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미혼모의 집'에서 두명의 영아를 유기해 지역사회가 충격에 휩싸였다.

이 시설은 정원 한도가 꽉찬 상태여서 아동들을 추가로 데리고 있을 수 없는 입장이었다. 보호 할 대상이 신규로 발생할 경우 타 시설로 보내거나, 자체에서 맡고자 하면 보육교사를 더 채용해야 했다. 하지만 결원이 생기면 충원시켜 보조금을 타낼 목적으로 출생신고도 하지 않고 몰래 데리고 있다가 내다 버린 것이다.

이로 인해 두 영아는 유기될 때까지 3년 동안 연령별 기초 예방 접종 등 필요한 의료혜택을 일절 받지 못했다.

미혼모의 집은 업무상과실치사 및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된 전 예수보육원 K씨의 부인 H목사가 운영한다. H목사가 두 영아를 버린 이유는 단순히 발각이 두려웠기 때문이다. 그래서 문제가 더 심각하다.

H목사의 남편 K목사는 병에 걸려 위독한 장애아를 방치해 사망에 이르게 하고, 공금횡령과 아동방치, 학대 등의 혐의로 구속됐는데, 경찰이 수사망을 좁혀오자 범행을 결심한 것이다.

이같은 패륜적 범죄는 당국의 관리감독 부실과 일선 사회복지사들의 자질 부족이 부추겨 온 것으로 진단된다.

사회복지시설과 사회복지사업의 수요가 늘면서 정부와 지자체의 복지예산도 크게 늘었는데, 거기에 부합하는 공공성과 투명성을 확보하는 노력들이 미흡했던 탓이다.

일년에 한 번씩 형식적이고도 천편일률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사회복지사 의무교육을 필요한 만큼 더 늘려야 한다. 특히, 교육이 사회복지사들의 기본 자질이나 책임의식을 높이는데 실질적인 효과를 낼수 있는 커리큘럼을 마련해야 한다.

민간합동실태조사도 복지시설 안에서 발생하고 있는 비리들이나 고질적인 문제를 면밀하게 들여다 볼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청소년, 노인, 장애인, 등으로 분산된 사회복지시설의 지도ㆍ감독 부서를 일원화해 사회적 약자들이 제대로 보호받을 수 있도록 하는 일이 다급하다.

사회복지시설은 지역사회의 결속력을 강화하고 공동체의 가치를 창출하는 공간이다. 왜곡된 복지시설 운영문화를 바로잡고 관 보다는 민간 수요자 중심의 질 높은 운영을 이끌어내야 한다.

복지시설에서 문제들이 드러났을 경우 관리감독을 벌인 관계자나 공무원들에게도 엄격한 처벌이 이루어져야하는 이유다.

공무원과 주얼팰리스협회 직무유기 엄단해야

익산시 공무원들의 근무기강 해이가 도를 넘었다.

주얼펠리스 명품관 임차인은 1년 동안 712만원의 임대료와 1,300만원 상당의 관리비를 내지 않았다.

그러나 건물 소유주인 익산시 공무원들은 실익없는 유체동산을 압류하는 등 형식적으로 몇 차례 독촉을 했을 뿐 실질적인 조처를 취하지 않은 채 수수방관했다.

또, 익산시로부터 관리를 위탁받은 주얼팰리스협의회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런 느슨한 틈을 타고 명품관 임차인은 몇 개월 전에 잠적했다.

그제서야 놀란 익산시 공무원들은 형식적으로 임차인의 행방을 수소문하고 명품관을 폐쇄한 것이 고작이다. 또다시 뒷짐을 졌다.

더 어처구니 없는 일은, 주얼팰리스협회가 최근 나타난 임차인의 요구에 명품관의 문을 열어줘, 임차인이 그곳에 있던 물건들을 모조리 빼갔다는 사실이다. 이 과정에서 주얼팰리스와 익산시는 아무런 소통도 없었다.

익산시가 임차인이 나타났다는 사실 조차 모르고 있을 때 임차인은 주얼팰리스가 친절하게 열어준 문을 통해 물건을 가지고 유유히 사라진 것이다.

이 명품관의 물건들은 익산시와 주얼팰리스에게 채납 임대료와 관리비를 받아낼 유일한 담보였다.

그러나 건물주와 관리주체의 허술한 협조체계는 임차인의 비웃음을 샀다.

특히, 익산시는 주얼팰리스를 120억원이라는 막대한 비용을 들여 건립했다. 또한 문제의 명품관을 임대해 주기 위해 6천만원을 별도로 들여 리모델링을 했다.

주얼팰리스는 보석판매상인들을 집적화해 판매 효율을 높일 목적으로 지었다. 도시브랜드가치를 높이고 지역경제활성화를 도모하는 등의 공공의 목적이 있기는 하나, 궁극적으로는 민간 보석상인들에게 막대한 특혜를 안겨준 것이다.

권리를 정당하게 행사하지 않은 공무원과 공공의 재산으로 선심을 쓴 협회측에 직무유기를 물어 엄단해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