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문공이 식사를 하는데 담당 관리가 가져온 고기구이에서 머리카락이 나왔다. 이에 화가 난 문공이 요리사를 불렀다. “네가 과인을 목이 막혀 죽게 하려는 것이냐?”

그것은 용서받기 힘든 중죄였다. 다행히 그 요리사는 냉정을 잃지 않고 머리를 조아리면서 말했다. “소인은 세 가지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첫째, 칼을 날카롭게 갈아 썼는데도 고기만 잘리고 머리카락은 잘리지 않았습니다. 둘째, 꼬치로 고기를 꿰었는데도 고기만 보이고 머리카락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셋째, 고기를 센 불 위에서 구웠는데도 고기만 구워지고 머리카락은 타지 않았습니다. 소인은 실로 천 번, 만 번을 죽어야 마땅합니다.”

이 말은 누군가 자신을 함정에 빠뜨렸다는 뜻이었다. 문공은 어리석은 인물이었기에 진범을 잡도록 명령을 내리고 요리사는 액운을 면했다.

연나라 사람 이계는 여행을 너무 즐겨서 자기 아내가 집에서 불륜을 저지르는 것도 몰랐다. 한번은 일정을 앞당겨 집에 돌아왔는데 낯선 남자가 벌거벗은 채 집밖으로 뛰쳐나가는 것이 아닌가. 이계는 아내와 첩을 불러 물었다. “그 남자가 누구냐?”

두 여자는 시치미를 뗐다. “아무도 없었는데요.” “그러면 내가 귀신을 보았다는 것이냐?” 두 여자는 그렇다고 말했다.

결국 이계는 개 오줌을 뒤집어썼다. 가축의 오줌을 뒤집어쓰면 귀신이 안 보이게 된다는 속설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순자의 제자 한비는 인간의 삶이 매우 힘들다고 보았다. 더욱이 실제로 대처하기 힘든 것은 하늘이 아니라 사람이며, 그중에서도 속마음을 헤아리기 어렵고 웃음 속에 칼을 감춘 사람이 그렇다. 인간은 음흉하다. 왕후장상도, 일반 백성도 다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