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 공무원들의 도덕적 해이가 도를 넘고 있다. 부조리한 행정행위를 자행하면서 들키지만 않으면 된다는 식의 후안무치한 행태가 고착화되고 있다.

더구나 중대한 하자가 발생했어도 철회하면 그만이고, 단순한 실수로 돌리고 책임을 지려고 하지 않는다.

공무는 공익을 위해 존재한다. 공익을 지키려면 형평성을 척도로 삼아야하고, 한사코 음지를 멀리하고 양지 쪽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러나 최근 문제의 중심에 선 익산시 공무원들은 그 공직의 지표와 정반대 방향에서 바른 공무원들을 비웃고 있는 것으로 비친다.

도대체 어떻게 이 지경까지 왔는지, 그들이 믿는 구석이 있는 것인가. 단순히 개별적인 문제가 아닌 조직적인 문제로 여기는 것이 지나쳐 보이지 않는 국면이다.

특정 공무원은 수십억원의 지체상금을 덜 부과 할 궁리를 해서 업자를 도왔다.

그 면피용 근거라는 게 허술하기 짝이 없다. 사안에 대해 질의 했지만 답변 주체는 공신력이 없고, 질의 요식행위 조차 공신력이 없는 구두 문답 형식을 취했다.

법적 책임을 떠나 결과적으로 수십억원의 세외수입이 손실됐지만, 익산시 공직사회 내부에서는 이에 대한 책임론 조차 일지 않고 있다.

특정 공무원은 특정 회사에 여러개의 공사 감리를 몰아주려 한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나라장터에 발주했던 통합감리용역을 철회했다.
제기된 의혹은, 법상 여러개의 공사 감리를 통합해서 발주하려면 내용이 같고 거리가 인접해야 하지만, 내용이 다르고 거리가 20km씩이나 떨어진 공사들을 무리하게 묶어 발주했다는 것이다. 

그 이유란 통합감리의 법적 기준 금액인 200억원을 맞추기 위해서가 아니냐는 것이었다.

사실 여부를 떠나 드러난 사실만으로도 충격적이며 심각한 문제다. 하지만 익산시는 이 공무원들을 오히려 보호하고 있는 분위기다.

무엇이 문제인가. 집행부 스스로 자정능력을 상실했다면, 의회와 언론, 시민들의 치열한 감시와 질타를 초래하게 된다는 점을 각성해야 할 시점이다.         

사회복지직 사무관 배치 절실하다

사회복지전문공무원들의 열악한 근무환경으로 인해 최근 전국에서 세명의 사회복지직 공무원이 자살하는 사태가 벌어지자 보건복지부와 전라북도에 비상이 걸렸다. 전북지역이라고 해서 사회복지 공무원들의 근무여건이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사회복지직 공무원들의 열악한 근무환경도 문제지만, 익산시 전체 예산의 삼분의 일을 다루는 사회복지 업무에 사무관급 과장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어떤 업무를 막론하고 업무의 효율성을 증대시키고 투입 대비 효과적인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전문가가 필요하기 마련이다. 사회복지 업무도 마찬가지다.

행정직이 사회복지 업무 전체를 망라하기란 불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익산시 전체의 효율적인 복지행정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사회복지 과장이 배치돼 총괄하는 행정 시스템이 필요하다. 사회복지를 담당하는 여러 부서가 있지만 적어도 주무부서의 과장 만큼은 사회복지직 공무원 출신의 사무관이 필요하다.

익산시의 경우 사회복지직 공무원들을 중심으로 한 사회복지행정연구회가 있다. 이들을 중심으로 추천된 사회복지공무원을 중심으로 익산시 사회복지 전반에 대해 의견을 조율하고 인사행정까지도 관장한다면, 열악한 근무환경과 과중한 복지업무가 효율적으로 배분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행정직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행정직에서 9급 공무원으로 출발해 5급 사무관으로 승진하기 위해서는 25년 상당의 기간이 걸리는데, 현재 사회복지직의 경우 9급 공무원으로 출발해 6급으로 재직하고 있는 공무원의 재직 기간이 20여년 밖에 되지 않았다는 게 그 이유다. 이러한 행정직들의 기득권 확보 싸움으로 인해 자칫 익산에서도 불행한 사태가 일어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전문 업무는 전문가가 담당해야 한다. 사회복지행정연구회를 통해 추천된 이를 5급 사무관으로 승진시키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다.

문제는 기초단체장의 의지다. 보다 더 효율적인 복지행정을 구현하고 시민 모두가 행복한 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숫자가 지배하는  낡은 관례를 깨야 한다.

이를 위해 행정직 공무원들의 이해가 절실하고, 익산시장의 결단이 촉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