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의 이번 상반기 인사에 거는 기대는 컸다. 잇따른 공직비리 사건으로 어수선한 데다 투서와 진정으로 얼룩진 공조직이 어느 정도 정화되고 안정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그러나 새로 설정한 인사 원칙에 따라 장기체류자들을 대거 이동시키는 바람에 일대 혼란을 겪었다. 처음있는 일이었기 때문에 충격도 컸다. 그러나 청렴성 제고와 환기를 통한 조직의 활력을 되찾겠다는 당초 취지에 기대를 건다.

무엇보다 이번 인사가 곧 이어질 내부개혁과 연계돼 공직기강이 바로서기를 바란다. 유기상 부시장이 밝힌바와 같이 무능공무원 색출이 한창 진행중에 있다. 이제 무능공무원들에 대한 재교육이 이어지고 다시 기회를 얻는 공무원과 퇴출되는 공무원들이 나올 것이다. 하지만 그런 내부개혁 절차가 진행되기 전에 공직기강이 바로서서 재교육 대상이 최소화되는 예방적 효과를 더 기대한다.

필벌의 원칙이 인사에 적용되는 것은 당초 인사의 목적에 부합한다. 이번 전보인사에서 업무평가와 물의를 일으킨 공무원들에 대한 조치가 적용되지 않은 것은 아쉬운 일이다. 무슨 일이든 시기를 놓치면 부담은 배가되는 법이다. 내부개혁 작업이 공무원노조를 의식한 나머지 용두사미가 되지 않기를 고대한다. 필벌의 대상이 되는 누구든지 가차없이 민생 현장을 몸소 뛰면서 진정한 공직자로 거듭나기를 바란다.

이에 앞서 이번 인사가 지금까지 정체되어 있던 6급 이하 하위 공무원들의 전면적인 변화를 추동하기 위해 단행되었던 만큼, 조직이 능동적으로 변하는 전환점이 되기를 바란다. 특히 간부공무원들의 이번 인사에 대한 취지 이해와 내부개혁의지에 대한 동참이 긴요한 상황이다. 거듭 강조하지만 익산시의 청렴도 높이기는 그 무엇보다 우선하며, 효율적인 조직으로 거듭나기 위한 공직기강 확립은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찾는 유일한 해법이다.

계약행위 따른 위약금 부과는 행정심판 대상이 아니다

다시 월권의 문제를 말할 수 밖에 없다. 전라북도행정심판위원회가 웅포관광지 제3지구(이하 웅포골프장) 조성사업 관련 심판 청구에 대해 권한의 범위를 일탈해 재결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발단은 익산시가 민간업자인 (주)웅포관광개발의 웅포골프장조성사업 실시협약 변경(안)과 사업기한 추가 연장 요구를 반려한 때문이다.

익산시는 이미 지난 2006년 12월 31일에서 2010년 12월 31일까지 4년간 사업기간을 연장해 줬으나, 아무런 진척이 없었으므로 더이상 사업을 추진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같이 사업자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이상 익산시는 (주)웅포관광개발이 사업기간내에 조성계획대로 사업을 완료하지 못한데 따른 지체상금을 물릴 수 밖에 없었던 입장이다. 사업기한과 그 기한내에 사업을 완료하지 못할 경우 부과할 지체상금 규모와 조건은 쌍방간에 체결한 협약으로 정해진 것이다.

다시 말하건대, 행정법으로 정하는 과태료 부과가 아니라, 사업자와 익산시가 상호 조율과 치밀한 검토를 통해 서로 감당 할 수 있는 내용들을 채택하여 협약을 체결했고, 공사기한과 지체상금 부과 규모도 그 중 하나라는 것이다.

이것은 신의칙의 문제다. 당사자가 책임을 져야하는 계약행위다. 여기에 행정법의 잣대를 들이 대야 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행정심판위원회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아니라 행정행위를 심판하는 기구이기 때문이다.

과태료와 같이 행정법이 정하는 벌과금이 아닌데, 행정심판위원회가 계약행위에 대해 왈가왈부하고 심지어는 그 행위가 비례원칙에 위배되었으니 취소해야 마땅하다고 재결하는 것은 행정심판위원회의 월권이 아닐 수 없다.

이렇듯 정체성조차 불투명한 전라북도 행정심판위원회가 왜 존재하는지 묻고 싶다. 혹, 장차 있을 전라북도의 행정행위를 정당화하는 면피용 기구가 아닌지도 묻고 싶다. 전라북도 행정심판위원회는 스스로 성찰해 보기를 바란다. 웅포골프장 관련 재결 결과가 정녕 온당했는가.

우선 심판 청구된 내용은 전부 심의를 하는 것이 아니라 심판청구 대상이 되는지를 검토해야 한다. 재결 내용이 단 한마디라도 월권이 될 경우 그 모든 재결 내용이 불신을 받기 때문이다. 전라북도는 행정심판위원회가 법률전문가 등으로 구성됐다는데 이런 말을 믿어야 할 지 의문이다.

특히, 익산시의 사업기간 추가연장 불허 조치가 월권이므로 허가권자인 전라북도지사로 하여금 판단토록 해야 한다는 행정심판위원회의 사업자 신청 인용 재결 역시 미심쩍다. 익산시는 4년 전에 이미 사업기한을 4년 더 연장해 준 바 있었고, 이런 협약변경에 따라 지체상금을 부과하지도 않았다. 전라북도는 그동안 무려 네차례나 종합감사를 실시한 바 있었다. 단 한 차례나 문제점을 지적한 바가 있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