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간의 사랑을 이루지 못해 생긴 병.

춘추시대 송(宋)을 망(亡)하게 한 강왕(康王)은 많은 여자와 수로 세월을 보냈다. 포악한 성격으로 간하는 신하는 모조리 죽였다. 한빙(韓憑)은 강왕의 시종으로서 그의 부인 하씨는 절세미녀였다. 강왕은 그녀를 후궁으로 삼고 한빙에게 죄를 씌워 변방지기로 보냈는데, 한빙은 자살했다. 하씨도 성에서 투신 자살했는데 다음과 같은 유서를 남겼다. ‘임금은 사는 것을 다행으로 여기지만 나는 죽는 것을 다행으로 여깁니다. 바라건대 한빙과 합장해 주십시오.’ 분노한 강왕은 일부러 무덤을 서로 떨어지게 만들고는 ‘죽어서도 사랑하겠다는 거냐? 어디 무덤을 하나로 합쳐보라’고 했다. 열흘이 못되어 큰 아름드리나무가 자라더니 위로는 가지가 서로 얽히고 아래로는 뿌리가 서로 맞닿았다. 나무 위에는 한 쌍의 원앙새가 앉아 서로 목을 안고 슬피우니 듣는 사람들이 다 눈물을 흘렸다. 모두들 이 새는 한빙 부부의 넋일 것이라고 했다. 송나라 사람들이 슬피 여겨 그 나무를 상사수라 했다. (送人哀之 遂號其木曰 相思樹).
-진(晋)나라 간보(干寶)의『수신기(搜神記)』

월하빙인(月下氷人)

월하노인과 빙상인을 합성하여 중매인을 가리킴.

당나라 때 위고라는 장성한 청년이 여러 곳을 여행하던 중 송성에 이르렀을 때 달빛 아래 길모퉁이에서 이상한 노인(月下老人)을 만났다. 노인은 위고에게 말했다. “자내 처는 송성에 있네. 북쪽 길에서 야채를 팔고 있는 할머니가 안고 있는 젖먹이 일세.” 위고는 그 말이 기가 막혀 사람을 시켜 그 아이를 죽여버리라고 했다. 그리고는 그 고장을 떠났다. 그후 14년 뒤 위고는 상주(相州)의 관리로 있다가 그곳 태수의 딸과 결혼했다. 신부는 16,7세로 젊고 아름다웠으나 얼굴에 칼자국이 있었다. 첫날밤 위고는 월하노인이 생각나서 피식 웃었다. 신부가 물었다. “서방님, 왜 웃으셔요?” 그는 월하노인 이야기를 해주고 자기가 시킨 일도 말했다. “사실 저는 태수의 양녀입니다. 관리였던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채소 파는 할머니가 저를 키웠는데 어느 날 청년이 칼을 휘두르는 바람에 이렇게 상처를 입었습니다.”
-『속유괴록(續幽怪錄)』,「진서(晉書) 예술전(藝術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