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새로 인한 고통이 지속되는 익산이지만 어떤 시장이 와서도 악취 문제를 말끔하게 해결하지 못했다. 악취를 해소해야 할 공무원이 악취의 원인은 시민들의 민감한 후각 때문이라고 말하기 서슴지 않는데 악취가 해결된다면 그게 코미디다.

왕궁가축분뇨공공처리시설의 문제 해결도 마찬가지다. 의회의 승인도 없는 위법적 협약에 꽁꽁 묶여 수십억 원의 세금을 손해 보면서 끌려 다니고 있는 쪽은 익산시다. 몰라서 그런다면 이해라도 하겠지만 아무리 지적해도 요지부동이다. 그렇게 끌려 다니는 것을 즐기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악취 문제가 민감한 후각에서 비롯됐다는 것처럼 왕궁가축분뇨처리시설 문제도 쓸데없는 기우라고 치부해 버리는 꼴이다. 시민들의 지적에 철저하게 눈·귀를 닫아버린 행정이다. 이상하리만치 업체 측의 입장은 잘도 수용하는데 말이다.

참다못한 시민들이 검증을 요구하고 나섰다. 업체가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지 기술 감정을 해보자는 거다. 이러한 시민들의 요구는 행정이 쌓아 온 불신이 불러온 것이다. 검증에 들어가는 비용 10억원도 그동안의 불신행정이 만든 빚이나 다름없다.

시설 운영도중 온갖 문제점이 드러났음에도 행정은 마땅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소송은 돈을 물어주기 위한 창구로 보일 정도다.

시민들의 검증 요구를 다시 한 번 정신병적 불신이라고 치부해 버릴 것인지 심히 우려스럽다. 불신을 불식하기 위해서는 정 시장의 결단이 필요하다. 책임을 회피하지 말고 책임을 지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