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님들 그간 별고 없으신지요. ‘얼었던 땅 녹고 새움 트는 새봄이 돌아 왔어요.’ 라는 동요가 입가에 머물며 왠지 기분이 좋아지는 시절입니다.

해마다 이맘때면 긴 겨울의 터널을 벗어나 깃털 같은 햇살에 우리들의 마음은 괜히 분주해집니다.

여러분에게는 잊을만하면 나타나는 정치의 계절에 즈음하여 축하를 드려야할지 위로를 드려야할지 모르나 시험 같은 선거를 해야 하는 일은 정치인들에게는 업보와 같은 존재 아니겠습니까. 이맘때면 정치 신인들에게는 가슴 설레고 현역 정치인들께서는 긴장도 되시리라 생각이듭니다.

저는 이글을 올리면서 문득 얼마 전에 우리 정치사의 영원한 정객이라 할 수 있는 김종필씨가 한말이 먼저 떠오릅니다.

그분은 정치를 허업虛業이라하였습니다. 평생 한일이 아무것도 아니었다는 말일까요? 실업實業을 하였으면 돈이라도 벌었을 텐데 정치는 속은 아무것도 없다고 하였습니다.

그 말이 곧이곧대로 라면 누가 정치인의 길을 걸을까요. 얼핏 생각하면 말도 안 되는 소리 같지만 좀 더 생각하면 이해 할만도 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그분이 뜻을 이루지 못한 개인 심정에서 지론이지 모든 정치인들이 동조하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 합니다.

어쩜 돈보다도 명예가 인생살이에 더 좋은 날도 있지요. 정치인의 매력이라면 국가도 바로잡을 수 있고 돈도 벌고 명예도 한 몸으로 받으니 매력적인 직업은 틀림없는 가 봅니다.

정말 역설적이지만 또 다른 정객이 있습니다. 48년간 13번 출마하여 단 한차례 국회의원을 했던 김포시의 김두섭씨는 이번도 도전장을 내민 것에 대해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습니다.

이거 보통 마음으로 못 합니다. 정치판에 한번 발을 들여놓으면 히로뽕(필로폰)을 한대 맞은 것처럼 못 벗어납니다.

떨어지면 다시는 안 한다면서 때 되면 또 나옵니다. 제가 평소 생각하던 정치는 마약 같은 존재라는 것을 그분이 확인 시켜준 셈이지요.

서론이 길었습니다. 4월이면 제아무리 걸출한 정치인들이라도 또다시 손과 발이 마르고 닳도록 거리를 누비고 길바닥에서 허리를 굽신거려야 합니다.

며칠을 고생하여 일생에 있어서 명예와 부가 따르는데 무슨 일이든 못하겠습니까. 명예직이던 시의원 선거에도 그렇게 목숨 걸고 하는데 국회의원 배지를 목에 걸 수 있는 길이니 오죽하겠습니까.

이때쯤이면 유권자들은 하던 일을 멈추고 옥석을 가려야 할 소임을 할 것입니다. 선택받은 사람은 나름의 열정과 철학으로 임무에 임한다고 다짐을 하겠지요.

그렇게 열심히 일하고 있는데 우리 국민들이 몰라주는 것 같아 때론 서운하고 맘이 상할 때도 있을 것이라 여겨집니다.

어느 시절이고 정치가 제대로 되어가고 있다고 국민들은 생각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국민들이 냉정 한 것인지 여러분 속도 모르면서 거창한 요구를 하는지 모르지만 말입니다.

이 모든 것은 나라와 국민이 잘되라는 마음의 질타를 어떻게 소화하느냐가 자질의 척도가 아닌가 싶습니다.

이번 국회의원 선거에도 그간 이루지 못했던 취직이라도 하듯이 정치에 콩고물이라도 있는 사람은 일제히 이력서를 휘날리며 애를 태운다는 소식입니다.

옛 말에 누울 자리를 보고 다리를 뻗으라 했는데 일단 다리를 뻣고 보는 사람들이 눈에 띠는 것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한편으로는 경쟁자가 많다는 것은 반가운 소리입니다. 많은 사람 중에서 한 사람을 고른다는 것은 고수의 실력을 겸비하지 않으면 어렵다는 점에서 다행입니다.

이제는 제발 국민을 위하고 나라를 생각하는 사람이 정치를 해야지 당 깃발이나 바라보고 보스정치에 현혹되어 눈치나 살피는 사람이 된다면 또다시 지난 대통령 선거 때같이 몰매를 맞기 십상입니다.

누구나 처음 같은 마음 한결 같은 마음이라면  좋겠지만 막상 궤도에 진입하면 상황이 달라지겠지요.

그것도 모르고 국민들은 어떤 걸 바라니 답답하기도 하겠지요. 저는 정치를 하고자하는 여러분들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을 가끔 합니다.

국민을 위하고 나라를 바로잡겠다는 일념으로 일생을 할애하는 용기는 그리고 굽히지 않는 신념은 무엇보다도 뛰어나다고 봅니다.

정치인들에게 간청합니다. 선거철 마음으로만 하십시오. 당보다 국민을 두려워하십시오. 보스정치보다 소신정치를 하십시오.

선거라는 게 한편으로는 아이러니하기도 합니다. 어떤 분은 별생각 없이 한번 해봤는데 어떨 결에 당선된 사람도 있을 것이고 어떤 분은 오매불망 평생을 목숨 걸고 애원을 해도 인정받지 못하는 것 보면 단순히 실력만으로 되는 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 결단력 못지않은 꾀도 있어야합니다.

제가 분수에 어울리지도 않은 글을 보냈습니다. 부디 다가오는 4월에는 화창한 꽃이 여러분 가슴에 만개하시길 바라며 그것으로 인해 꿀맛 같은 삶이되기를 기원합니다.

김  민  수
·한국문인협회 익산지부 사무국장
·무형문화재7~9호 보존회 사무국장
·대한시조협회 익산지부 이사
·한국국악협회 익산지부
·즐거운어린이집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