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가 유스호스텔과 노인전문요양병원 건립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이 시설들은 필요가 없거니와 당장 급한 사업도 아니다.

전라북도 감사관실에서 절차가 잘못됐다는 지적을 받아 무상사용 방식으로 가야 하는 유스호스텔의 경우 익산시는 손님을 맞이할 시설이 없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변하지만 설득력이 떨어진다.

익산시에 정말 필요한 시설은 호텔 등 고급 숙박시설이나 컨벤션센터로서, 비지니스와 회의가 가능한  시설들이다.

청소년들이 주로 이용하는 유스호스텔은 기왕 있다면 좋겠지만 현재 상황에서 그리 급한 것이 아니다. 장소도 적절하지 않다. 익산 시가지 내에 건립한다는 것은 호스텔 건립의 취지에도 어긋난다.

오히려 민간투자를 이끌어내 고급 숙박·회의시설을 확충하는 편이 현명하다. 노인전문요양병원은 두말 할 것도 없다.

김완주 전북지사가 지난달 31일 익산을 방문해 밝혔듯이 익산시를 비롯한 전라북도의 노인요양시설은 이미 수요를 초과한 상태다.

2009년 전라북도 통계에 따르면 전북의 노인요양병원은 59개로, 전국에서 1위다. 병상은 전국 평균 두 배나 많고 많은 병원들이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다.

익산에 있는 노인전문요양병원은 현재 10개소로 전주 군산과 함께 도내 최고 수준이다. 일부 병원에서는 환자가 없어 시설을 놀리고 있고, 타 지역의 환자를 끌어오기도 하는 등 이미 시설은 넘쳐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고급 요양병원이 없다는 이유로 막대한 세금을 들여 200병상 규모의 병원을 신축한다는 계획은 시민들의 입장에서 볼 때 황당하기 짝이 없는 것이다. 

유스호스텔과 노인전문요양병원 신축비는 무려 131억원으로, 익산시가 한 해 거둬들이는 지방세를 비롯한 자체수입 총액의 무려 10%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재정형편이 어려워 현안사업을 제대로 추진할 수 있을까 걱정되고, 산업단지를 짓느라 빚을 몽땅 진 판에 거액의 세금을 불필요하고 급하지 않는 곳에 써야 할 이유가 없다.

특히 익산시는 인건비를 절감하기 위해 화장장이나 도서관, 체육공원 등 공공시설을 민간에 위탁하면서 이곳에 파견된 공무원을 불러들이려 하고 있다. 노인요양병원을 지을 경우 관리비와 운영비, 수십 명의 인건비를 어떻게 감당할지 눈 앞이 캄캄하다.

경영난에 허덕일 경우 어떻게 적자를 해소할지 대책도 없다.  나중에는 병원 운영의 전문성을 확보하고 공무원 인건비를 줄인다며 민간의료법인에 위탁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
이렇게 되면 세금은 세금대로 낭비하고 특정 법인이나 단체에 병원 운영의 특혜를 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금이라도 익산시 공무원들은 시민에게 봉사하고 예산을 절약한다는 공직자 본연의 마음을 갖고 유스호스텔과 노인전문요양병원 건립계획을 전면 재검토 하기 바란다.

쌀소득보전직불금 재논의 바란다

익산시 쌀소득보전직불제협의회(이하 협의회)가 '쌀소득등의보전에관한법률'의 '토지본위'  직불금 수령 규정을 지키지 않고 '대인본위'로 임의대로 결정했다. 협의회는 또 30ha 규모의 농가까지 지불해야 한다는 규정을 어기고 5ha 규모 농가 이내로 제한했다. 직불금을 수령치 못하게 된 농촌의 미아 737개 농가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협의회가 법률의 규정을 따르지 않고 대인본위로, 5ha 이내 농가로 제한해 결정한 것은 소규모 농가를 보호한다는 명분이다. 하지만 이로 인해 두가지의 분란이 야기됐다. 첫째, 5ha 초과 30ha이하 면적의 농사를 짓고 있는 737개의 농가들이 부농이라는 이유로 직불금을 받지 못하게 됐다. 둘째는 익산과 경계를 이루고 있는 타 지자체와의 갈등이다.

협의회가 "익산시에 거주지를 두고 있는 농가에게만 직불금을 지원한다"는 대인본위 방침으로 한정했기 때문에 익산시 권역 밖에 거주하면서 익산 땅에서 경작을 하고 있는 농가는 익산시로부터 직불금을 받을 수 없게 됐다. 익산과 경계를 두고 있는 군산과 강경 등 타 지역에서는 법률에 따라 '대지본위'로 직불금을 지원하고 있는데, 타지역에 거주하면서 익산시에서 토지를 경작하는 농가의 경우 익산시에 직불금을 신청해도 받을 수가 없게 된 것이다.

익산시의 이런 부적절한 행태는 군산시를 자극했다. 군산시는 군산지역에 소재한 토지에서 경작하는 익산시 거주 농가에게 직불금을 지원할 수 없다고 방침을 바꾼 것이다. 익산시협의회가 이처럼 전국 타 지자체의 행정과 발을 맞추지 않아 심각한 혼란이 초래된 것이다.

소규모 농가를 보호한다는 명분이지만 결과적으로 소규모 농가만 배불리기 위한 이기적인 욕심이 아니냐는 의혹도 불렀다. 쌀소득보전직불금에 대한 재논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