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이라도 이익을 더 얻으려고 왔다 갔다 하다가 기회를 놓치고 낭패를 당했을 때에 쓰는 말이다.
옛날 송도(松都)에 외장수가 있었다. 그가 산지(産地)로부터 외를 사서 그것을 팔기 위해 한양(漢陽)으로 들어갔다.
그가 한양에 도착해서 가만히 떠도는 소문을 들은즉, 의주 쪽에서는 외가 품귀 현상을 일으켜 값이 폭등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벌컥 욕심이 생겼다. 이왕이면 단 한푼이라도 더 많은 이익을 남기고 싶었던 것이다.
그 외장수는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이내 의주로 줄달음질 쳤다. 밤을 낮으로 삼아 쉬지 않고 줄곧 움직인 결과 그는 곧 의주에 닿았다.
의주에서 외를 팔기 위해 시장으로 나가 보니 이번엔 개성에서 외가 수요를 공급이 전혀 따라가지 못하여 외 값이 하루가 멀다하고 치솟고 있다는 애기가 들렸다.
그러자 그는 또 곧 발걸음을 개성으로 옮겼다. 그러나 막상 그가 개성에 당도하여 외를 팔기 위해 시장에 내어 놓은 적엔 외는 이미 다 썩어 있었다는 것이다.
「송도 외장수」란 바로 이 이야기에서 나온 말이다.
여기서의 외장수 얘기는 적은 자본을 들여 큰 이득을 보려다가 낭패를 당한 경우라 할 수 있겠다. 새우 미끼로 잉어를 낚으려던 것이었다고나 할까? 최소의 노력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으려는 것이 장사아치의 공통된 심산이기 때문에 이 점은 나무랄 만 한 일이 못된다. 하지만 그는 장사아치로서의 지극히 상식적인 점을 망각하고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이 팽이가 돌면 저 팽이도 도는 법이다. 곧 이곳의 시세(時勢)가 변하면 저곳의 시세도 변하기가 쉽다는 말이다. 또 「방앗공이는 산 밑에서 팔아 먹으랬다」 는 속언과도 같이 무엇이나 생산되는 그곳에서 파는 것이 실수가 없는 법이다. 이 두 가지 점을 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는 커다란 손해를 감수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