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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옹 시초 信天翁 詩抄
▲ - 공양미 삼백 석 供養米 三白 石 -
뒤란 대숲이 주산(主山)이고요
안산(案山)은 앞마당 두엄자리입니다.
좌우 행랑이 청룡백호이고요
어 중간 혈(穴)에는 배암 또아리 틀고
점두(点頭)하는 자가 그믐날 눈썹
희여 질까봐 조왕님을 뫼십니다요
죄다 털어 놓습지요
마셔 조진 술이 다해서 삼십 구백 아홉 되요
태워 날린 연초가 사백 육천 여덟 개비이고요
입방정 떨어 잇속 챙긴 게
소불하 육백 아흔 번이고요
남의 아낙네 맘 품은 게 삼십 이백 번이고요
보고 못 본 척 듣고 안 들은 척
소 닭 보듯 뭉개버린 것들은 종잡을 수 없고요
이토록 행실이 불초하고 심성이 패악한 게
전부 술 때문입니다요
조왕님께 비나이다
꼬끼요 닭 우는 인경(寅更) 때까지
흠씬 드시고 다 눈 감아 줍시오
지난 허물은
건태(乾太) 두 마리
건시(乾枾) 한 동
벌교 참 꼬막 석 되
멥쌀 닷 되에 지전 3천문으로
속량(贖良)코저 하오니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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