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가 무성(武城)에 가서, 노랫소리를 들었다.
공자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닭 잡는데 어찌 소 잡는 칼을 쓰는가?”
자유(子遊)가 대답하였다.
“전에 제가 선생님께‘군자가 도를 배우면 사람(백성)을 사랑하게 되고, 소인이 도를 배우면 부리기가 쉽다.’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공자가 말했다.
“제자들아, 자유의 말이 옳다. 좀 전에 내가 한 말은 농담이다.”

<<논어>><양화> 편에 나오는 말입니다.
이른바 “닭 잡는 데 어찌 소 잡는 칼을 쓰랴”(割鷄,焉用牛刀)라는 유명한 말입니다.
자유는 공자의 제자입니다. 당시 무성이라는 지역의 읍재(요즘의 군수나 면장의 중간 정도)를 하고 있었습니다. 노랫소리란 弦歌(현가)인데, 이는 읍재이던 자유가 음악으로 백성을 교화하는데 최선을 다했다는 뜻입니다. 재주가 출중한 제자가, 보잘 것없는 조그만 고을에서 자신의 재주를 다하지 않아도 될 하급 벼슬을 하는데도 열과 성을 다하는 모습에 대한 스승으로서의 연민의 마음이 저절로 느껴지는 말입니다. 그런 사랑스런 제자에 대한 안타까움에 아쉬움, 한탄도 충분히 전달이 됩니다.
그러나 자유는 정색을 하고 말합니다. 아니 선생님, 전에 선생님께서 저에게 이렇게 가르치지 않으셨습니까? 언제 어디서나 최선을 노력을 기울이라고. 그러자 공자가 뒤따르던 제자들에게 그러지요. 제자들아, 좀 전에 내가 한 말을 농담이다. 신경쓰지 마라.
조그만 읍의 읍재조차도 이렇게 최선을 다하는데… 하물며 일국의 대통령이야 말할게 더 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