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경

 2022년 새 해가 밝았다.
시간의 흐름은 무심하게도 해와 달은 여전히 뜨고 지지만 평범했던 우리의 일상은 엄청난 변화를 겪어야 했다. 그렇게 우리는 이 험난한 시간의 굴곡을 잘 버티며 꼬박 두 해를 견뎌왔다. 이제 두 달 후면 우리는 다시 이 나라의 새 대통령을 뽑아야 하는 운명의 시간이 다가온다.

하루를 버티고 살아가기 힘든 사람도 풍요와 안락의 정점에서 사는 사람도 이번 선거는 결코 피해 갈 수 없다. 그 이유는 이번 대선이 우리나라가 세계의 리더가 되기 위한 교두보를 마련하는 중요한 시점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지금 전 세계는 대한민국이 만들어낸 문화의 컨텐츠를 향유하며 살아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우리의 문화산업은 온 지구인의 관심사가 되어버렸다. 한국전쟁이 끝나고 난 후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중의 하나였던 대한민국이 이제는 세계의 문화를 이끌어 나가는 기적을 창조하게 된 것이다.

이 나라가 복구되려면 적어도 백 년은 걸릴 거라던 맥아더 장군의 예언은 아주 멋지게 빗나가고 말았다.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에는 온 국민이 합심해서 국난을 극복했고 일제 강점기에는 수많은 애국지사들과 이름 없는 의병들이 일어나서 나라를 구했다. 우리는 이렇게 전 세계 어느 나라도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일들을 역사 속에서 이루어낸 저력이 있는 민족이다.

그 저력은 바로 ‘홍익인간’의 아름다운 정신을 이어 받았기 때문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러나 나라의 중대사를 앞둔 이 시점에서, 우리는 다시금 앞으로 다가올 미래를 위해 지금 우리가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또한 생각해 봐야 한다.

우리가 버려야 할 것들 중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첫 번째로 나는 ‘이기주의’를 꼽고 싶다. 우리는 참 이상하게도 나라에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는 온 국민이 합심을 해서 이겨내는 역사를 만들어 내지만 개인의 문제에 있어서는 이야기가 달라지는 것 같다.

내 가족 내 아이만 소중하고 중요한 것이 아닌 내 주변의 아픔과 문제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나의 능력 안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마음의 자세를 길러야 한다. 지금이라도 내 주변에 내가 모르는 헐벗고 굶주리며 사는 사람들이 있는지 돌아보는 작은 마음의 정성이 필요하다.

두 번째로 우리가 버려야 할 것은 ‘안전 불감증’이다.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것이 우리나라의 안전 불감증이다. 지나온 역사가 말해주듯 안전에 관한 허술한 조치로 인해 우리는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희생을 당해야 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아무리 많은 사고가 일어나도 이 문제가 개선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가끔씩 TV를 보면 서양에서는 아이들이 자전거를 탈 때도 헬멧을 쓰고 타는데 우리나라의 아이들은 헬멧은 고사하고 무릎 보호대조차 착용하지 않는다. 시절이 이렇다보니 요즘은 시내에 배달 서비스를 다니는 오토바이를 하루에도 수십 대씩 볼 수 있는데, 이들의 운전 실력은 그야말로 서커스 수준이다. 신호를 위반하는 것은 기본이고 차선조차 지키지 않는 것을 나는 정말로 많이 보았다.

나라의 의식이 깨어나려면 시민들 개개인의 의식이 먼저 깨어나야 한다. 그 의식은 일상의 작은 일들 속에서 내 삶의 태도를 바라볼 줄 아는 자기성찰이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마지막 세 번째로 우리가 버려야 할 것은 바로 ‘일제의 잔재’이다. 어쩌면 가장 중요한 항목이라고 말할 수 있다. 우리나라가 광복이 된 이후에 일어났던 정치, 사회, 문화, 교육 등 여러 분야에서 발생한 사건과 문제들을 깊이 들여다보면 식민지배의 잔재를 우리 스스로 청산하지 못했기에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었던 일들이 참 많았다. 그리고 중요한 한  가지는 이제 우리는 ‘식민사관’에서 벗어나야 한다.

아직도 연세가 있는 어른들 중에는 우리나라의 국민성을 아주 낮게 보는 경향이 있다. 이런 의식은 일제가 우리에게 심어놓은 아주 저급한 식민사관이다. 우리는 스스로 얼마나 자랑스럽고 위대한 민족의 후손인지를 잘 모른 채 살고 있다. 전 세계 어느 나라의 역사를 보아도 우리나라처럼 빨리 경제와 민주주의를 동시에 이루어낸 나라는 없다.

우리는 이처럼 강인하고 어떤 환경에서도 넘어지지 않고 다시 일어서는 민족이다. 기성세대들이 어린 시절을 돌아보면 우리의 문화산업이 지금처럼 전 세계의 관심거리가 될 거라고는 아마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

우리의 영화와 노래 드라마 그리고 이제는 미용 산업과 음식까지 한국의 컨텐츠가 거의 모든 분야에서 세계인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쯤 되면 이제 우리는 충분히 자긍심을 누리며 우리의 훌륭한 문화를 온 세상에 알리며 지구의 미래를 선도하는 국가로 도약해야 한다.

지난 해 우리는 드디어 선진국의 대열에 합류하게 되었다. 그래서 이제는 시민들의 의식 또한 선진국의 시민답게 살아야 한다. 나라의 미래를 정치에만 맡길 것이 아니라 깨어난 시민들이 나라의 부당함을 바로잡고 알려서 저절로 정치가 바뀌는 역사를 만들어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구의 미래를 선도하는 리더 국가로서의 면모를 갖추기 위해 정말로 인성과 의식이 청렴하고 밝은 대통령을 선출하는 일이다. 이것이 다가올 미래에 대한민국이 세계의 중심국가로서 우뚝 서기 위해 우리가 지금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