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장 공인배

뒤집어 보면 정헌율 시장에게 2020년은 기회의 해다.
자신의 허물을 만회해야 하는 해다. 상황을 역전시킬 수 있는 조건이 '익산시 부채 제로화'에 의해 만들어졌기에, 부채 상환에 집중하고 부채를 조기에 청산한 재정운용 역량에서 가능성을 보게 된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부적절한 행정행위로 말썽을 일으켰던 제3산단 진입도로개설사업과, 우려와 의혹의 눈길이 쏠린 민간공원특례사업, 거짓말과 약속불이행으로 물의를 빚은 청사 건립에 2020년 예산을 집중했다.
일면에서 문제를 정면돌파 하려는 의지를 읽게 된다.
사실 얽힌 국면으로 볼 때 잘해도 마이너스인 사업들이다. 200% 잘해야 선택의 묘를 살릴 수 있다.
 지난 허물을 일거에 덮지 못하면, 우려했던 마음과 일방통행에 대한 반감들이 겹쳐 허물이 두드러질 수밖에 없다.
그런 맥락에서는 도박이 아닐 수 없다.
어렵게 만든 기회다. 최선을 다하기 바란다.

익산시는 지난해 9월부로 지방채 제로화를 달성했다. 통상적인 상환기간을 감안할 때 7년 정도를 앞당긴 성과다.
이 같은 지방채 조기상환 덕에 29억원 가량의 이자비용도 절감했다.
이는 4년 전 재선거에서 당선된 정헌율 시장이 '지방채 우선상환' 의지를 우직하게 견지해 온 덕이다.
부작용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건전재정 환경을 확보한 익산시는 올해 몇 가지 역점사업에 표 나게 예산을 배분할 수 있게 되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익산제3일반산업단지 진입도로 개설공사비로 160억원을 편성한 점이다. 총 1,886억원의 이 사업비는 국비 50%와 지방비 50% 비율로 구성되어 있다.
도비 27억원을 제하고 901억원을 부담해야 하는 익산시는 시비를 제대로 확보하지 못해 당초 완공시기를 넘기고도 지지부진한 공사 진척률에 허덕이고 있었다.
당초 2012년에 착공한 산단진입도로 개설공사의 완공목표는 2016년이었는데, 공사기간을 넘긴 채 2년이 지나는 2018년 말까지 6년 동안 익산시비는 총 267억원이 투입되는데 그쳤다.
하지만 익산시는 지난해 9월 지방채를 상환한 뒤 155억원을 투입했고, 올해는 223억원을 편성할 수 있었다.
익산시는 2년 뒤인 2022년까지 나머지 사업비 256억원 전액을 투입해 공사를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현재와 같은 재정 상태라면 예산 배분에 차질을 일으킬 변수는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연무IC와 익산제3일반산업단지를 연결하는 이 진입도로는 3산단 내 기업유치 전략에서 매우 중요한 기반시설이다.
3산단에서 수도권에 도달하는 시간을 25분 이상 단축시켜 산단 내 기업들이 물류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이 시간 절감 혜택은 3산단 밖 기업들은 물론 상당수 익산시민들도 향유할 수 있게 된다.
이 같은 막대한 지역경제 효과를 감안하면, 빚을 갚는 것보다 이 사업에 박차를 가했어야 옳았다는 생각에 아쉬움이 크긴 하다.
아무튼 이 사업에 예산을 집중할 수 있게 된 새해다.
경제 한파에 얼어붙은 새해 익산의 어귀에서 목도하는 한 줄기 서광이다.
익산시는 또한 올해 말부터 시행되는 도시공원 일몰제의 대안인 민간공원 조성사업에 160억원을 편성했다.
민간공원사업은 도심의 허파를 훼손하고 난개발을 주도한다는 여론에 '권역별 특성을 살린 명품공원 공급'이라는 명분을 내세우며 정면돌파 하고 있는 중이다.
정헌율 시장이 지난 지방선거에서 내건 공약이기도 하다.
익산시가 추진하는 민간공원특례사업은 무엇보다 일몰제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게다가 전북에서는 첫 번째다.
정헌율 시장의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리더십을 스포트라이트 앞에 세울 수도 있다.
말하자면 민간공원이 시민들의 우려와는 달리 친환경성과 공공성을 확보한 명품공원으로 탈바꿈되어 시민들 품에 안겨진다면 당장에 그보다 더한 선물은 없을 것이다.
민간공원사업은 이처럼 도시의 브랜드가치를 격상시켜 미래를 담보할 수도 있고, 정주환경을 파괴해 도시의 미래를 지울 수도 있다.
같은 맥락에서 민간공원사업은 정헌율 시장의 정치적 입지를 확장하는 기회일 수도 있고, 정치적 침몰을 초래할 수도 있는 양날의 검이다.
정 시장이 이 같은 리스크를 모를 리 없다는 점에서 지금 시민들의 입장에서는 도시공원과 관련한 익산시의 독주에는 뜻이 있을 거라 짐작할 수밖에 없다.
책임질 일은 만들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 입각하면, 민간공원에 집중한 예산 편성은 당위성을 확보한다.
민간공원이 지속가능성을 확보한다면 전북도내에서 살기 좋은 도시의 위상을 선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익산시는 이와 함께 올해 시청사 신축 기금으로 180억원을 편성했다. 이 중 40억원으로 설계를 진행하고 있는 중이다. 시청사 신축 추진은 달리는 호랑이 등에 올라탄 격이다. 정헌율 시장의 앞선 실착들에서 비롯했다.
국가공모사업에 선정되었기에 익산시비를 하나도 들이지 않고 청사를 지을 수 있다거나, 기본형을 전제하면서 터무니없이 낮게 산출한 사업비 등을 공표한 탓이다.
하지만 반전의 기회는 있다. 청사 신축비를 최소화하되 주민친화적 복합공공청사 기능을 갖춘 명실상부한 랜드마크로 세우는 일이다.
익산시는 시민들의 자존감을 높이면서 혈세 투입을 최소화하기 위한 협상을 앞두고 있다.
 우선협상대상자인 LH와 함께 합당한 접점을 찾아야 하는 것이다.
명분과 실리를 한꺼번에 쟁취한다면, 건립될 새청사는 2020년 익산시가 제시하는 희망이 되기에 충분하다.
무엇보다 노후된 도심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새청사 건립이 당초 방향성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면 기 추진하고 있는 도시재생 뉴딜사업에도 그 효과가 선순환되어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발생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새청사 건립기금으로 규모 있는 예산을 배분한 것이 유의미한 까닭이다.

