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장 공인배

국회의 인물 김수흥 당선인과 대통령의 사람 한병도 당선인에게 익산시민들이 거는 기대란, 그렇게 절박하다. 게다가 두 당선인은 공룡 여당의 구성원이 되었다.

익산시민들이 바랐던 바다. 얼마나 간절했으며, 두 당선인의 배경에 대한 기대가 어느 정도 였는지는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상태의 한병도 후보를 선택한 사실이 단적으로 말해 준다.

검찰이 기소한 이상 재판 결과는 누구도 예단 할 수 없다는 일반적 전제를 익산시민들은 감안했다. 힘이 있는 정부와 여당이 큰일을 할 수 있다는 조건 앞에서 기꺼이 위험을 감수했다.

4.15 총선 결과는 예상했던 바와 다르지 않았다. 민주당이 압승했다. 익산갑 김수흥 당선인의 경우 전국에서 최다 득표율 4위에 랭크되었다.

척박한 표심의 생태계를 방증한다. 소수자들, 사회적 약자들의 목소리가 더 작아지고, 주류와 비주류의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란 걸 예고한다.

당선자들은 유권자들을 경시하고, 지역의 문제에 둔감하며, 당내 계파의 일원이 되었던 선배들의 길을 답습할 공산이 높다.

대세론에 힘입은 정치인은 작은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기 어려운 법이다. 대세에 변화가 없는 한 계속 순항할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당선인들이 지역의 발전을 위해 상식을 파괴하는 수준의 공약들을 내놓았지만, 긴가민가하다. 지금까지의 익산 출신 국회의원들의 족적과는 판이한 탓이다.

김수흥 당선인의 말에 따르면, 국회의원은 입법권을 가졌기 때문에 지역에 공공기관이며 대기업을 유치할 수 있다고 했다.

그동안의 선배 국회의원들이 입법권이 없어 그렇게 하지 못한 것은 아닐 터이니, 김 당선인의 말은 그들이 대세를 믿고 지역에 꼭 필요한 것을 고민하지 않았다는 것을 방증하는 게 아닌가.

4.15 총선 결과는, 이제 국회의원들이 표도 나지 않는 특별교부금을 몇억씩 따다가 지역에 특정 사업을 하는 것으로 할 일을 다한 것인 양하는 시대는 갔다고 말해 준다.

국회사무처장 출신의 김수흥 당선자와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낸 한병도 후보가 공히 ‘공공기관 이전’이라는 공약으로 지지를 호소했다.

그들은 힘을 가진 여당 후보들이고, 김 후보는 입법부에서 한 후보는 정부에서 입지를 다졌으니 뭐라도 해낼 것이라는 익산시민들의 기대가 이번 선거 결과를 낳았다.

물론 코로나19 극복과 대북정책 기조 유지, 경제 회복, 사법개혁 완성, 분배의 정의 구현 같은 현안에 힘을 보태라는 뜻도 있다.

하지만 익산은 축소 일로에 놓여 있다. 무엇보다 인구가 비정상적으로 줄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4년 뒤에는 선거구획정 기준에 크게 미달되어 갑·을 두 개의 지역구 중 하나를 상실할 공산이 높다.

대기업 유치나 공공기관 이전이 현실화되지 않는다면, 당장 두 선량이 같은 당내에서 혈투를 벌여야 하고, 패자는 퇴출될 운명이다.

선배들의 세상과는 사뭇 다른 과도기의 지형이다. 입법 활동과 정부 견제 못지않게 지역의 발전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특수한 상황에 맞닥뜨려 있는 것이다.

지역발전에 사활 걸어야 할 특수한 상황

국회의 인물 김수흥 당선인과 대통령의 사람 한병도 당선인에게 익산시민들이 거는 기대란, 그렇게 절박하다. 게다가 두 당선인은 공룡 여당의 구성원이 되었다.

익산시민들이 바랐던 바다. 얼마나 간절했으며, 두 당선인의 배경에 대한 기대가 어느 정도였는지는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상태의 한병도 후보를 선택한 사실이 단적으로 말해 준다.

검찰이 기소한 이상 재판 결과는 누구도 예단할 수 없다는 일반적 전제를 익산시민들은 감안했다. 힘이 있는 정부와 여당이 큰일을 할 수 있다는 조건 앞에서 기꺼이 위험을 감수했다.

혹시 한병도 당선인이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아 선거비용과 사회적 비용이 또다시 발생하는 보궐선거를 치르는 한이 있더라도 익산시민들은 그를 선택했다.

다행히 재판 결과가 좋아서 국회의원직을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만 있다면, 익산 갑의 김수흥 후보와 함께 정부와 여당의 막강한 추동력에 힘입은 익산발전의 쌍끌이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익산시민들의 선택은 일종의 도박이었다. 위험 부담이 큰 선택일수록 위험을 피하면 그에 비례하는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에서 비롯했다.

그런 맥락에서 사법개혁에 반발하는 윤석열의 검찰이 총선을 방해할 목적으로 민주당 후보들을 무더기로 기소해 억울하다는 한병도 후보의 주장을 익산시민들이 받아들였다는 식의 해석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무엇보다 두 당선인은 4.15 총선 뿐만 아니라 역대 총선에서도 지극히 희소한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어깨에 짊어진 무게가 결코 가볍지 않은 것이다.

주어진 4년 동안 익산지역 발전에 진력하는 것으로, 혹은 선거과정에서 슬로건처럼 내건 공약들을 반드시 지키는 것으로 익산시민들이 걸고 있는 기대에 부응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