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김대중 의원이 익산지역 분양가 상승 및 배산지구의 아파트 분양가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이달 10일 의회가 아파트 분양가 감사를 감사원에 청구했다. 그러자 익산시 분양가심사위원회 소속 위원 한 명은 문제를 지적한 지 12일이 지나서야 반박 기자회견을 했다.

요지는 분양가심사위원회가 분양가격 자체를 결정하는 것은 아니며, 주택업체가 제출한 내역서가 법적 기준에 맞는지를 심사하기 때문에 마치 위원회가 분양가를 높게 책정한 것처럼 주장한 것은 옳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또한 시민의 입장에서 보면 설득력 없기는 마찬가지다.

관련 법령에 심사위원들은 신의와 성실을 다 해야 하고, 분양가격 구성 항목에 따른 비용이 과다하거나 축소되지 않았는지 철저히 심사해 합리적인 비용이 반영되도록 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신의와 성실이라는 것은 상식선에서 의무를 다 했는가를 따지는 것이며, 합리적인 비용이 반영돼야 한다는 것은 법령의 범위 내에서 산정된 분양가격이 혹시 부풀려지거나 누락되지 않았는지를 찾아내기 위해 고심해야 한다는 의미다.

주택업계 안팎에서는 실제 소요되는 건축비가 평당 400만원이 넘지 않는다는 말도 나오지만, 분양가 산정 내역서에는 500만원을 훌쩍 넘기고 있다.

심사위원들은 특정 용역에 들어간 비용에 대해서는 분양가 산정 내역서에 적힌 금액의 절반을 깎아 심사한다고 한다. 법적인 적정성만을 따진다면 왜 고시된 기준에 따라 기재한 비용을 삭감해 심사하는지 의문이다.  

따라서 분양가를 심사할 때는 적정성 외에도 실제로 건축에 들어간 비용을 철저히 분석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심사위원회는 과도한 분양가를 억제하기 위해 구성된 공익적 기관이라는 점과 위원회의 결정이 익산시민의 삶의 질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공익적 목적에 충실할 수 없는 환경이라면 자치단체나 정부에 제도적 보완을 요구해야 하는 것이 순서다.

이런 관점에서 위원들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한다고 위원회 회의록을 공개하지 않겠다는 것은 옳지 않다. 위원들의 이름을 삭제하고 내용만 공개하는 방법도 있다. 법령이 회의록 공개여부를 심사위원들에 맡기고 있는 것은 부당한 입김이 개입해 위원들의 결정을 왜곡시키는 것을 막기 위해서일 것이다.

따라서 시민의 대표기관인 의원의 요구를 거절하고, 제한된 공개나마 인색하게 구는 것은 심사위원들이 누구를 위해 있는지 근본적 의문을 갖게 한다. 지난 기자회견에서도 심사위원 한 명만 나올 것이 아니고 심사위원장과 관계공무원이 배석해 시민들에게 상세하게 설명했어야 했다. 분양가 문제는 개별 의원의 주장을 반박해서 넘어갈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 먼저 시민들에게 이해를 구해야 할 일이다.

전통적 소통공간, 재래시장 이용을

추석을 비롯한 명절은 소통의 시간이다. 많은 열매와 곡식을 준 자연에 대해 감사하고 자연과 소통하는 시간이면서 동시에 조상들과도 소통하고 가족 간에도 소통하는 시간이다.

뿐만 아니라 마을공동체와도 소통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또한 이웃 어른들과 과일을 나누고 함께 거둬들인 오곡백과를 함께 나누는 나눔의 시간이다.

인구가 늘고 문명이 발달하면서 사회가 분화되고 핵가족으로 마을공동체의 구성원들이 지역을 달리하면서 전통적인 공동체정신이 많이 사라졌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명절이 소통과 나눔의 시간임에는 틀림없다는 점이다.

익산 시민은 사실 한 사람 건너면 모두가 서로 알고 지내는 가까운 사람들이다.

그래서 지역공동체라는 말은 우리 지역에서는 깊은 의미가 있다. 결국 알고 보면 이웃에 사는 모든 사람들이 이웃이고 형제다.

상인들은 지역주민과 인맥이 연결돼 있고 이 인맥은 공동체를 연결하는 통로이자 끈이기도 하다. 결국 이 인맥으로 내가 아는 사람은 다른 사람과 연결되어 있고 그 사람과 연결되어 있는 사람도 알고 보면 나와 가까운 사람임을 우리는 자주 경험한다.

대형마트는 우리에게 편리함을 주지만 이웃과의 정과 소통은 단절시키며, 인맥의 끈도 이어주지 못한다. 대형마트의 이윤은 외지로 빠져나가지만, 재래시장에서 벌어들인 돈은 아는 사람들을 통해 결국 나에게로 오는데, 이게 시장경제의 순환이다. 재래시장을 이용하는 것은 결국 내 주변의 사람을 돕는 것이며, 결국 그들이 이웃으로 알고 있는 나도 도움을 받게 돼 있다. 이것이 곧 나눔이다. 사회학에서 말하는 상호교환이론을 실현하면서 동시에 지역을 공동체로 함께 복원하는 익산의 재래시장 이용문화가 확장되기를 바란다. 이번 추석에는 꼭 재래시장을 이용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