨어지자 위장전입 조장 논란을 일으키는 등 무리수를 두는 것은 여러모로 바람직하지 않다. 익산시 책임자들이 깊이 숙고할 일이다. 허왕된 50만도시 익산이 아닌 10만명이 살아도 행복한 도시 익산이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