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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뉴스

하늘숲 교회 담임목사

강남웅

우리가 사는 세상이 꽤 어지럽습니다. 세상 돌아가는 현실을 알고자 뉴스를 찾아보지만, 방송사나 신문사의 논조에 따른 일방적인 기사 같아서 마음이 불편해집니다. SNS와 유튜브의 영향력이 커져 많은 양의 뉴스가 빠른 속도로 생산되고 유포될 수 있게 되었지만, 장점들과 함께 여러 문제점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사람들을 속일 의도로 마치 사실처럼 꾸며진 수많은 ‘가짜 뉴스(허위조작정보)’도 무분별하게 생산되고 유통된다는 점입니다.

한마음과 한뜻이 되어도 선하고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기 쉽지 않은데 마음이 둘로 셋으로 갈려 있으니 불안할 수밖에 없습니다. 윗사람부터 자기 마음대로 진실을 왜곡하고 무슨 일을 행하더라도 목적을 이룰 수만 있다면 상관없다는 식입니다. 대통령과 집권 여당도 일단 권력만 잡으면 어떤 것도 숨길 수 있고 자기식대로 처리할 수 있다는 그릇된 심리가 가득 차 있는 것 같습니다. 거기에 가짜 뉴스까지 합세하니 서로를 향한 불신이 더해지는 듯합니다.

어떻게 뉴스 앞에 가짜가 붙을 수 있을지 생각할수록 어이가 없습니다. 요즘 세상에서 누군가 가짜 뉴스를 생산해서 퍼뜨린다면, 우리는 매번 뉴스의 사실 여부를 점검해야 합니다. 이 얼마나 번거롭고 시간 낭비입니까? 행여나 정보에 어두운 분들은 가짜 뉴스를 사실로 믿고 그것을 추종할 수도 있습니다. 속임수에 넘어가는 것입니다. 사회적인 약속이자 중요한 가치인 신뢰를 잃어버리게 될 것입니다. 진실이 가짜 뉴스에 가리게 될 가능성도 큽니다.

가짜 뉴스가 퍼지는 것은 세상에 진실이 실종되었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가짜 뉴스는 타인의 인격권을 침해하고 대중의 공포심을 조장하며 사회적 혼란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어쩌면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새롭고 가장 강력한 적으로 생각됩니다. 지구촌 여러 나라가 가짜 뉴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가짜 뉴스와 전쟁’까지 외치고 있지만, 가짜 뉴스를 어떻게 규제하고 관리할 것인지에 대해 완벽한 수를 찾지 못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가짜 뉴스의 범람 속에서 국가가 공적으로 개입해 법과 제도로 대응하는 방안이 있습니다. 즉 관련 법률을 제정해 가짜 뉴스를 생산 및 유포하는 사람들을 형사적으로 처벌하는 것입니다. 가장 단시간 내에 가시적인 효과를 낼 수 있다는 평가가 적잖습니다. 그러나 사회적 합의가 없는 상태에서 함부로 법적 잣대를 들이대거나, 특히 정부가 과도하게 개입하는 순간 온라인과 오프라인 콘텐츠에 대한 검열로 받아들여져 표현의 자유를 비롯한 기존 가치와의 충돌이 우려됩니다.

플랫폼 기업들의 자율적 규제 노력도 요구됩니다. 가짜 뉴스를 유포하는 사이트나 블로그 등에 광고를 붙일 수 없게 제한하거나 알고리즘을 개선해 가짜 뉴스가 정보망 속으로 진입하는 것을 막는 것이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외부 기관 및 전문가들과의 협업을 통해 검증된 정보를 제공하는 등, 인터넷과 전통매체의 팩트체킹 기능을 갖추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윤을 추구하는 사기업이라는 점과 말 그대로 ‘자율 규제’란 점에서 한계가 뒤따를 수밖에 없겠지요.

궁극적인 가짜 뉴스 대책은 무엇일까요? “진짜 뉴스를 확보하고 건강한 저널리즘을 회복하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러려면 이용자 스스로가 뉴스의 품질을 평가하고 좋은 뉴스와 나쁜 뉴스를 가려내는 능력이 있어야 하겠지요. 이른바 소셜미디어 시대를 살아가는 가장 필요한 자질 중 하나가 바로 ‘미디어 리터러시’이기 때문입니다. 미디어 리터러시는 미디어와 리터러시의 합성어인데요. 리터러시(literacy)는 문자화된 기록물을 통해 지식과 정보를 획득하고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합니다.

미디어 리터러시는 단순히 읽고 정보를 얻는 능력으로 그치지 않습니다. 유튜브를 보는 능력, 스마트 폰을 조작하는 능력 등 ‘기술적 능력’에서 벗어나, 미디어가 주는 메시지를 해석하고, 미디어를 비판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지식적 능력’입니다. 이러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어린아이부터 노년층에 이르기까지 각 기관에서 체계적으로 실시되었으면 참 좋겠습니다.

세상에서 거짓과 폭력을 일삼는 입술과 행동이 물러가고 진실과 진심이 온전히 세워지길 원합니다.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세상이 되어도 진실이 실종되면 순식간에 지옥으로 변할 것입니다. 진실이 최고의 힘이기 때문입니다. 세상뿐만 아니라 우리의 생각과 삶에도 진실과 진심의 조화로움이 임하길 소망합니다. 가짜 뉴스와 같은 모순된 어법이 사라지고 처음과 끝이 같은, 진실만이 인정받는 세상이 오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