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새해가 밝았다. 올해는 六十甲子의 29번째 해인 壬辰年 黑龍의 해이다.

왜 흑룡의 해라고 하는가. 동양의 오행사상에서는 십간 십이지지의 십간을 오방색의 다섯가지 색으로 분류하는데 壬은 흑의 색깔로 북쪽을 수호하는 색이다. 그래서 壬辰年은 黑龍의 해가 되는 것이다.

십간을 오방색으로 분류해보면 갑·을은 청색, 병·정은 적색, 무·기는 황색, 경·신은 백색, 임·계는 흑색이다.

龍은 사령(四靈·전설상의 네가지 신령스런 동물로 기린·봉황·거북·용)가운데 하나로 상상의 동물이다. 12지의 동물 중 유일한 상상의 동물로 실존하지 않음에도 동양인의 정신 세계에 깊숙이 자리한지 오래 되었으며, 신화와 전설의 주인공으로 자주 등장할 뿐만 아니라, 민간 신앙의 대상으로도 큰 역할을 해 왔다.

우리 조상들은 龍을 희망과 성취의 상징으로 생각해 왔다. 입신 출세의 관문을 登龍門이라 부르고, 어려운 환경에서 출세하면 개천에서 용났다고하며, 꿈 중에서도 제일 좋은 꿈이 용꿈이라 생각했다.

龍의 우리말은 「미르」 미르는 물(水)의 옛말인 「믈」과 같으며, 미리(豫)와도 통하는 말이다. 성인의 탄생, 큰 인물의 죽음, 농신의 풍흉 등을 미리 예시해 주는 전설 등이 그렇다.

그럼 역사적으로 흑용의 해에는 어떤 일이 있었는가.

1592년의 임진왜란과 1952년의 한국전쟁이 대표적이며, 또는 더 멀리 백제 본기의 비유왕조, 문주왕조, 의자왕조에는 흑용이 나타난 뒤에 왕이 목숨을 잃는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그런가하면 용은 임금을 상징하며 희망의 상징이기도 하다. 용안, 용포, 용상 등이 그 예이다.

어쨌거나 올 한해는 구름을 박차고 승천하는 비룡의 해가 되기를 간절히 빌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