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만길/지역농업연구원장

총선이 다가오니 선량이 되겠다는 사람들이 여럿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문제는 자신의 능력이 아니라 중앙 유력정치인과 줄대기로 유권자를 현혹하고 연옹지치 하니 여간 걱정이 되는 게 아니다. 이런 지경이니 김근태 선배를 떠나보내며 내내 자리했던 안타까움과 허전함이 다시 목젖까지 솟아올랐다. 김근태 선배 같은 정치인 보기가 그리도 어려운 것인지 개탄스러운 현실이다.

익산의 정치인을 생각하면 답답하기 그지없다. 익산에서 의정활동을 잘 했다고 평가받는 사람도 있지만 연옹지치라고 밖에 할 수 없는 정치꾼이 설쳐대니 영 눈에 거슬린다.

연옹지치는 직역하면 종기의 고름을 빨고 치질 앓는 항문을 핥는다는 뜻으로 정도가 지나칠 정도의 아부와 아첨하는 자를 가리킬 때 쓴다.

주자는 못하는 짓이 없는 아첨꾼과 정치꾼을 가리켜 연옹지치라고 했다.

공자는 비루한 사람과는 함께 일하면 안 된다고 경고했다. 원하는 것을 손에 넣기 위해 온갖 아부와 아첨, 허위사실로 유권자를 속인 뒤 얻고 나서는 성실한 의정활동을 하기보다는 끼리끼리 어울려 다니며 못된 짓이나 하다가 결국 팽 당하는 사람들을 지칭한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고 오직 그것을 다시 얻기 위해 또다시 연옹지치의 행태를 벌이는 과정이 반복된다는 것이다. 오로지 연옹지치에만 몰두하는 정치인은 자신의 능력이 부족하고 그릇이 천박하니 남의 권세와 힘을 빌어 호가호위만 하게 된다.

널리 회자되는 자유당 정권 때 일이다. 이승만이 한강에서 낚시 도중 방귀를 뀌니 수행원이 ‘각하 시원하시겠습니다’라고 했다는, 웃지 못할  연옹지치를 뛰어 넘는 해바라기 아첨행위가 판을 치고 있다.

이런 정치판에서는 유권자의 현명한 선택과 지혜로운 판단 능력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망각 증상이 심하다는 한국인이지만 옳고 그름, 진실과 정의는 기억해야 할 것 아닌가.

모든 것을 망각하면 역사의 과오가 반복되기 마련이다. 이승만 독재를 겪고도 박정희 독재가 들어섰고 전두환 정권이 또 들어 설 수 있었던 것은 부정부패, 인권유린, 언론말살 등 독재의 폐해와 심각성을 망각했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권의 오만과 독선의 정치가 가능했던 것 역시 전과자에게 몰표를 준 결과였다.

지역으로 눈을 돌려도 근심 걱정이 많다. 익산 사람들은 익산의 토호세력 득세를 걱정한다. 정체성이 없다느니, 익산의 혼과 철학이 없다고 한탄한다. 정치를 바로 잡지 않고 얻을 수 있는 것이 없음에도 투표행태는 묻지마 투표나 얄팍한 술수꾼 및 아첨꾼에 속아 넘어가는 투표를 하곤 한다. 그러고 나서 남 탓을 하고 자신의 무관함과 도덕성만을 강조하는 모순이 존재했다.
 연옹지치의 아첨꾼과 정치꾼, 술수꾼, 불성실한 정치꾼을 뽑아주거나, 정치 아니면 할 것이 없는 소위 백수 정치인들에게 놀아나는 일도 반복되고 있다. 정치인이 성실하게 입법활동, 의정활동을 잘하면 또 뽑아주면 될 일이고 연옹지치, 표리부동한 정치인은 퇴출시키면 정치는 바로 설 수밖에 없다.

이 상식과 간단한 이치가 통하지 않는 투표행태가 반복되는 이상 정치의 발전은 요원하고 유권자를 속이는 엉터리 연옹지치 정치인은 끊임없이 정치권 언저리에서 서성댈 것이다.

정치를 바꿔야 한다고 온 나라가 뒤집어지는 판국이다. 대표의 권한이 매우 제한적인 마당에 대표 선거에 줄서기만 올인 하는 정치인은 건강하지 못하다.

더구나 올해는 대선이 있기 때문에 대권주자들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인 공천도, 경선을 통과하지 않는 공천도 불가능한 일이다.

익산의 유권자들이 지혜롭고 현명한 눈과 마음으로 진정성 있는 정치인, 겉과 속이 다르지 않은 정치인, 소신과 책임을 다하는 정치인, 의정활동을 잘 할 수 있는 정치인을 골라 투표해야 한다.

정치 아니면 할 일이 없는 무능력한 아부꾼, 아첨꾼을 퇴출시키는 선거가 돼야 한다. 그것이 정치를 맑게 하는 일이고 정치를 바로잡는 지름길이다. 그 일은 오로지 유권자의 몫이다. 정치인을 욕하기 이전에 정치를 바라보는 눈을 키우고 술수 정치꾼과 진정한 정치인을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

정치인의 수준은 국민의 수준과 비례한다. 닭이 먼저냐, 계란이 먼저냐는 해 묵은 논쟁을 떠나 유권자가 먼저 변하지 않는 한 퇴출될 정치인이나 연옹지치의 정치인이 온갖 모사와 술수로 시민의 표를 훔쳐갈 것은 뻔하다.

민주주의자, 참 정치인, 존경하고 사랑하는 김근태 선배를 보내며 그런 정치인을 대통령으로 만들지 못한 우리의 정치현실이 바뀌지 않는 한 이명박 정권과 같은 퇴행적 정권은 언제든 들어설 수 있다는 걱정을 하며 익산의 정치를 생각해 봤다.

이제 익산의 정치를 바로 세우려면 익산시민이 현명한 눈으로 연옹지치의 퇴행적 술수 정치꾼을 가려내야 한다.

끝까지 익산시민의 힘과 지혜를 믿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