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주불사 斗酒不辭

진나라 말 유방을 구한 번쾌라는 부하의 이야기다. 유방이 진나라의 도읍을 공격하자 이에 항우가 유방을 치려고 했지만 유방이 첩보를 미리 알고 항우를 찾아가 화해 하였으나, 항우의 부하중 한명이 유방을 죽일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그후 항우와 유방이 참석한 연회가 열리게 되었고, 유방이 위기에 처한 사실을 알게된 번쾌가 연회장에 뛰어들어 항우를 노려보자 난데없이 나타난 불청객에 순간 놀랐지만 그가 유방의 부하라는 것이 밝혀지자 그에게 술을 대접하도록 명했고, 항우의 부하들이 항아리에 술을 담아 번쾌에게 가져다주자 선 채로 말술을 한꺼번에 마셔버렸다. 또 방패 위에다 생고기를 썰어 먹었다.

이 광경을 본 항우가 간담이 서늘해져 한잔 더 할 것을 권하자, 번쾌가 응수했다. “죽음도 불사한 제가 어찌 한 두 잔의 술을 사양하겠습니까?” 이리하여 유방의 살해 계획이 수포로 돌아가게 되었다. 내가 따르던 주군이 위기에 목숨도 내 놓을 수 있는 의리 앞에 술이란 그저 술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