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 인구가 갈수록 감소하고 있다.

인구감소는 비단 전라북도만의 문제는 아니며, 우리나라에서 서울이라는 일극체제가 유지되는 한 지방은 피해자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최근에는'서울공화국' '지방식민지'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서울이 수도의 지위를 고수하고 있고 서울과 그 주변에 인구의 절반이 몰리다보니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문화 등 모든 부문에서 일극 체제로 가고 있는 것이다.

모든 자치단체들이 경제성장과 인구늘리기에 집착하다시피 하고 있지만 현실은 녹녹치 않다.기업을 유치한다고 해서 당장 일자리와 인구가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는 현재 성장은 하지만 일자리는 늘어나지 않는 '고용없는 성장'을 하고 있다.  시장 접근성이 좋고 일자리가 많은 곳, 교육 수준이 높고 다양하고 질 높은 문화생활을 찾아 떠나는 것은 어디까지나 개인의 합리적 선택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지방은 중앙의 축소판이다. 지방에서도 1극 체제가 나타나고 있다. 각 지방에서는 그 지역에서 가장 인구가 많고 교육 문화 수준이 높은 곳으로 사람들이 이동하고 있다. 이른바 '덩치 큰 곳'으로의 빨대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전라북도의 인구는 180만이 위협받고 있는 반면 오히려 전주시의 인구는 늘어나고 있는 이유다. 인근의 광주 전남도 마찬가지다. 광주광역시의 인구는 늘고 있지만 전남의 인구는 감소하고 있다. 익산시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익산시는 최근 3년간 1만명이 넘게 인구가 줄었고, 선거구 분할 인구상한선을 넘긴 2004년 2개로 늘어났던 국회의원 선거구가 다시 통합될 수 있는 위기에 처했다. 위기라고 말하는 것은 익산시민과 전북도민을 중앙무대에서 대변할 수 있는 대표자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대의민주주의체제에서 대표자가 없거나 줄어든다는 것은 심각한 일이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익산시에서 교육공무원으로 근무하며 타 지역에서 출퇴근 하는 것은 삼가해야 한다고 본다. 거주 이전의 자유는 침해할 수 없는 기본권이지만 우리는 엄연히 전라북도라는 지역사회의 일원으로서 삶을 영위하고 있다. 게다가 공직자들은 지역사회의 발전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것이 도민들이 공무원들에게 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익산에서 일하는 교육공무원을 비롯한 모든 공직자들이 익산시의 발전과 인구늘리기 대열에 동참하기를 호소한다.

문화재를 불태우는 古都 익산시에 부쳐

문화재를 보수하는 인부들이 문화재와 관련된 실증자료들을 불태웠다는 주장이 뒤늦게 제기됐다. 더구나 추위를 이기기 위해 역사가 기록된 서책들을 불속에 던져넣었다 하니 실로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함라 3부잣집 가옥들은 전통양식과 일본건축양식, 근대식 건축문화가 녹아있는 독특한 건축물들이다. 이 가운데 조해영 가옥의 경우는 1986년 9월 전라북도문화재로 지정되었고, 김안균.이배원 가옥 역시 보존가치가 높은 민속자료와 향토유적이다.

이들 3부잣집이 소유한 농지는 함라,임피,군산지역까지 뻗어나가 전국적으로 유명했다고 전해진다. 익산을 지나는 사람치고 이들이 소유한 토지를 밟지 않고 갈 수 없다고 할 정도였다. 이들의 집에는 누구든지 묵어갈 수 있었고, 이들 부자들은 과객들을 잘 재우고 잘 먹이며 반드시 여비를 줘서 보내는 등 후덕한 인심의 표상이었다 한다. 또한 3부잣집에 속한 식솔들의 수가 수백에 이르렀으니, 그 집안의 내력 자체가 당시 함라의 생활상을 그대로 말해주는 사료일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2005년 익산시의 문화재를 대하는 태도는 낡은 집을 수리하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던 듯 하다. 현장 인부들을 단속하지 않는 바람에 3부잣집의 역사자료들을 불쬐기 용으로 사용하게 했고, 현장에 감독을 배치하지 않아 해체작업 과정에서 기록이 누락되었다. 그 바람에 3부자집 가옥의 문화재적 가치를 높일 사료가 멸실되었으며, 원형을 복원하지 못한 가옥의 상당 부분들은 문화재적 가치를 상실했다.

조해영 가옥의 경우 꽃 담이 북원됐는데, 당초 십장생 문양이 새겨져 궁궐처럼 화려한 모습은 온데 간데 없이 사라졌고, 초라하기 짝이 없고 작품성이나 예술성도 없는 정체모를 기법으로 담장이 축조된 것을 마주칠 수 있다.

불타버린 것은 돌이킬 수 없다. 하지만 향후 함라 한옥마을을 대하는 익산시의 마인드를 어떻게 개선해야 하는 가의 지침이 되고 있다. 문화재 보수는 관리. 감독. 기록을 통한 원형복원이 기본이다. 보존해야 할 것에 대한 관심과 신중하고 치밀한 원형 복원을 끊임없이 연찬할 것이 촉구된다.

문화재 인식 수준은 그 도시의 정체성을 좌우한다. 특히, 공무원들의 문화재에 대한 인식이, 문화재는 현장 인부들에 의해 좌우될 수 있다는 정도라면 고도 익산의 정체성이 있다고 말 할 수 있는 현주소인가를 자문해야 할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