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지역에 인간다운 삶을 저해하는 요인들에 대해 응전 태세를 갖춘 NGO단체가 있는가. 현실체제의 불완전한 결함에 따른 피해자와 소외자를 돕고 지원하는 자발적 봉사활동 조직은 있는가. '가장 지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 이라는 20세기의 유산 앞에서, 그러나 결코 세계가 되지 못하는 지역에 서서 숨 죽이며 던지게 되는 질문이다.
사회적 약자들, 민중들, 소수자들이 자신의 권리를 찾고 실현할 수 있는 최소한의 제도적 공간을 마련한 지난 87년 6월 이후였다. 우리 사회에는 무수한 NGO단체들이 우후죽순 처럼 생겨났다. 권리 실현은 투쟁이 없이 불가능하다는 인식이 그 단초였다.
그러나 지금 익산지역의 NGO환경은 6.29 선언 이전으로 퇴보했다. 현재를 사는 중앙 NGO들로부터 사실상 분리 된 정체성 부재 상태에 빠졌다. 자생력이 미약한 현실적 여건이 만든 상황이지만, NGO의 지역화는 명맥을 유지하는 수준의 어정쩡한 시민사회단체를 양산했다.
비정부기구(NGO)는 불가피한 분권을 이루었지만, 아름다운 공동체사회를 실현하는 대중참여형 운동을 지표로 삼는 시민사회단체로 이동하면서 NGO가 갖는 동력을 상실했다.
현실에 치열하게 맞서지 못하고, 간혹 존재를 알리는 이벤트성 수준의 활동에 그치는 배경이 된다. 지역사회 위에 군림하면서 개인을 소외시키는 정치권력은 그들의 운동 지표가 되지 못한다.정당이 텃밭 지역을 과소평가하고, 나아가 지역을 망국적 땅따먹기식 붕당정치의 수단으로 유린해도 지역사람 입장에서 견제장치가 없는 현실이다.
그동안 익산의 맹주로 군림해 온 민주당의 행태를 보면 그 폐해를 단박에 알 수 있는데도 그렇다. 지난 18대 총선의 익산지역 후보 공천과정에서 민주당 안팎은 무수한 파열음에 몸살을 앓았다. 공정한 룰을 부여받은 공심위를 전면에 내세웠지만 결국 당 수뇌부의 의중이 작용한 공천결과를 내놓았다는 평가를 초래했다. 이로 인해 젊은 현역 정치인이 배제되고 젊은 정치 지망생들이 스타트 라인에 서지도 못하고 밀려났다.
지역할거주의를 유지하기 위해 기득권세력이 획책한 폐쇄적인 제도적 장치에서 비롯한 폐단이다. 지역의 일꾼을 인물본위로 뽑지도 못하면서 지방자치를 논할 수는 없다. 각지역의 현안이나 숙원은 중앙당의 가시권에서 벗어나 있다. 따라서 중앙당에는 후보들이 제시하는 정책을 검증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다. 당 수뇌부의 입맛과 인맥이 공천 기준의 범위를 제한한다는 인식이 지역사람들 사이에서 팽배하다.
우리사회의 민주주의를 논증해야 할 때, 모순된 정치구조가 우리의 삶을 최전방에서 억압하고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주범이라는 것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에 따른 정치개혁의 주장은 필연적인 것이다. 각자 주어진 지형에서 새로운 지향점을 설정한 익산지역 시민사회단체들에게, 불완전한 현실체제에 저항할 응전태세를 갖추라고 강요할 수 만은 없다.
하지만 지금의 익산은 생활주변의 편의성과 유익성을 높여 나가는데 사회적 비용을 낭비할 겨를이 없다. 그것이 바람직하지 못한 시민운동이라고 말 할 수는 없지만, 곧 한계에 봉착할 수 밖에 없다. 현실정치에서 미처 챙기지 못한 주변부의 문제가 시급을 요하는 것은 아니기에 광범위한 공감대를 형성하기도 어렵다. 현실체제를 외면하는 시민단체들은 지역사람들의 힘을 분산시키는 역기능을 피할수 없기 때문에 개혁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
NGO가 거듭나는 일은 지방자치단체도 함께 공유해야 한다. 지방분권의 틀 안에서 지역 사람들의 의식수준을 끌어 올리는 것은 자치단체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에 다름아니기 때문이다. 함께가는 열린 정치는 지방분권의 가장 큰 덕목이다. 적절한 비판 능력은 지역 혁신역량의 핵심이다. 자치단체는 자신을 비판해주고 성숙된 민주주의을 실현해 나갈 NGO육성에 과감하게 나서야 한다. 수동적 정책성들을 능동적으로 주체화하는 참여와 소통이야 말로 자치단체의 경쟁력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