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이 오염된 도시로 추락하고 있다.

연중 악취문제로 몸살을 앓고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수질 오염 문제가 시험대에 올랐다.
인구밀집지역에 연접한 공장지대에서는 견딜 수 없는 악취가 배출되고, 특정 기업들은 정체를 알 수 없는 유해물질을 배출하고 있다.

특히, 왕궁축산단지는 산업과 환경의 부조화를 야기하는 총체적인 난맥상을 드러내고 있다.
그런데 이 모든 문제는 천재지변이 아니라 인재(人災)다.

물신주의에서 비롯한 탐욕과 방관 혹은 회피에서 비롯된 실상이다.

가축분뇨처리장이 왕궁축산단지의 오염원을 처리하기 위해 설치됐지만, 무단방류로 그 의미를 말살하는 행위를 달리 설명 할 수 없을 것이다.

전라북도와 익산시는 왕궁축산단지를 이전하는 것이 가장 적절한 해결책이라고 줄기차게 외치고 있지만, 왕궁축산단지에 사료를 공급하는 대기업들이 온갖 편법을 동원해 이윤을 추구하는 것을 생각하면 비감이 절로든다.
왕궁축산단지 농가들은 위탁받고 임대하고 대기업들에 축사부지 권리를 넘기는 등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정책을 정면으로 역행하고 있다.

새만금 수질은 막대한 혈세를 들여 환경개선을 시도하기 전보다 더 악화되고 있으며, 익산시민들은 그 피해를 고스란이 감수하고 있다.

또한 익산시와 전라북도가 악취지역 지정 방법과 규모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사이에 섬유가공 염공 업체와 식품가공업체, 일진머티리얼즈 같은 대기업들은 허가 받지 않은 수질오염물질을 배출하다가 환경부에 덜미를 잡혔다.

이들 기업들의 도덕적 한계는 벗어났다. 강력한 물리적 처벌과 지속적인 감시 만이 환경오염을 근절하는 방법이다. 공무원들의 지공무사한 활약이 유일한 희망이다.

지금부터라도 익산시 공무원들이 '의도적인 직무유기'로 규정하는 곱지 않은 시선들을 불식시켜 주길 간절히 바란다.

익산시 법률우위 원칙아래 행정 이뤄져야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행정작용은 법률우위의 원칙에 의해 운용된다.

행정법의 지배를 받는 공무원이라면 누구나 인지하고 있는 사실이다.

그런데 최근 익산시 공무원들은 자신의 존재 근간을 잘라낸 듯한 인상을 준다.

법률과 조례를 전면적으로 위반한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및 가로청소 업무(이하 생활폐기물 처리업무)’ 위탁 절차는 그 대표적인 예다.

우선 익산시는 법상 계약의 원칙을 무시했다. 계약상 대등해야 하는 갑·을 당사자의 지위를 훼손했다. 불평등한 계약 조건을 정하고, 일관성 없는 행정행위를 보였다.

특히, 공개모집을 위해 의회 동의 등의 사전 절차를 밟고도 수의계약을 체결했다. 또 수의계약에 필요한 행정행위도 이행하지 않았다.

수의계약 과정에서 민간수탁 기관에 대한 경영평가 위원회의 정기평가 심사결과를 참고하는 수탁기관 적정성여부를 판단하지도 않았다. 위탁기간 만료일 90일 전까지 거쳐야 할 심사위원회의 심의를 열지도 않았다.

게다가 이를 감사해야할 감사담당관실은 나몰라라 하고 있고, 고개를 도리질치며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다. 익산시는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지금까지 행했던 모든 불법행위를 중단하고 법률우위의 원칙에 따라 청소 위탁업무와 관련한 모든 행정행위를 처음부터 다시 진행해 행정 질서를 바로세우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