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익산은 바람 한 점 없는 호수 처럼 참 조용한 도시였습니다. 서로 엮인 모호한 관계들 속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도 침묵하는 것이 미덕이었습니다. 단선적으로 끈끈한 관계망 속에서는, 부조리를 들추면 공연히 소란을 일으키는 트러블 메이커로 매도됩니다.   주간소통신문이 첫 발을 내딛기에 앞서 장고에 잠겼던 까닭이 여기에 있습니다. 비판에 익숙치 않은 정서는 쌍방향 소통을 이루기 어렵고, 부적응과 극단적인 대립을 부르는 원인이 되기 때문입니다. 적당히 좋은게 좋은 게으른 도시, 변화를 두려워하고 새로운 일에 쉽게 피로감을 느끼는 도시에서 언론은 초심을 유지해 나가기 어려울 것이 자명합니다. 가다가 매너리즘에 빠져 주저 앉으려면, 언론이라는 합창단에 입단하여 용비어천가를 함께 연주하려면, 시작하지 않는 것이 차라리 낳을 것이라는 생각에 가볍게 문 밖을 나서기 힘들었습니다. 그러나 소통신문의 출발은 악조건이기에 시작해야 한다는 역설의 신호에 따른 것입니다. 뜻 밖에도 표층을 걷어내면 신명나게 살고픈 이들이 훨씬 더 많다는 확신에서 비롯하였습니다. 수면은 수생태계의 생명활동을 위한 상하 소통의 통로 이자 창(窓)으로서 지배층을 이루지만, 이는 고여 있을 때의 상황일 뿐입니다.   흐르는 물의 수면에서는 부폐가 지속되지 않습니다. 무엇보다도 표층이라는 것이 사실상 존재하지 않습니다.  소통신문은 '흐름'의 통로를 자임합니다. 과거와 현재, 현재와 미래를 소통하고 지역의 생태와 인물, 환경이 지구촌 전체를 소통하는 통로가 되겠습니다.  창조를 위해 파괴를 두려워하지 않는 생동감 넘치는 지역, 끊임없이 진화하는 지역공동체 복원에 기여하겠습니다.  이를 일관되게 수행해 나갈 주간소통신문의 동력은 '열정'과 '성실' 입니다. 끊임없이 불의(不義)와 맞서고, 필요한 곳의 도움닫기는 요지부동 역할을 다 하겠습니다.  /대표 김오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