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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최종편집일 2022-11-21 13:3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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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과 염려

하늘숲교회 담임목사

강남웅




 사람은 <호모 비아토르>, 길 위를 걷는 존재입니다. 그래서 인생길이라고 부릅니다. 길 위는 언제나 복잡하고, 어디로 가야 할지 불안하고, 가만히 멈춰 있을 수 없습니다. 말 그대로 나그네 삶입니다. 길 위의 삶은 치열합니다. 쉴 틈이 없을 정도로 이런저런 일들이 수시로 일어납니다. 성경의 시편 91편 말씀대로 “밤에 찾아오는 공포, 낮에 날아드는 화살, 어두울 때 퍼지는 전염병, 밝을 때 닥쳐오는 재앙”이 길 위를 걷는 우리가 모두 겪는 일상입니다. 그러니 삶이 두렵고 염려할 수밖에 없습니다.

 악인과 선인에게 똑같이 햇볕이 비추듯이, 어려운 일도 모든 이에게 무작위로 닥칠 때가 많습니다. 물론 잘 준비하면 어려움을 피할 확률이 줄어들겠지만,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어려움은 누구에게나 찾아옵니다. 모래 위에 지은 집은 운명의 날이 다가오기 전까지는 안전합니다. 그러나 비가 내리고 홍수가 나고 바람이 불어와 그 집에 들이치는 순간 상황은 달라집니다. 집은 무너질 수밖에 없고 그 무너짐의 참상은 엄청난 것이 되고 맙니다.

 세상이 뒤숭숭합니다. 쉽게 끝날 것 같았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계속되면서 수많은 희생자를 냈습니다. 당장 피해를 보고 있는 유럽은 물론 전 세계가 원자잿값 상승 등으로 고물가에 시달립니다. 기후 위기도 이곳저곳에서 감지됩니다. 파키스탄은 국토의 3분의 1이 물에 잠기면서 천 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유럽은 극심한 가뭄으로 수백 년 만에 강바닥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팬데믹의 어두운 그림자는 3년이 지나도록 완전히 거치지 않았습니다.

 역사상 위기가 아닐 때는 없었지만 지금 우리나라의 상황은 한결 급박해 보입니다. 세계 경기둔화와 공급망 불안으로 물가는 천정부지로 솟아오르고, 원 달러 환율은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고, 고금리 시대가 도래하면서 서민들의 삶은 속절없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통령을 탄생시킨 여당은 내부 권력 암투로 인해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국민의 마음속에 두려움과 불안한 생각이 스멀스멀 들어오는 듯합니다.

 우리 각자의 삶도 녹록지 않습니다. 팬데믹 이후 연로하신 어르신들은 부쩍 육체적으로 연약해지심을 봅니다. 젊은이들도 각자 살아가는 하루하루가 전쟁이요 투쟁입니다. 현실적으로 돈과 숫자가 모든 것을 가늠하고 결정할 때도 많습니다. 나름 만족하면서 열심히 앞만 보고 내 길을 간다고 하지만, 잠시라도 옆을 보면 자기보다 나은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상대적으로 초라해질 때도 많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우리 안에 두려움과 염려, 근심, 불안이 상존(尙存)합니다. 인간은 원래 불안과 두려움을 안고 사는 존재라고 실존주의 철학자 키르케고르는 말했는데, 우리 역시 안팎에서 밀려오는 불안과 두려움에 낙심하고 절망합니다. 우리 역시 어쩔 수 없는 연약한 질그릇임을 깨닫는 순간입니다.

두려움(fear)은 사람, 상황, 문제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느끼는 말 그대로 공포입니다. 적당한 두려움은 긴장의 끈을 놓치지 않게 하지만 지나친 두려움은 그 자리에서 꼼짝달싹 못 하게 만듭니다. 두려움과 달리 염려(worry)는 아직 발생하지 않은 상황을 미리 걱정하는 것입니다. 염려는 생각이나 삶을 어수선하게 하고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면서 또 다른 두려움을 일으킵니다. 대부분이 실제로 일어나지 않을 것들임을 알면서도 연약한 마음이 염려에 휩싸일 때가 한두 번이 아닙니다.

그러나 꼭 기억할 것이 있습니다. 두려움과 염려는 극복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한 번에 끝날 것이 아니라 두려움과 염려가 찾아올 때마다 계속 이겨내야 하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성경에는 “두려워하지 말라”는 말씀이 365개 있다고 합니다. 우리가 일 년 내내 두려움을 느끼기에 매일같이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씀하신다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도 내일 일을 염려하지 말고 그날의 염려는 그날로 족하니 내일은 내일이 염려하도록 내버려 두라고 하셨습니다.

팬데믹 막바지로 오면서 그동안 숨어있던 사람들의 분노와 그릇된 본성이 터져 나올 수 있는데 서로서로 위로하고 격려하면서 차분하게 일상을 회복해야겠습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이 평화롭고 더불어 사는 협력과 사랑이 임하길 간절히 간구합니다. 화평케 하는 사람들이 이곳저곳에서 등장하길 기대합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 주님의 평화, 샬롬을 간절히 기도하고 간구합니다.

앞길에 대한 막막함, 맥락 없이 닥치는 어려움 등이 닥칠 때 외적인 환경을 탓하지 말고, 오히려 내적으로 견고하고 단단하게 만들어가길 소망합니다. 사람들의 마음속에 평화가 임하길 기도합니다. 세상이 안정되고 차분해지길 기대합니다. 또한 두려움과 염려 가운데 있는 이웃들에게 선한 말을 건넴으로 평화와 소망이 살아나는 것을 보기 원합니다.

“근심이 사람의 마음에 있으면 그것으로 번뇌하게 되나, 선한 말은 그것을 즐겁게 하느니라” (잠언 12:25)


22-09-19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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