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만길/지역농업연구원장

자기기인은 자신을 속이고 남을 속인다는 말이다.

언행이 거짓투성이여서 남을 속이는데 급급한 자는 결국 자신을 속이는 것이라는 뜻이다. 남을 속이는 것 같지만 자신을 속이는 것이고, 자신을 속이는 것 같지만 남까지 속이는 것으로 결국 세상을 속이게 되는 뻔뻔한 언행을 가리킨다.

자기기인은 주자 생전의 어록을 정리한 주자어록에 수록되어 있다.

자신조차 믿지 못하는 거짓 언행으로 사람을 미혹하는 자들을 경계하는 의미에서 남긴 어록인 것이다.

연일 터지는 이명박 정권의 추악한 거짓, 한나라당의 돈 봉투 사태, 정연주 사장 기소를 비롯한 양심적 인사에 대한 탄압, 남북 관계 파국, 경제위기와 물가폭등, 청년실업 급증 , FTA강행처리, 불법·탈법적인 4대강 사업 강행, 해외자원개발 뻥튀기, 불법적인 이명박 사저 땅 구입 사건, 극단적 사회양극화, 부자감세, 도곡동 땅과 BBK사건 등 그 수를 셀 수 없는 거짓과 기만을 지켜보면 자기기인이 떠오른다.

이처럼 남 탓만 하는 정권, 거짓으로 둘러대는 자기기인의 정권이 있었는지 답답할 따름이다.
진실하지 못한 정권의 대명사가 되어버린 이명박 정권의 온갖 실정도 이제 겨우 1년이 남았지만 그 1년의 세월을  견뎌야 할 국민들의 고통은 억겁의 세월을 사는 느낌일 것이다.

뻔뻔하기 이를데 없어 이제는 진실인지, 거짓인지조차 가늠하기 어려운 나라에서 국민들이 혼미하게 살고 있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나라꼴이 이 모양이고 대통령부터 진실하지 못한 자기기인의 덫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으니 국회의원을 하겠다는 사람들의 행태도 거짓으로 넘쳐나 국민들에게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익산을 살펴보면 자기기인하는 거짓 정치인들이 눈에 띈다.

자신의 거짓 언행으로 유권자를 속이면서 결국은 자기 양심을 속이는 언행을 서슴지 않고 있다.

특히 총선에 출사표를 던진 사람들이라서 경력 부풀리기와 줄대기가 극심하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경력을 마치 대단한 경력인 것처럼 포장하기, 유력정치인과 알고 지내니 공천에서 유리하다는 거짓말 유포, 여성이니까 전략공천할 거라는 얼토당토 않은 자기기인이 난무하고 있다.

우리 익산의 시민들은 이미 한병도 전 의원이 허위경력 등으로 처벌받은 사례를 기억하고 있다.

의원직 상실위기에 몰렸다가 겨우 의원직을 유지한 사건에서 보듯 유권자를 속이는 허위경력은 당선 무효형을 받을 수도 있는 사안이다.

마치 공천을 받은 것처럼 유권자를 속이는 일이나, 유력정치인과 가까우니 공천에서 유리할 것이라고 유포하는 행위도 정치개혁, 정당개혁이 화두인 현실에서 근거 없는 거짓말에 불과하다.

더구나 여성 전략공천이나 여성배려는 호남에서는 불가능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분명하게 말하지만 호남은 민주당 1당 독주의 문제를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민주당 입장에서도 야권연대 배려 지역일 수 밖에 없다.

다시 말해 호남은 적어도 야권연대를 통해 통합진보당이나 다른 야권후보에게 기회를 줌으로써 민주당이 전국정당화를 모색할 수 있는 명분과 실리를 챙겨야하기 때문에 여성 우선이나 배려지역이 결코 아니란 점이다.

그럼에도 여성이니까 유리하다거나 전략공천할 것이라는 말을 유포하는 것은 100% 거짓이다.
정치를 읽고 판세를 분석하는 것은 전국의 정치 현실과 상황을 면밀히 파악하고 지향과 흐름을 읽어내야 가능하다.

진실하지 못한 자기기인의 거짓 정치인을 지혜롭게 가려낼 때 정직하고 성실한 정치인이 선택되어 올바른 의정활동을 할 수 있음은 자명하다.

따라서 이번 총선은 거짓과 불의가 난무하는 이명박 정권 아래서 고통받는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선거를 만들어내야 한다.

BBK의 진실을 덮고 거짓공약으로 집권한 이명박 정권 아래에서 이토록 힘겨운 삶을 살아가는 일을 반복해서는 안 된다.

따라서 다가오는 총선은 정직한 정치인, 진보개혁적인 정치인, 희망을 주는 정치인, 국민을 위해 의정활동을 잘 할 수 있는 정치인을 선택하는 것이 핵심인 선거이다.

총선은 거짓정치인과 수구적인 정치인을 퇴출시킬 수 있느냐, 없느냐와 야권연대를 어떻게 해낼지가 핵심 쟁점인 것이다.

거짓으로 시민을 속이는 일을 당장 중단하고 정직과 진보개혁, 정치혁신의 비전을 구체적으로 보여주길 바란다.

얄팍한 상술로 국회의원이 되겠다는, 거짓으로 재미 보려는 자기기인의 정치인에게 먼저 품격을 높이라는 경고의 메시지를 늦게나마 새해 선물로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