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신문 기자 송 승 욱

박경철 익산시장 당선인이 허위사실 공표를 이유로 검찰에 고발되자, 인수위와 시민단체 등에서 제각각 성명서를 발표하며 선거 후폭풍이 서서히 다가오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 9일 박경철 당선인이 희망제작소의 ‘희망후보’라는 명칭을 무단으로 사용했으며, 수형생활로 병역이 면제됐지만 공보물에는 군대에 다녀온 것처럼 현혹시키는 문구가 있다는 내용의 고발장이 검찰에 접수됐다.

이 고발장이 선거 경쟁자의 캠프에 있었던 사람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인수위는 지난 16일 성명서를 통해 “결과에 승복하지 않은 기득권 정치세력들이 흠집 내기에 혈안이 돼 하고 있는 음해, 투서 등 공작정치를 즉각 중지할 것”을 경고했고, 이어 한 시민단체 또한 “박 당선인 흔들기가 도를 넘었다”며 “흔들기를 중단하고 지켜보자”며 목소리를 냈다.

성명서에서 문제시하는 부분은 고발이다.
하지만, 이는 국민에게 보장된 지극히 정당한 사법적 절차가 아닌가.

고발당할만한 일을 하지 않았다면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도 없다. 더구나 정정당당하게 시민의 표를 얻은 당선인이라면 명명백백히 잘잘못을 가리면 될 일이다. 이후 고발에 대한 무고가 성립되는 것은 차치하더라도, 오히려 끊임없는 잡음을 해소할 기회가 될 수도 있는 일이다.
그러하기에 음해나 투서 같은 졸렬한 수단과는 애초부터 고발이라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

또한 이 고발이 과연 흔들기인가도 의문이다.
잘못된 부분이 있어 사법적 확인을 구하는 조치를 취했다. 이는 잘못된 부분을 정확히 짚고 넘어가려는 모습이다. 사안 자체가 팩트 없는 카더라식 흠집 내기가 아니라, 객관적으로 드러나 있는 사실이다. 시장 후보가 유권자를 상대로 잘못된 선전 문구로 홍보를 했고, 공보물을 배포했다.

이 같은 사실이 선거에 영향을 미쳐 범죄가 성립하는지는 사법기관이 판단할 일이고, 고의든 실수든 선거운동 과정에서 충분히 오해를 불러일으킬 만큼 당선인은 철두철미하지 못했다. 이는 유권자인 시민을 대상으로 한 모습이라는 점에서, 당선인이 시장으로 취임한 이후에도 당연히 요구될 모습이다.

문제없이 취임해 시정을 이끌어가기 위한 당선인을 위해서라도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사안이다.
이를 두고 흔들기를 운운하는 것 자체가 색안경이다. 한 시민단체는 당선인 박경철에 대한 민심을 정확하게 읽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4년 후에 평가를 할 일이라고 했다.
하지만 4년 후의 평가는 누가 뭐라지 않아도 당연히 선거에 의해 이뤄질 일이고 그 이전에 문제시되는 부분을 가리자는 것을 기득권 세력의 흠집 내기로 받아들인다면, 그것이야말로 정당하지 못한 방법의 흠집 내기 아닌가.

한 발 양보해 이번 고발이 당선인 흔들기라고 전제한다 해도, 잘못이 없는데도 흔들기에 쉽사리 흔들리고 마는 시장을 시민들은 원하지 않는다.