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년간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논란이 있어왔다.

기업이 생산과 영업활동을 하면서 돈만 챙길 것이 아니라 윤리경영, 준법 경영, 환경경영, 사회공헌, 노동자를 비롯한 지역사회 전체 이익을 배려해야 한다는 뜻이다.

국제표준화기구와 유럽 국가들, 미국 등 선진국은 물론이고 우리나라도 한국거래소가 2009년 기업의 사회적 책임 지수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제 소비자들은 영리만 추구하는 기업 보다는 사회적 책임을 다 하는 기업의 제품을 선호한다.

우리나라의 경제 규모는 세계 10위권이고, 다국적 일류 기업들이 많은데도 국내기업은 사회적 책임을 다 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사실 우리나라의 대기업들은 과거 산업화시대에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저임금 노동으로 성장해왔다.

그러나 막상 기업이 성장하자 이는 기업 소유자의 개인적 노력의 결과물이라고 생각했고, 윤리경영은 실종됐으며, 사회에 기여하는 것을 기피했다. 한편으론 편법 상속과 증여, 부동산 투기,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골목상권 침투, 대대적인 비정규직 사용, 고용창출 인색 등의 행태를 보여 왔고, 잘못된 방식으로 사회에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법치주의의 근간을 흔들기도 했다. 게다가 중국이라는 값싼 노동력 시장이 개방되고 국제 금융위기 여파로 세계 경기가 침체되자, 노동자들과 국가의 위상은 추락하고 기업들의 위상은 하늘 높을 줄 모르고 올라갔다. 이제 기업은 어디를 가나 ‘왕 노릇’을 하게 됐다.

수익 창출에 필요한 최소한의 직원을 채용하는 것은 고용창출로, 이익을 낼 만한 곳에 투자하는 것은 지역경제 활성화로 둔갑했다.  

또 국민 세금으로 조성한 공장 부지를 당연히 무상으로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며, 각종 행정적 재정적 지원을 받으면서도 국민들이 기업에게 고마워할 줄 모른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는 것이다. 익산시는 현재 기업유치에 총력을 쏟고 있다. 하지만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는 인색하고 국민들의 세금을 우습게 알며, 기업을 위해 행정절차 정도는 무시해도 된다고 여기는 삼류기업이 들어오지 않을까 걱정된다. 

병원이 환자관리 소홀해서야

최근 함열의 한 병원에서 80대 노인환자가 병원을 나와 사망했다. 정오가 다 돼서 병원을 빠져나간 노인은 오후 다섯시가 넘은 시각 논에서 시체로 발견됐다.

병원은 환자가 무단으로 나간 후 죽기까지 여섯 시간 동안 환자의 동태를 알지 못했다. 환자가 향한 곳은 집이었는데, 전문가들은 노인의 경우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 욕구가 강하다고 말한다.

다리와 허리를 쓰지 못하는 노인은 전동휠체어를 타고 약 8km 떨어진 집으로 향했다. 그는 도중에 함열읍으로부터 6km 지점 도로 옆 논으로 추락했고, 사망 현장에는 손으로 논바닭을 긁어댄 흔적이 남았다.

사망 원인은 신체에 염증성 반응이 심해지면 모든 장기에 영향을 미쳐 주요 장기들이 동시에 나빠지는 다발성장기부전증으로 밝혀졌다. 폭염이 기승을 부린 가운데 혼자 움직일 수 없었던 80대 노인은 뙤약볕에 노출됐다.

점심시간 환자가 보이지 않았는데도 병원은 몰랐다. 통상 병원은 점심시간을 전후해 환자가 없어졌다면 곧바로 보호자에게 연락을 취하는 데 함열에서는 이런 조치가 없었다. 노인이 자주 병원을 나갔다는 게 병원측 주장이지만 어찌됐든 병원은 주의를 다 하지 않았다.

비슷한 사례는 많다. 정형외과에는 질병을 가장한 속칭 '나이롱 환자'들이 많다. 입원 중에 음주를 일삼는 환자들도 있다. 환자들이 이탈해 각종 사고가 발생하는 것은 일차적으로 병원 책임이다. 병원이 입원을 결정한다는 것은 책임 지고 내부서 치료하겠다는 의미다. 병원의 허술한 환자관리, 이제라도 고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