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장 공인배

자살 빈도가 높고 인구가 급감하는 익산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새삼 발견하게 된다. 지역사회는 공정하고 공평한 세상인가 그리하여 모두가 인간답게 살아 갈 수 있는 좋은 세상인가를 질문하게 된다.

자살은 반드시 사회 현상에서 기인하고 그 구체적인 사회현상의 징후들이란 평형을 상실한 곳에서 파생되기 때문이다.

그런 맥락에서 익산지역에서 일정한 수효의 자발적인 죽음을 발생시키는 경향이 무엇인지 고찰하는 것이 절실하다. 침체와 축소 일로에 있는 도시의 해법을 발견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한다.

무엇보다도 자살문제는 모든 사람들이 힘을 합쳐 해결해야 하는 문제이고 중대한 사회현상이기에 익산시에 맡겨진 역능에 거는 기대가 클 수 밖에 없다.

2018년 말 기준으로 익산시의 자살률은 인구 10만명당 29.5명이다. 우리나라의 자살률이 26.6명이고 이는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치인 점을 감안하면 심각한 수준이 아닐 수 없다. 또한, 익산시의 65세 이상 노인 자살사망자 수는 인구 10만명당 45.5명으로 전라북도 40.6명과 비교해도 매우 높은 상황이다.

익산시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최근 자살예방 업무협약을 맺고 지역사회의 정신건강 안전망을 구축하는 등 익산시민들의 정신건강증진을 위해 공동으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자살 및 우울예방교육, 생명지킴이교육, 생명사랑캠페인 및 이동상담 등이 그 활동 방향이다.

이 협력 활동의 핵심은 자살에 이르게 하는 우울을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고, 생명사랑 문화를 확산시키는 데 있다. 하지만 우울과 자살에 대한 편견이 강한 지역사회에서 이 활동이 실효적으로 자살을 예방 할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어려워 보인다.

특히 이러한 정책은 개인의 신체적, 심리적 부적응에서 기인하는 문제에 국한 될 수 밖에 없는 탓에 선언적 상태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 자살자들은 우리에게 개인보다는 사회적 모순을 온 몸으로 설명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익산의 한 제과공장에서 일하던 여직원이 그 단적인 예다. 고작 스무살이었던 그녀는 최근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한 고뇌와 번민의 흔적들을 남기고 고층 아파트에서 투신했다. 그녀가 남긴 흔적들과 동료들의 말에 따르면 그녀는 극심한 직장내 괴롭힘을 견디지 못했다.

직접적인 모욕과 폭력은 다반사였다. 헛소문을 퍼뜨리고 왕따를 시켰다. 사법기관의 수사가 그 전말을 밝혀내겠지만, 눈 앞에 드러난 사실들만으로도 이 직장의 구조적인 문제를 충분히 가늠할 수 있다.

직장은 그녀가 삶을 영위할 뿐만 아니라 그녀가 대부분의 삶을 소모하는 세상인데, 이 직장은 규율을 상실했다. 기본적으로 요구되는 도덕률도 작동하지 않았다. 그녀는 종국에 그러한 직장에의 종속을 정당한 것으로 인정할 수 없었다.

직업 집단은 단순히 인습적인 집단이 아니라 그 자체의 관습과 전통, 그리고 권리와 의무와 통합성을 갖는 집단적 인격을 갖출 확고한 제도를 유지해야만 그 역할을 수행할 수 있기때문이다.(뒤르켐)

이 회사와 같이 개인을 통제할 기반이 없는 사회 속에서 개인의 무게는 가중된다. 사회를 위해 개인이 해야 할 행위가 줄어들면 개인은 실존의 문제를 사유하게 된다. 거기에 골몰하는 극단에서 개인은 운명의 주인이 되고 스스로의 삶을 끝낼 권리를 갖게 된다.

자살 빈도가 높고 인구가 급감하는 익산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새삼 발견하게 된다. 지역사회는 공정하고 공평한 세상인가 그리하여 모두가 인간답게 살아 갈 수 있는 좋은 세상인가를 질문하게 된다.

자살은 반드시 사회 현상에서 기인하고 그 구체적인 사회현상의 징후들이란 평형을 상실한 곳에서 파생되기 때문이다.

그런 맥락에서 익산지역에서 일정한 수효의 자발적인 죽음을 발생시키는 경향이 무엇인지 고찰하는 것이 절실하다. 침체와 축소 일로에 있는 도시의 해법을 발견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한다.

무엇보다도 자살문제는 모든 사람들이 힘을 합쳐 해결해야 하는 문제이고 중대한 사회현상이기에 익산시에 맡겨진 역능에 거는 기대가 클 수 밖에 없다.

오랫동안 자살문제를 천착해왔고, 그에 따른 해법을 해당 분야의 간류로 자리매김시킨 뒤르켐의 설파가 귀해진 지점이다, 사회가 강력히 통합되어 있을 수록 자살의 예방력도 커진다. 도덕성은 집단적 의식의 체계이고 의식은 자신이 아닌 것과의 접촉을 통해서만 확정되기 때문이다.

사회적 묵인과 무관심 때문에 자살율이 높아지고, 도덕적이지 않은 집단은 자살에 대한 거부감이 낮기 때문에 더 위험해진다. 인간은 개인보다 우월한 소속 집단이 없으면 높은 차원의 목표나 규칙에 종속될 수 없다. 정신적 특질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사회구조를 개조해야 하는 이유다.

익산시는 이제 자살예장의 컨트롤타워가 되는 것은 물론이고 흥미로운 도시,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는도시, 참여하고 싶은 사회를 건설하는 자치단체로 거듭나야 하는 지형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