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은 익산시에게 다사다난한 한 해였다. 인구 30만이 사는 도시에 많은 일들이 발생하는 것은 당연지사겠지만 ‘다난’한 것조차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치부해서는 안 될 일이다. 더 이상의 어려움을 견디고 이겨내기 힘들 정도로 익산시는 여러 난제를 짊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낭산면 폐석산 불법폐기물 매립사태는 1년 넘게 경과됐지만 땅속에 묻힌 맹독성 폐기물을 한 삽도 퍼내지 못하고 있다. 지하수 오염과 침출수 유출로 인해 인근 농민들의 한 해 농사를 망친 것도 모자라 앞으로 계속 농사를 지을 수 있을지조차 모를 만큼 심각한 상황이다.

이에 더해 장점마을 집단 암 발병 사건 역시 익산시민들을 불안에 떨게 만드는 환경적 재앙이었으며 고질적인 악취 문제 역시 익산시민들을 힘들게 한 난제였다.

모현 우남아파트 안전문제도 해결이 난망한 채 해를 넘기게 됐다. 특히 익산에도 지진이 발생하고 포항 등 타 지역에서 발생한 지진의 여파도 경험하면서 더 불안해졌다.

긴급대피명령 발령 후 이도저도 아닌 채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익산시가 최근 국토부의 주거지 지원형 공모사업에 참여했지만 수포로 돌아갔다. 행정에 대해 불신이 깊은 주민들부터 설득이 필요해 보인다.

익산시 시청사 신축문제도 마찬가지다. 2003년 건축물안전진단에서 D급 판정을 받은 시청사를 보수보강하며 14년째 써오고 있지만 언제 문제가 다시 발생할지 모르는 일이다.

2007년 신축을 추진하다 1,000억원이 넘는 공사비를 감당할 수 없어 포기했는데 현재도 여전히 감당할 수 없는 재정여건이다.

익산시는 국토부 공모 사업으로 주거복합청사 개발이라는 대안을 내놨지만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에 선정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전임 시장 시절 추진이 중단된 하수슬러지 처리시설 공사는 하수찌꺼기 감량화로 방향을 선회했지만 총 사업비 약 210억원 가운데 내년도 국비 반영 액수가 10억원에 불과해 목표인 2021년 준공이 위태로워졌다. 이에 하수슬러지 처리 비용과 악취 등의 손해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산단 분양 저조 현상 역시 익산시가 안고 있는 부담이다. 연무IC와 산업단지를 잇는 진입도로 개설이 터덕거리며 3산단 분양이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함열LED농공단지는 분양될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국가식품클러스터도 50%를 넘지 못하고 있어 2단계 사업 추진의 동력을 얻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밖에도 웅포관광지 개발은 좌초된 채 방치되고 있으며 미세먼지가 타 도시에 비해 높게 측정돼 시민들이 불안함 속에서 생활하고 있다. 교육여건 개선도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했고 인구감소 현상은 지속돼 결국 11월 말 기준 30만 명 이하로 떨어지며 시민들에게 충격을 선사했다.

이러한 것들 외에도 산적한 난제들은 지방정부 자체 힘으로 손을 쓰기 힘든 것부터 힘을 쏟아도 당장 효과를 보기 힘든 것들이 대부분이다. 더구나 수년에서 수십 년 동안 해결하지 못하고 미뤄왔기 때문에 오늘의 세대에서 발생한 난제에 과중한 짐이 더해지게 된 셈이다.

한 가지씩이라도 해결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미래 세대에 빚을 떠넘기는 일이 더 이상 이어져서는 안 된다.

모쪼록 2018년에는 전국체육대회의 성공 개최와 같은 일들은 듬뿍 일어나고 어려운 일들은 발생하지 않는 너그러운 한 해가 되길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