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철 시장이 익산시체육회를 '측근회'로 전락시켰다는 여론이 팽배하다. 더구나 2018년 전국체육대회를 익산시가 치러야 하는데, 이번에 인선된 40명의 익산시체육회 임원들 가운데 전문체육인들은 22.5%인 9명에 그쳐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박경철 시장은 취임 직후 "낙하산 인사와 정치적 보은인사 배제를 통해 익산시체육회의 정치색을 완전히 없애겠다"고 천명해 놓고 이를 전면적으로 뒤집어 신뢰를 크게 잃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새로 인선된 익산시체육회 임원들은 박경철 시장의 정치적 후원자이거나 박 시장이 정치적으로 구축한 인맥들이 대종을 이룬다. 선거 때 후원금을 내 온 인물과 민선 6기 인수위원장을 비롯한 인수위원들이 상당 부분 차지하고, 사전에 친분이 있는 인물들로 구성된 것이다.

그나마 영입된 전문인들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끌었고, 체육회를 도맡아 이끌어 갈 역량 있는 전문인은 인선과 관련해 박 시장과의 이견으로 초장에 사퇴하고 말았다.

이 같은 일련의 상황 속에서 박 시장의 거짓말은 시민들에게 사뭇 다른 절망감을 안겨주고 있다. 그가 무소속 시장이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남다르게 자유로울 것이라는 기대가 무너졌고, '시민이 시장' '시민의 시장'을 표방하면서 기성정치와 완전히 다른 정치를 보여주겠다는 약속이 허위로 드러난 탓이다.

박 시장이 자신의 진정성을 보여주고 싶다면, 체육회를 어설픈 정치조직으로 인식하는 틀에서 벗어나, 익산시 체육인들과 시민들을 위해 체육회 임원 인선을 전면적으로 다시 시행해야 한다. 그것은 신뢰를 회복하는 일이기도 하고, 체육회를 순수한 체육인들에게 돌려주는 일이기도 하다.

학위장사 해법은 ‘외부 인재 영입’

익산지역의 사립대학교 의대 교수들이 또다시 학위장사로 전국적인 입길에 올랐다. 더구나 지난 2005년에는 10여명이 사법처리됐는데, 이번에는 27명이 적발됐다는 점에서 대학 안팎에 격랑이 일고 있다. 이 같은 비리의 확장은 심각한 도덕적 해이가 대학 전반에 쩔어있다는 사실을 방증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기소된 교수들의 대범한 비리 행각이 그 썩은 환경의 정도를 단적으로 말해준다. 기소된 교수들이 개업의나 전공의들에게 논문대필에서부터 출석·과제물·시험 등 학사과정 전반에 걸친 편의를 제공해주고 해당 논문을 통과시켜 석·박사 학위를 취득케하기까지 범죄가 원스톱으로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이 교수들은 거기서 그치지 않고, 해당 논문의 학회지 게재 및 교비연구비 편취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광범위하게 만연한 비리의 조직화를 보여준다. 이는, 9년 전에 같은 사태를 겪은 대학측이 논문심사 등에 관한 제도를 개선하지 않고 안일하게 대응한데다, 당시 기소돼 대학을 떠났던 교수들이 다시 복직하면서 예고됐던 수순이다.

대학측이 새피를 수혈하는 대신 병든 피를 재수혈한 탓이다. 이로인해 의과대학 전반에 불공정이 만연했다. 대학교의 논문심사나 학위심사가 정정당당하게 평가를 받고자 하는 이들의 기회를 박탈했다. 허위 저자 등재로 학회의 공정한 논문심사를 방해하고 참신한 연구자가 학회지에 논문을 등재할 기회도 빼앗았다.

선량한 이들을 희생양으로 삼은 교수들은 대학으로부터 교비연구비를 편취하고, 개업의나 전공의들과의 검은 거래를 통해 뒷돈을 챙겼다. 이렇게 가짜 박사를 양산한 대학은 도덕적으로 지역사회를 선도해 온 사학재단에 속해있기에, 이번 사건으로 보통의 대학에 비해 훨씬 더 큰 상처를 입었다.

대학의 윤리의식과 위법성에 대한 인식이 일대전환을 맞이해야 한다는 지역사회의 목소리가 높다. 비리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의과대학 인적 구조를 재구성해야 한다는 오랜 여망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이 의과대학은 대부분 자교출신들로 구성되어 있어 견고한 스크럼의 보호 속에서 비리를 저지르기 쉽다는 지적을 외면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외부 인재를 영입하는 것은 고인물을 흐르게 하고, 선의의 경쟁구도를 만들며, 내부 견제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이다. 이런 요구를 계속 외면하면 백약이 무효일 것이 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