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의 공식 집계에 따르면 지역내에서 발생하는 음식쓰레기가 눈에 띄게 줄었다. 지난해에는 그 공로로 공무원들이 떼로 해외 관광을 다녀왔다. 그러나 어떤 방법으로 음식쓰레기 감량에 성공했다는 것인지는 설명되지 않는다. 줄어든 수치는 존재하지만 줄인 계체 항목들의 수치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지도단속 실적이나 계도 또는 홍보 등 시민들의 일상생활을 파고드는 음식쓰레기 감량 활동이 보이지 않는다. 익산시는 평소와 다른 어떤 행정행위도 하지 않았는데 음식쓰레기가 줄어들었고, 공무원들은 이를 자신들의 공로로 가로채 보상의 이익을 누린 꼴이다.

더 큰 문제는 관련 부서들이 이런 특이 현상을 의심한 흔적이 없다는 것이다. 이는, 단독 주택이나 공동주택에서는 상당한 음식쓰레기가 일반쓰레기로 둔갑되어 소각장으로 반입되고 있지만 그 실태 파악조차 되지 않고, 요식업소에서는 음식쓰레기가 디스포저에 의해 분쇄되어 하수구로 무단 투기되고 있지만 무방비 상태인 이유를 설명해 준다.

말하자면 감량된 음식쓰레기는 배출자의 의식적인 감량 노력과 재활용에 의한 것이 아니라, 위법한 방법에 의해 최종 처리장으로 반입되어서 공공 처리비용을 증가시킨 결과다. 나아가 이로인해 하수종말처리장의 부하량이 증가하고, 소각에 의한 환경 오염도를 증가시켰다.

그렇다면 공무원들은 불로소득에 따른 배임 행위를 처벌받기에 앞서 직무를 유기하여 혈세를 낭비한 행위에 대한 단죄의 대상이 된다. 주어진 직무를 태만히 할 뿐만 아니라 갑자기 달라진 현상을 방치하고, 그 죄를 상받을 일로 되치기하는 공무원들을 시민들은 바라지 않는다.

이 문제의 본질은 사익을 추구하는 비양심적인 시민과 나태하며 부패한 공무원들의 이해가 부합되었기 때문에 일어날 수 있었다. 그런데도 이 부조리한 문제의 책임 소재를 놓고 관련 부서들이 핑퐁까지 치고 있는 게 익산시의 현주소다.

민선 5기 말을 틈탄 복무기강 해이를 바로잡기 위해서라도 음식쓰레기 무단투기를 방조하고 이를 호기삼아 사사롭게 이익을 취한 당사자들을 엄단해 일벌백계의 계기로 삼은 것이 마땅하다. 익산시의 환골탈태를 촉구한다.   

입주기업의 땅 값과 투자보조금 상계처리는 부당하다

익산산업단지 입주기업에 제공하는 투자보조금을 분양대금과 상계처리해주는 특전이 지방선거전의 이슈로 떠올랐다. 박종열 익산시장 후보가 당긴 불씨다. 입주 기업의 투자 규모에 상당하는 보조금을 미리 산출해 기업들이 지불해야 할 부지 대금을 상계처리해주는 것은 특혜라는 것이다.

박 후보는 익산산단에 입주한 A기업의 예를 들어, 135억원의 부지대금 가운데 35억원만 받고 나머지 100억원에 대한 중도금 및 잔금 지급일자를 계약서에 명시하지 않은 것은 부당하다고 지적한다. 문제의 A기업은 생산설비를 갖추고 일부 생산라인을 가동하고 있기에 더욱 설득력이 높은 지적이다.

익산시의 입장에서는 어차피 A기업이 지급받을 투자보조금 100억원을 분양대금으로 상계처리한 것이겠지만, 그것은 통상의 계약 범위를 일탈한 게 사실이다. 투자보조금은 입주기업이 투자를 완료한 시점에서 지급된다. 그 현장을 엄정하게 평가해 사실이라고 판단되면 전북도와 익산시가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그런데, 투자보조금액을 미리 산정해 분양대금에서 빼주게 되면, 투자가 완료되는 시점까지 산업단지 조성비용의 이자 손실이 발생한다. 또, 입주기업의 투자를 강제하지도 못한다. 기업의 입장에서 투자를 하다가 사정상 여의치 않으면 사용할 만큼의 부지대금만 정산해 납입하고 나머지 부지는 익산시에 되돌려 주면 그만이다.

박 후보는 이같은 전제를 깔고 A기업으로부터 100억원을 돌려받으라고 익산시에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익산시는 즉각적으로 논박했다. 그러한 기업유치 활동이 법의 테두리 안에서 이루어지고 있는데, 박 후보가 정치적으로 악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로인해 힘겹게 유치한 기업들이 익산을 떠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향후 기업유치 활동이 크게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함께 제기됐다.

동의한다. 전반적으로 투자 분위기가 위축된 현실적으로나 지정학적으로 기업유치 활동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어떻게든 입주기업에 편의를 제공하는 등 유인책을 마련하는 것은 당연하다. 또한 그러한 행정행위가 위법하게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도 안다.

그러나 가장 기본적인 것은 지켜야 한다. 입주기업으로부터 일단 분양대금을 받고 투자가 완료되면 투자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이 순서다. 박 후보가 이 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도록 단초를 제공한 책임이 큰 이유다. 차제에 이런 계약상 하자를 바로잡는 계기로 삼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