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익산시와 익산군이 통합된 이후 도시와 농촌의 균형발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익산은 농촌지역과 도시지역이 결합된 전형적인 도농복합도시인데, 통합된 지역 어디에서나 불균형발전 문제가 대두되어 온 것이다.

도시지역 위주의 개발과 인구집중, 이로 인한 농촌의 소외, 농촌지역의 난개발과 환경오염 등의 문제가 나타났다.

여기에다 해방 이후 꾸준히 진행된 거점도시 중심의 성장과 수도권으로의 인구유입에 따른 지방 인구 감소, 정부의 자원분배에서 소외된 전북지역의 상대적 낙후, 수출주도형 경제정책에 따른 농업농촌의 피폐화가 겹쳤다.

따라서 전북 익산시의 도시경쟁력 자체가 낮아진데다, 농업소득 및 농업인구의 감소로 농촌은 정주여건이 급격히 악화돼 사람이 안정적으로 살지 못할 곳으로 전락했다.

도시는 도시대로 새로운 시가지가 개발되면서 옛 도심은 쇠퇴 일로를 걷고 있다. 

이런 문제가 복합적으로 터지면서 농촌의 활력 찾기와 구도심의 공동체 복원이 시대적 과제로 떠오른 것이다. 이제 익산시는 도시와 농촌이 유기적으로 결합해 상생하는 구조를 만들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지난 18일 국회의원들과 익산시가 공동으로 '도농복합도시 익산의 미래전략 토론회'를 열어 대책 마련을 시도한 것은 좋은 일이다.

하지만 일시적으로 농산물 판매량을 늘리고, 가공산업을 활성화하며, 도시 관광객을 끌어들이거나 몇몇 마을의 공동체를 복원하려는 시도보다 더 중요한 것은 농촌을 '그럭저럭 살만한 곳'으로 만드는 것이다.

부자로는 살 수 없으나마 그런대로 생계 유지에 어려움이 없는 정도는 돼야, 사람이 와서 살 수 있고, 지금 있는 사람이나마 떠나지 않을 것이다.
우선 농촌에 사람이 살아야 공동체가 만들어지고, 문화가 생긴다. 따라서 '마을 만들기사업'은 귀농귀촌 정책과 농업소득 배양 정책이 수반되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는 것이다.
이런 정책 기조 아래 농협 등 관련기관의 협조와 마케팅, 로컬푸드, 가공 등의 분야가 따라 붙어야 한다. 농촌의 몇몇 가공기업이 성공했다고 해서 농촌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며, 모든 농가가 가공만으로 살 수는 없다.
청년실업과 비정규직, 고용불안이 왜 농촌의 인구유입으로 이어지지 않는지, 지금까지 전국 지자체에서 농촌 살리기를 해왔고, 성공사례가 나왔는데도 왜 농촌인구는 늘어나지 않는지 의문을 던져야 한다. 
정부가 농촌을 복원시켜줄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금물이다. 정부사업에 공모해 예산을 지원받고 여기에 익산시 재정을 보태 사업을 해보려는 시도는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소비성 경비를 과감히 없애 자체 예산을 확충해야 하고, 대규모 농업 관련 기금을 설치하는 것도 검토해봐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농업농촌 분야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농업기술센터에 이런 과제를 수행할만한 조직이 구성돼 있는지부터 점검해야 한다. 현재 농민들과 익산시 사이에는 농촌 살리기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지 않다. 정부사업에 전라북도·익산시 사업을 추가해 농업보조금을 지원하는 기존의 농업정책을 폐기하고 독자적인 전략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돌문화축제, 석재인들에게 돌려줘야
15년간 멈춘 적이 없던 '전국돌문화축제'가 돌연 취소됐다. 축제제전위원회가 예산을 집행하는데 문화재단의 제재를 받아야 한다는데 따른 석재인들의 자존감 상실이 원인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 이전부터 문제가 있었다. 익산시는 과거 조례나 법적 근거 없이 재단법인 ‘국제돌문화비엔날레’에 예산을 지원코자 했지만 의회와 언론의 지적으로 집행하지 못했다.
시는 석재산업 육성명목으로 총 8억원을 책정, '국제 돌문화프로젝트'에 6억8천만원, ‘돌문화축제’에 1억2천만원을 배정했다.
사실 지금까지 익산에서 축제를 이끌어온 것은 석재인들이 주축을 이룬 '석재인연합회'였고, 여기서 축제를 위해 따로 구성한 조직이 돌문화제전위원회다. 따라서 축제를 이끌어갈 정통성은 석재인들에게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익산시는 투자유치과에서 예산을 편성하고, 집행은 익산문화재단을 통해서 했다. 시는 행사를 통합하라는 감사원의 지적 때문에 문화재단에 위탁을 줬다고 하지만 예산 수립 및 집행부서가 다른 것은 문제가 있다. 시는 축제가 취소된 후 산업공모전과 ‘돌 디자인공모전’을 새로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이제라도 현재 계획을 재점검해 다시 돌문화제전위원회에 축제를 돌려줘야 한다. 행정이 ‘몸 따로, 머리 따로’여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