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의 새로운 정치, 클린 정치를 표방하던 박경철 시장이 최측근 비리 시비에 휘말려 도덕성에 큰 상처를 입었다. 한 달여 동안 A계장의 이권개입 의혹에 대해 감사를 실시한 익산시 감사실은 A계장이 실제 특정 설계업체에 압력을 행사한 것으로 결론을 냈다. 오는 25일 열릴 예정인 인사위원회는 감사실이 A계장에 대해 중징계 의결을 요구한 안건을 처리하게 된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A계장은 두 건의 이권에 개입했다. 100억원대 사업인 주얼리집적화단지 설계 과정에서 특정업체의 자재를 설계에 반영하도록 압력을 행사하고, 마동주민센터 설계과정에서도 특정업체의 물품을 납품할 수 있게 하라고 압력을 가했다는 것이다.

특히, 이 같은 A계장의 비위행위가 채용된 지 불과 10일만에 발생했다는 점에서 충격적이다. 마치 채용되기 전부터 이권개입을 준비했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기 때문이다.

또한 박 시장이 이 문제를 조기에 수습하지 않고 한 달여 동안 방치하면서, A계장과의 '특수관계설'을 키운점이 시중의 입길에 올랐다. 게다가 박 시장은 A계장 사건이 불거진 이후 지금까지 아무런 입장표명을 하지 않고 있어, 두 사람의 검은 관계설이 눈 사태처럼 커져가고 있다.

박 시장은 A계장을 전문계약직으로 채용한 책임이 있다. A계장은 민선 6기 인수위원회 시절 행정총괄위원회 실무위원으로 활동했었다. 또 A계장의 지위는 익산시 정책개발 업무를 총괄하고 주요정책의 종합적인 기획 및 조정을 하는 요직이다. 최 측근을 익산시 핵심 부서에 채용하고자 할 때 심적인 부담이 커야 온당하다.

그래서 갖가지 오해를 불식시키고, 반드시 그 자리에 그 사람이 필요하다는 것을 설명하기 위한 검증 작업을 거쳤어야 한다. 논공행상 논란이나 부정한 일을 뒤에서 대신해줄 사람을 채용했다는 의심을 떨쳐내기 위해서도 치밀한 검증은 꼭 필요했다.

박 시장은 지금이라도 이 같은 일의 재발 방지대책을 마련하고 공식적인 대시민 사과에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