허물을 일거에 덮는 역량을 기대한다

뒤집어 보면 정헌율 시장에게 2020년은 기회의 해다.
자신의 허물을 만회해야 하는 해다. 상황을 역전시킬 수 있는 조건이 '익산시 부채 제로화'에 의해 만들어졌기에, 부채 상환에 집중하고 부채를 조기에 청산한 재정운용 역량에서 가능성을 보게 된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부적절한 행정행위로 말썽을 일으켰던 제3산단 진입도로개설사업과, 우려와 의혹의 눈길이 쏠린 민간공원특례사업, 거짓말과 약속불이행으로 물의를 빚은 청사 건립에 2020년 예산을 집중했다.
일면에서 문제를 정면돌파 하려는 의지를 읽게 된다. 사실 얽힌 국면으로 볼 때 잘해도 마이너스인 사업들이다. 200% 잘해야 선택의 묘를 살릴 수 있다. 지난 허물을 일거에 덮지 못하면, 우려했던 마음과 일방통행에 대한 반감들이 겹쳐 허물이 두드러질 수밖에 없다. 그런 맥락에서는 도박이 아닐 수 없다.
어렵게 만든 기회다. 최선을 다하기 바란다.
 3년여 동안 부채 1,592억원을 상환한 저력으로, 2020년 역점사업을 왜 이 사업들로 선택했는지를 보여주기를 바란다.
그동안 야기해 온 여러 불안들을 불식시키고, 쇠락하는 도시에 희망의 포자를 퍼뜨리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