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법 위반 혐의로 인신구속 상태에 있는 이한수 전 시장의 원심 선고가 3주나 늦어졌다.

지난 18일로 예정됐던 원심재판 선고일 하루 전에 검찰이 법원에 변론재개를 신청했고, 당해 법정이 그것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그러자 익산지역 정가 일각에서는 볼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끝날 줄 알았던 재판이 다시 열리면서 이 전 시장의 출소 여부가 늦춰진 탓이다.

검찰의 행태가 심상찮다는 정서가 지배적이다.

법정에서 당해 재판의 심리가 모두 종결됐고, 결과의 공표만을 앞둔 상황에서 스스로 웃음거리를 자초한 데는 반드시 이유가 있를 것이라는 관측에서 비롯한 의구심이다.

특히, 지난 25일 속개된 재판에서 검찰은 두 가지 공소사실을 변경했는데, 그것은 재판 과정에서 피고측 변호인이 줄곧 제기했던 주장을 받아들이는 것에 불과했다.

이한수 전 시장이 베트남 현지인에게 미화 500불을 제공한 것이 아니라 미화 500불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제공했다는 변경이 그 하나이고, 이익을 제공받은 기자들과 연고가 있는 익산갑 선거구민을 특정하지 않았던 것을 특정하는 변경이 그 하나다.

우선 검찰의 공소장 변경 내용이 새롭지가 않다. 쟁점에 해당되기는 하나 꼭 변론을 재개할 사유였느냐는 질문에 대답이 군색할 수밖에 없다.

더구나 검찰의 공소장 변경 내용은 사건에 대한 법리의 몰이해를 드러낸다.

심리가 진행되는 동안 변호인의 주장에 대응하지 않았고, 결심과 구형에 이르는 동안 그런 혐의사실 정정이나 연고자 특정은 불필요하다는 확신에 차 있었는데, 그걸 스스로 부정한 것이다.

그것은 다른 측면에서 무리한 인신구속과 짜맞추기식 수사를 의심받게 한다. 공권력의 확신없는 행위는 권한없는 행위와 같다.

게다가 검찰의 공소장 변경은 공소사실을 보강해 구형한 양형을 지키는 쪽이라기 보다는 스스로 부실수사 또는 사실을 오인했다는 것을 밝히는 것으로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그런데 선고 전날 선고를 가로막고, 무죄나 벌금형일 경우 출소할 피고인의 감옥살이를 무려 3주 동안이나 연장시킨 것이다. 실로 공소권 남용이 아닐 수 없다.

절차상의 문제는 없겠지만, 당해 검찰과 법원의 맹성이 촉구되며, 당해 사건의 판사와 검사는 인권교육을 다시 받아야 할 당위가 명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