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이후 줄곧 고공 지지율을 보이던 문재인 정부가 ‘북핵(北核)’과 인사(人事) 문제를 거치며 주춤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북한의 핵문제는 스스로 제어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점에서 차치하고 나면 인사 문제가 가장 큰 마이너스 요인이라고 하겠다.

인사가 만사(萬事)라는 말이 떠오르는 시점이다. 사람을 잘 채용해 적재적소에 배치해야 모든 일이 잘 풀린다는 뜻이라는 것은 누구나 아는 순리다.

그런데 익산시를 책임지고 있는 자칭 행정의 달인은 이 말을 오해하고 있는 게 아닐까 의심될 정도다. 4급 상당의 식품산업정책보좌관과 5급 식품클러스터담당관을 공석으로 둔 채 보름이 넘도록 인사 조치를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는 이유라도 있다면 모르겠지만 그런 핑계거리도 없다. 우발적으로 발생한 인사공백도 아니다. 익산시가 4급의 임기제 공무원을 채용하면서부터 이미 예견된 일이기 때문이다.

익산시청에서 5급 사무관으로 근무 중이던 공무원이 채용에 응시했고 합격했다. 그는 8월 말 명예퇴직했으나 아직까지 정식으로 임명받지 못한 채 근무하던 곳에 출근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미 퇴직한 직장에서 결재권도 없는 근무를 하고 있는 웃지 못 할 일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그런 가운데 두 자리의 공석 기간은 하염없이 길어지고 있다. 임용권자는 지체 없이 결원을 보충해야 한다는 의무거 있다는 것을 정헌율 시장은 애써 잊은 척 하는 것일까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이렇게 인사가 삐걱대면 어김없이 시청 안팎에서 잡음이 들려온다. 특정인을 염두에 뒀다느니 누가 적임자인지 충성 경쟁을 붙이고 있다든지 하는 잡스런 소문이 커지는 것은 그러한 양분을 제공하고 있는 임용권자의 탓으로 볼 수밖에 없다.

인사가 곧 만사라는 쉽고 간단한 명제를 무시하는 행정이다. 불법도 묵과하며 공직사회에 숱한 악다구니들을 부추기는 행정이다. 그러는 동안 발생한 갈등비용은 고스란히 시민에게 물리는 행정이 안타까운 시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